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묻기
사람들이 '별일 없이 산다.'고 말하는 것이 가끔은 어려운 때가 있다. 일상을 채우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벅차고 힘든 순간이 있다. 나는 일상을 채우고 별일 없이 사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출근길에 가끔 먹는 커피, 시간에 맞춰 운동하러 가는 저녁 공기, 읽을거리가 있는 저녁 등등 별다를 것 없는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곤 한다.
일상의 익숙함에 편안함을 느끼고, 안도한다.
나는 곧 결혼으로 인해 다른 도시로 가야 한다. 갑자기 변해버리는 일상에 요즘은 두렵다. 하루는 가보지 않은 미래의 일상에 행복해하다가도 하루는 두려움에 몸이 사무친다. 계획을 세우려 생각을 깊이 해보지만 생각이 깊어질수록 고민도 짙어진다.
내 짙어진 고민을 같이 나눠줄 남자는 오늘도 나를 위해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잦은 야근과 출장으로 힘들어진 몸을 나와 함께할 일상을 상상하면 견딘다고 말한다.
남자의 일상에 내가 들어간다.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간다. 과연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좋았다가도, 끝이 안 보이는 바다처럼 두렵다.
다가오는 토요일 4/23일에는 성당에서 혼인 미사를 드린다.
사실상 약혼식이자, 부부가 되는 첫날이다. 결혼식을 한 달 가까이 놔두고, 우리는 하늘에 맹세한다.
혼인 미사에 대한 느낌은 받고 나서 하는 걸로!
어쨌든 별거 없는 내 인생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 같다.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내가 밟은 발자국만 보고 따라와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