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깜빡

한 세계가 열린다

by 쏭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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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히 닫혀 있던 눈이

한 번, 두 번,

깜빡인다.


아기가 깬다.

한 세계가 열린다




사랑을 하고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엔 완벽한 것이 없다는 것을. 영원한 것도 없다는 것을.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빛을 잃는다는 것을. 하지만 한 사랑이 끝나면 나는 어느새 또 다른 사랑을 찾고 있었다. 그 사랑 역시 완벽한 사랑에서 시작해서 영원한 사랑은 없다, 로 끝이 났지만. 그걸 알면서 또 사랑을 했다.


그 끝에서 알게 되었다. 나를 추동하던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완벽'과 '영원'을 향한 갈망이었다는 걸. 현실은 내게 계속 "없다"고 말하는데도, 내 안의 무언가는 계속 내게 "있다"고 속삭였다. 내 어머니가 물려준 것도, 내 성장 배경이 켜켜이 쌓아준 것도 아니었다. 내 경험과도 반하는 그 목소리는 분명 태곳적 목소리였다.


아이를 낳고야 알았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랑이 이것이었다는 걸. 눈, 코, 입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이 작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장 더러운 배설물조차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영원히 이걸 지켜나가야 한다는 걸.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에도 나는 이걸 영원히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그냥 알았다. 그건 이 세상에 없는 '완벽한 영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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