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이유
예순아홉 번째 별
by
김영은
Dec 21. 2016
꺾임과 버려짐의 사연이 다른 분홍빛 꽃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떠내련다
비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다시 내리고
꽃은 다시 필지언정
그 같은 냄새의 비는 없고
같은 곳 같은 자리 같은 향기의
꽃은 피지 못하리라
떠내려가, 버려져 방황하는 것을
온 우주에서 쓸 곳 하나 없을 이 폐기물을
조용히 다시 주워 태워 주는 것은
보잘 것 없는
그것이 불쌍한 게 아니라
내가 불쌍함에서이다
잊힐 향기를 태워
마음에 다시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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