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두 번째 이야기
서 있는 곳에 따라 바라보는 곳도 달라진다
대표의 입장에서 보는 직원도, 직원의 눈으로 보는 회사도.
조금만 자세를 틀면 조금은 비슷한 곳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직원들에게 해고를 당한다고'
하루하루 평범한 날이 없다. 매일매일 노력했던 일의 결과가 좋거나 안 좋거나(안 좋은 경우가 훨씬 많다.), 고객사의 컴플레인이 있거나, 내부 업무 조율의 문제가 생기거나, 직원이 퇴사를 한다거나, 누가 아프거나 등. 그냥 평범하고 놀랍지는 않은 하루들이 쌓여서 더디지만 서서히 발전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꽤 오랫동안 함께한 직원이 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직접 면접을 보고 가까이서 성장하는 모습을 봐 오면서 응원했기 때문에 큰 아쉬움이 있었다. 알고 지내던 업계 회사의 지인에게서 연락을 받고 알게 되었다.
"대표님! 이 XX 씨가 우리 회사에 입사한다던데 알고 있으셨나요?"
물론 몰랐다! 아침부터 힘든 전화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이직을 결정한 직원은 회사의 기밀 유출 등 민감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어느 회사로든지 이동이 가능하다. 사실,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중소기업이 법적으로 강하게 대응하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단지 직접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쟁사 대표도 알고 서로서로 알고 있는 그런 회사로만 이동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직원 개인에게 이직의 자유는 존중받고 보장되어야 하며 업그레이드된 경력으로 더 좋은 직장으로 가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내심 축하해 주고 싶었다. (이 직원의 경우는 더더욱 축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직원에게 어렵지만 일반적이고 적법한 이유로 해고를 할 수 도 있다. (물론 이런 일이 안 생기기를 바랄 뿐이다.) 직원도 여러 이유로 회사를 해고할 수가 있다. 대표가 해고를 당하는 것이다. 지금, 난 불행히도 이 직원에게 해고를 당한 것이다. 경력이 많은 시니어급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성장/고뇌를 항상 보면서 함께 해왔던 주니어급 인재라 마음이 더욱 안 좋았고, 퇴사의 원인을 꼭 알고 싶었다.
우리 회사보다 더 안전하고 조직화되고 더 전망이 좋으며, 거기다 대우까지 좋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은 당연하고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젊은 직원의 이직은 나에게 큰 아쉬움과 위축이 들어 꼭 원인을 찾아 다시 재발하지 않게끔 해결책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차라리 다른 누군가가 나갔으면 하는 소심한 상상을 잠깐 하기도 한다. 잠깐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참 부끄럽다.
아침부터 직원이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주변에서 확인하고 직접 인터뷰도 진행했다. 언제나 그렇듯 퇴사를 결심한 직원에게 인터뷰는 참 어렵고 곤혹스럽다. 결심한 직원도 마찬가지지만 해고당한 대표도 만만치 않은 아쉬움과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해야만 한다. 퇴직 인터뷰는.
퇴사 이유가 개인 처우에 관한 것이었다면 진지하게 논의를 하여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서로 해결하자는 설명도 하면서 설득하여 퇴사를 만류해 보려 했지만 개인 처우의 문제는 아니었다. 둘 중 하나다. 개인 업무에 대한 여러 가지의 불만 혹은 타 회사로의 이직!
주변을 통해서 확인해 보니, 본인 업무의 성장 한계, 여러 가지 다양한 업무로 인한 경력 업그레이드의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주로 들었다. 본인 성장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 부분은 사실 회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회사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인력이 들어오고 그들이 기존 인력들을 대체하거나 더 상위 업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 때 입사를 한 직원들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업무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이 부분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면서 항상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기존 직원이 회사의 성장과 동시에 본인도 성장할 수 있게 끝까지 책임을 지고 도와주고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게 맞는지, 특정 기간 기회를 주고 결과를 평가하는 게 맞는지는 항상 어렵다.
나는 회사의 성장에 필요한 자리에 적임자를 배치해 시너지가 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대표가 아닌가. 결국 오래 함께한 직원이 지금 회사에 맞는 성장이 안 되어 있다면 그 사람 대신, 회사를 더 성장시킬 직원이나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업무를 맡겨야만 한다. 그래야 회사도, 젊은 직원들도 미래를 가지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요직을 맡기면 다른 편에 서 있는 직원은 나를 미워하고 심지어 그 요직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도 시기하는 경우를 경험으로 많이 봐왔다. 사실 대표로부터 중요한 보직을 맡은 직원은 일반 직원들보다 업무가 몇 배는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 직원들도 대표와 함께 방대한 업무량에서 스스로 성장을 시키고, 일에서 성취감을 얻지 못한다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바라보는 것도 다른 게 되는 것이다.
퇴사 결정의 원인을 듣고 가능하면 꼭 잡겠다는 생각과, 미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퇴직 인터뷰를 시작했다. (회사가 막 성장의 시작점에 처음으로 직접 면접을 보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나와 회사의 발전에 항상 함께 있었던 이 친구가 마음을 바꾸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퇴사를 하기로 결정하셨다고요? 이유가....?"
"네 가족과 개인적인 문제로 당분간 일 그만두고 고향에서 좀 쉬고 싶습니다."
충격이다! '왜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말을 하지?', '내가 들은 지인의 얘기가 잘 못된 된 정보인가?' 직원의 얘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일과 집안일을 함께 돌보기에는 많이 힘들었고, 지금은 휴식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향후 계획은 없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힘들게 일을 한 노력에 대단함과 미안함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내가 잡거나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부디 건강히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나는 그 친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오늘도 정말이지 평범하지 않은 힘든 하루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회사로 입사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신뢰의 문제일까?)
언제쯤.
회사가 진실되게 퇴사하려는 직원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할 수 있고, 직원도 당당하고 솔직하게 향후 거취를 쿨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회사는 힘들겠지만 대표인 나는 직원들과 쿨하게 헤어지고 싶다.
직원들은 대표와 회사를 동일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나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아직도 퇴사를 결심한 직원의 마음에 공감을 못하는 대표일거라는 생각을 한다.
언제쯤 알 수 있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직원은 누구나 퇴사와 이직을 결정할 수 있다.
회사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함께 일한 직원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직의 시대'에 가장 바람직한 헤어짐을 논의할 필요가 되었다.
CEO 일기 다음 시간은
Ep8. '2021년 3월 세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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