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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현중 Aug 21. 2022

자기 수준을 아는 것

2022년 8월 3주

수업시간에 조는 친구

  학원에 매일 조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그런데 조는 이유가 조금 특이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는 "학원을 너무 많이 다녀서" 학원에서 존다. 그 친구의 일주일 시간표를 보면, 아침부터 밤까지 모두 과학 단과, 수학, 국어 등 여러 학원으로 꽉 채워져 있다. 그런걸 보면 조는것도 이해할수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시험 성적은 공부한 시간에 비해 그렇게 높지는 않다. 그건 그 친구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친구는 틀리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다. 수업시간에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도 질문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틀릴 것 같은 문제를 질문받으면 답지를 슬쩍 보고 대답한다. 그 친구가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자신의 약한 부분을 보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물론 사람은 누구나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어떤 문제를 틀린다는 건 내가 그 문제에 관련된 지식이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평소에 자신의 이미지가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어디에도 드러낼 수 없다면,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없게 된다. 내가 모르는 것을 더 나은 사람에게 질문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발전하는 것이지, 내가 모르는 것을 꽁꽁 숨긴다고 해서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서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그 단점을 보완할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



나의 이야기

  물론 나도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얼마 전 까지, 나는 주위에서 공부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수학 문제를 틀리거나 질문에 바르지 못한 답을 하는 상황을 주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수학 숙제를 채점할 때에도 틀린게 있으면 슬며시 답을 고치며 맞았다고 하기도 하고,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상황에도 혹여나 내가 알고 있는 답이 틀릴까봐 대답을 망설이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게 잘못된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원을 같이 다니는 다른 친구는 자신이 틀린 것을 성실하게 틀렸다고 인정하고, 궁금한 사실이 있으면 바로 질문했다. 그 결과 그 친구의 성적은 계속해서 향상되었고, 그 친구를 지켜보면서 틀리는 것을 인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틀린 문제를 인정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 즉 '자기 수준을 아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자기 수준을 아는 것

  무언가를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학교에서 질문에 옳지 않은 대답을 해서 친구들의 웃음을 사더라도, 다음부터는 그 질문에 옳은 대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지금의 나"를 더 낫게 만드는 것 보다 "미래의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게 훨씬 가치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지금의 나'를 정확하게 아는것에서 시작한다.




앞으로는 내 수준을 정확히 알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일주일을 마친다.


Photo by Firmbee.com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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