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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Mar 15. 2024

사과를 하지 않는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SNS의 댓글 언쟁을 보면서 느낀 것들에 대하여

요즘 Threads 활동을 하면서 의견이 달랐을 때 충돌을 하는 경우는 종종 본다.

이때 일어나는 대화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1. 서로 내 생각이 옳다고 우기고 어느 한쪽이 그자리를 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남

2. 경험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평행선을 달리기

3.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옳바르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타인의 견해를 받아들이기


(스레드를 시작할 때는 1번이 극다수이긴 하지만) 나의 경우 선택적인 팔로우와 리포스트를 통해 계정을 관리하다보니 1번의 비중을 보는게 적어지는 느낌이다.


가입 초기에는 다양한 글을 통해 사용자의 관심사를 탐색하는 과정을 거칠터이니

아마 의견충돌시 차지하는 대화의 비중은 1번이 다수이지 않을까 싶다.


진정성있는 사과는 신뢰 회복의 과정이자 스스로를 바로잡는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음을 인정하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이러한 이유가 단순히 언쟁하는 당사자의 자존심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 자신이 사회에서 받는 대우가 줄어들 거라는 인식


내 생각이 틀렸음을 공연히 인정하면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게 되고

그렇게 나의 가치가 떨어질거라는 인식이 있다.


가령, A를 신뢰하면서 기운을 얻던 사람들은

A가 '자신의 생각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하는 메시지를 듣게 되면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는 이들 또한 있다.

A가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도리어 응원을 하게 되고 더 기대를 하며 눈여겨 보는 이들이 그들이다. 그러한 경우도 있음을 '자신을 바로잡을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 의식했으면 한다.


2. '한쪽이 옳으면 다른 쪽은 틀릴 것'이기를 바라는 대중들의 인식


언쟁을 구경하는 제3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지향점과 일치하는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싸움을 구경한다. 그리고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하곤 한다.


만약, 자신의 지향하는 바와 겹치는게 없으면

구경을 통해 얻을게 없기에 '바보들끼리 싸우고 있다'며 쌩까는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인식의 배경으로는 '한쪽이 옳으면 다른 쪽은 틀릴 것'이라는 프레임이 작용한다.

그리고 언쟁의 당사자들도 이러한 프레임 속에서 놀게 되는게 일반적인 듯 하다.


애당초 SNS에서 이루어지는 언쟁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대화를 조율하는 진행자 역할이 없기에, 찬성과 반대로 나눠서 다투기 딱 좋은 조건에 놓여있다.


나는 사람들이 언쟁하는 것을 보면서 '둘 다 틀린 말을 하고 있다'는 배경을 두고 지켜보곤 한다.

어느 쪽이 옳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언쟁에 기대를 갖게되고 그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면 실망을 하기 마련이니까.



3. 가진 것과 지키고자 하는 것에 대한 무게감


그렇다고 사과라는 성찰의 과정이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음을 인정하는데만 쓰이는가?

"그렇지 않다."


그자리를 빠르게 피하고 다른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쳐줄게. 난 다른일에 집중을 해야해서."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데도 활용된다.


그럼에도 (학부모간의 신경전과 같이) 자리를 피하면서 미치는 영향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이런게 '내 업무에 대한 집중이 먼저냐, 지켜야 할 이들의 심리적 안정이 먼저냐' 속에서

갈등하는 일종의 딜레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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