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이방인의 삶의 시작

캐나다로 향하는 서른 중앙의 사람

by 정언명령

서른도 중앙이 훌쩍 지나버린 나이, 살기 위한 선택을 했다.

못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살기 힘들었다.


내가 겪어온 것들이 특별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나로서는 진득하게 '일'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보수적인 환경이 주는 어쩔 수 없음이라 생각하고 스타트업을 선택했지만 시기와 질투, 오해와 논란, 살아남기 위한 이간질, 정치질은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 않았다.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되어야 했지만, 자신이 없었고, 도망쳤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영주권'이었다.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는 삶을 선택하고자 했다. 해외라고 해서 드라마틱한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다. 외국에서는 한국인을 더 조심하라는 말도 많다.


그래서 나는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는 완전한 이방인의 삶을 선택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나름의 쌓아둔 내 경험을 잠깐 멈추고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선택했다.


물론 무서웠다. 최종 선택을 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고민을 했고, 끝까지 내 판단이 옳은 지에 대한 완벽한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캐나다에 도착했다.


무엇보다도 가족은 나에게 책임감이었지만, 그 책임감을 애써 모른 척 한채 기어이 도착했다. 가족에 대한 부채는 아마도 평생 나를 괴롭힐 것 같다. 그 숙제를 완전히 풀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제 정말 시작하려고 한다. 불안정하고 불투명하지만 선명하게 만들기 위한 시작의 시작.


서른 중앙의 시작점에서 오로지 행복하기 위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의 삶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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