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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Apr 12. 2024

선택, 회피, 그리고 방관

그 배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총선이 끝나고 결과나 나온 뒤에 SNS는 정치에 대한 피드와 결과에 대한 네 탓 공방으로 시끌시끌했다. 

그러한 피드 속에서 "정치에 관심 없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떠들어대는 모습에 대한 분노하는" 어느 글쓴이를 만났다.


나 또한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으나, 청년들에 대한 분노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오히려 현재 2030이 너무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글쓴이를 설득하며 어떠한 경험으로 그와 같은 견해를 얻었는지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 댓글을 달았고 그렇게 그와 진솔한 대화를 하게 되었다.


아래는 그 대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글쓴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떠들어대는 모습에 대해서 화가 난다. 사회에 대한 책임을 묻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조롱하는 2030의 모습을 흔하게 봤고,  이미지로 가득한 말로 선동하고 근거 없는 비판과 비난을 하면서도, 타인의 존중이 담긴 표현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통을 거부한다. 상호 간 존중의 부재 속에서, 나는 그들에게 존중을 베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 근거가 무엇인가. 데이터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 침묵하는 자들이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의 여론이 다수의 청년을 대변할 수는 없다.



[글쓴이] 인터넷의 데이터가 아닌, 활동을 통한 경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행보를 봤을 때, 죄를 지었더라도 그를 활용하여 얻을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되면 

눈감아주고 이권관계에 따라서 처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 사실을 얼추 알면서 사회가 책임을 묻지 않으니, 묵인하고 방관하며 그 포지션을 이용한다. 다수가 보이는 행동이 아니면 굳이 나서려고 들지 않으며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나] 작성한 글에 공감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만난 경험을 근거로 현재 문제를 논하기에는 나의 경험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따라서 데이터에 입각해서라도 그들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따져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그를 대표할 수 있는 데이터는 2030의 투표율일 것이다. 


침묵을 사회적 책임에 대한 방관으로 이용할 여지는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현재 2030이 선택에 있어서 그들이 바라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는 한, 의사결정을 잘하지 않는 것으로 느낀다. 부모 세대가 경제불균형 속에서 구조조정을 겪어왔고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이 현재 청년들이다. 그들은 불평등과 불균형에 매우 예민한 세대이다.



[글쓴이] 직접 2030과 대화를 몇 번 해보면 더 잘 느낄 것이다. 그들의 인식 수준과 '권한이 가진 힘'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현실을 바로 잡아야' 그때서야 잘못되었구나를 인식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트렌드에 미친 사람들이라 아무리 말해도 듣지를 않는다.


부모세대의 구조조정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그로 인해 부모들이 강박적으로 자녀들에게 

당장 눈에 보이는 사회적 능력을 키우기를 추구하면서 인격적인 성장을 위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였기에 그 선택의 트라우마가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승되었다. 그렇게 지금의 2030 세대에게 있어서 '능력이 좋은 것이 사람의 모든 가치'라고 믿게 되는 사유적 근거가 되었다.


사회가 도덕적인 부분을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제재를 제대로 가하지 않으니, 그런 부분이 같이 합치되어 썩어왔다고 본다.


아무리 대단한 인격을 품고 있어도, 감정의 제어가 안되면 현실을 바라보는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2030들이 부모의 그러한 폭력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결국 현재의 청년들도 자신의 부모세대와 다를 것 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타이틀에만 집착하고 실효성은 못 보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 


[나] 부모의 역할에 대한 그런 견해는 비단 저만의 것이 아니었나 보다. 2030이 부모세대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살아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으나, 현실과의 괴리에서 오는 청년들과 부모세대의 트라우마는 미처 생가치 못한 듯하다.


2030에게 요구하는 부모세대의 지시 사항, 경제위기를 버티면서 성장한 부모세대의 자부심,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신속함을 요구하는 현대사회, 그리고 '실익을 기반으로 안정된 선택지를 선호하도록' 학습된 MZ세대의 성장 배경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이 겹쳐서 일어나는 비극이 청년 세대에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X세대인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 그렇다. 모든 개인들이 겪고 있는 사회문제이다. 정치인들은 권위를 취하며 문제해결이 아닌 '권력을 얻기 위한 전략'을 쓰며 현실인식을 왜곡시켜 왔다. 


그렇다고 청년들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많은 것을 받고 자랐음에도 그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며, 자신들이 쥐고 있는 힘과 권한의 영향에 자각을 못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며, '사회보다 중요한 개인은 없다'는 현실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나] 전적으로 공감한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며, 권한을 포기하면서 현재 상황을 회피하는 것 또한 그들이 하는 선택에 해당한다. 그러한 선택으로 나온 결과에 대해, 다른 이들이 '네 탓 공방'을 하는 것을 중간에서 구경만 하는 행위는 너무나 무책임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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