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이기 전에

예순여덟 번째 별.

by 김영은




그리 늦지도 않은 밤이었어

날씨는 뭐 그럭저럭 쌀쌀 보다는 덜 쌀쌀한 날씨

굵직굵직한 소나무 셀 수도 없이 서 있었고

음, 뭐 꽃은 없었지만

이름 모를 작은 나무들 더 셀 수도 없이

아주 장관이었지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

하루가 마무리되어가는 시간에

그 공원은 아주 따뜻했어

호수는 아직 얼지 않았고

떨어진 잎들은 아직 눈에 덮이기 전이라

나를 품에 안기엔 아주 충분했지



그리 늦지도 않은 밤인데

날씨는 뭐 그럭저럭 쌀쌀 보다는 덜 쌀쌀한 날씨인데

찾아오는 이 거의 없다시피 하더라

뭐 나도 어쩌다 나온 것이니

이것 나름 행운이려나



그런데 있잖아

초겨울 밤이 깊기 전 공원은

꼭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했어.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함을 안고서

잎 다 빠진 가지들로

웃고 있는 듯했어.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았지.



눈이 쌓이기 전에

몇 번 더 인사드리러 가야겠어.

그만 웃어요. 주름살 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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