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이유

예순아홉 번째 별

by 김영은





꺾임과 버려짐의 사연이 다른 분홍빛 꽃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떠내련다



비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다시 내리고

꽃은 다시 필지언정

그 같은 냄새의 비는 없고

같은 곳 같은 자리 같은 향기의

꽃은 피지 못하리라



떠내려가, 버려져 방황하는 것을

온 우주에서 쓸 곳 하나 없을 이 폐기물을

조용히 다시 주워 태워 주는 것은

보잘 것 없는 그것이 불쌍한 게 아니라

내가 불쌍함에서이다



잊힐 향기를 태워

마음에 다시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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