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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Mar 24. 2024

견주를 보고 알 수 있는 것들

개를 키우는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

권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주목하라.


애완동물을 키우게 된다는 것은 주인이 그에 대한 양육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고, 그 권한에 따른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가령, 키우는 동물에게 밥을 줄지 여부는 온전히 주인에게 달린 권한이다. 그리고 그 권한이 있다는 것은 동물이 생명 유지에 개입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를 통해 주인에게 권력이 쥐어졌을 때 어떤 식으로 그 힘을 활용하는지 볼 수 있고, 그를 통해 그 사람의 진실된 면을 엿볼 수 있게 된다.





1. 권력의 분배: 권한을 어디까지 내어주는지


주인은 애완동물이 하는 일에 모든 책임을 지는 만큼, 그에 대한 권력마저 막강하다. 그럼에도 키우는 동물도 욕구를 가진 동물이기 때문에, 그 욕구를 충족시킬 권한을 줘야 한다. 견주마다 차이가 나는데 어떤 권한을 어떤 상황에 얼마나 쥐이주냐를 보면서, 권한 부여 측면에서 '사람에 대한 경영 및 관리능력'을 볼 수 있었다.


+ 여담) 애완동물에게 많은 권한을 주면 그 권한을 준 사람을 가장 많이 따르더라. 그리고 그 권한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통제에 들어가면 (사람이어야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려고) 선을 넘더라. 개들도 '앞에 있는 견주를 통해서 자기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이 얼마나 생기는지' 잘 알고 있고, 그에 따라 선택을 하더라. 나의 경우 우리 집 개한테 권한을 최소화하며 통제를 해왔고, 동생은 많은 권한을 주면서 최대화해 왔다.


그 결과 우리 집 개는 동생 방에만 들어가서 지내려고 한다. 그리고 동생은 우리 집 개가 자신을 좋아해서 그러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


권한부여의 예시) 개에게 젓가락으로 사람 밥을 주거나, 짖어도 통제 없이 가만히 내버려 두거나, 개가 사람한테 대들어도 가만히 보고만 있다거나.


동물과 사람은 별 다를 것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개를 키우면서 깨달았다.


2. 이해충돌에 대한 대처: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때 어떻게 하는지


1인 가구에서 개를 키우는 경우가 아니라면 서로의 양육방식이 다 다른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자신의 양육관과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러한 이해충돌 상황을 통해서 자신의 주관과 달리 일이 진행되었을 때 그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서 '자기 주관성' 그리고 '다른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볼 수 있었다.


3. 도덕적 갈등에 대한 소신: 옳고 그름에 대해서 애정이 작용하는지


개를 키우다 보면 불가피하게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파트에서 키우는 개가 짖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어떤 사람은 "내 새끼라며, 개가 짖는 게 뭐가 이상하냐"라며 (짖는 것을 멈출 때까지) 짖게 내버려 두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내가 키우는 강아지일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 한다"라며 통제와 교육을 하려고 든다.


이를 통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내 편'이라는 감정이 판단에 얼마나 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4. 교육관념: 통제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


현재 상황을 참도록 요구하는지, 같이 그 상황을 바꿔서 해소시키는 노력을 하는지를 통해서 견주의 교육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전자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적응을 중요시'하며, 후자는 '불필요한 상황에 대한 저항과 자율성을 중요시' 한다는 점에서 각자의 교육 관념의 차이를 볼 수 있다. 


가령, 집에서 개가 계속 짖는 경우는 애완동물이 충분한 활동욕구를 풀어주지 못해서 일 수가 있다. 이에 대해 '짖지 말라고 꾸짖는 방식' 그리고 '산책을 하러 같이 나가는 방식' 사이에서 견주가 어떤 교육관념을 가진 사람인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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