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껏 먹었을 텐데도 칭얼칭얼 거리길래
젖을 한번 더 물려줬다.
이 녀석, 혀 위에 젖을 올려놓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희롱하더니만, 이렇게 함박 웃는다.
'엄마가 또 넘어왔다요호~!'
아마도 그런 뜻이려니, 큭.
게장을 빨듯 짭짭,
아이스크림을 핥듯 녹아내리게,
그렇게 젖을 빨 때
엄마는 황홀하다.
가끔 젖 먹는 시간 훈련시킨다고
빽빽 울어 거의 넘어갈 때쯤 젖을 물리면
눈물 그렁 그렁한 눈으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까짓 거 몇 방울 얻어먹으려고 이렇게 빽빽거렸다니!'
비난도 심드렁도 아닌 그런 무표정한 표정으로.
이럴 땐 또 얼마나 웃기신다고.
한창 큰아이 수유하던 즈음. 샤워하러 욕실에 들어가 옷을 벗을 때였다. 상체가 살짝 아래로 기울어졌던가, 가슴을 축으로 뭔가 묵직한 물체의 이동이 느껴졌다. 순간 희뿌연 물줄기 하나가 주욱 곡선을 그리며 뿜어져 나왔다. (꼭 아래 그림처럼!)
루벤스, 은하수의 기원(Origin of Milky way)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가 인간의 이야기임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신화 속 이야기는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 만물의 여신 헤라는 풍성한 젖줄기로 인간 아기를 먹이고, 그 젖줄기는 하늘로 올라가 신화가 된다. 별이 되고 수많은 별들을 만들어내는 기원이 된다. 생명을 잉태하고 이 세상에 내어놓은 나. 나 또한 신화의 한 장면이 되어야 했다. 내 몸은 지금도 내 뜻과 전혀 상관없이 쉴 새 없이 무언가 생산해내고 있지 않나. 생명을 낳았으니 이제 먹여야 한다고!
그리고 곧, 젖몸살이 따라왔다. (아래 그림, 너무 동심 파괴 현실각 ㅠㅠ)
프리다 칼로, 유모와 나(My Nanny and I)
한쪽 젖을 먹이다 보면 이내 다른 쪽 젖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놈의 생리현상은 어쩜 그리 신비롭기도, 청승맞기도 한지! 이런 웃음도 평화로울 때 이야기. 아기가 콜릭으로 제정신이 아닐 때, 그야말로 젖은 사냥감이다. 스테이크를 물고 있는 강아지가 이럴까. 사방으로 으르렁~ 몸부림치면서도 젖만은 절대 놓지 않았다. 아침마다 아기 입을 열어 아직 이가 없는 걸 확인하는 매일매일이 시작되었다; 아기 잇몸에 물려 이리저리 휘둘리는 날이면 결국 하루쯤 한쪽 젖은 결장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면 은하수를 뿜어내며 우주 질서의 운행에 발맞추지 못한 한쪽 젖이 이내 뭉친다. 진통보다 더 아프다는 젖몸살이 시작된다. 한동안 따끔거리던 회음부가 좀 잦아질 듯하면 젖몸살이 시작되고, 아기는 이유 없이 울어대는, 이런 날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