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각도.

열여섯 번째 별. 밤하늘이 참 푸르다 이상하게.

by 김영은


새벽 2시 반. 담배가 다 떨어졌다. 손이 덜덜 떨리고 불안하기 시작했다. 담배가 뭔지.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도저히 끊어지지 않는다. 내 생각엔 아마 평생 못 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담배에 목이 말라 집을 나선다. 현관을 나오는 순간 밤하늘이 눈에 보인다.


‘이러니까 내가 잠을 못 자지.’


오늘따라 밤하늘이 밝다. 잠 못 드는 걸 밤하늘에게 떠넘기며 이상하게 너무 밝아버린 하늘을 나는 유심히 쳐다본다.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검은색으로 진하게 칠해져있어야 할 밤하늘이 약간 밝게 웃고 있으니 적응이 안 된다. 점점 걸음이 느려진다. 이 분위기가 좋다. 새벽 공기. 사람 없는 길가를 홀로 걸으며 잔잔히 밀려오는 생각들. 그렇게 나는 잠시 담배 생각을 접고 사색에 빠진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현실을 직시하자.


감성에 빠져 추한 것을 아름다움으로 포장하지 말자.


끝없이 합리화시키려는 나의 머리를 깨 부시자.


뒷걸음질에 멀어진 것들에 아쉬워하지 말자. 멀어진 것을 인정하자.

내가 도망친 거니까.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조금만 돌려 쉽게 생각해 보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추한 게 아니야 아름다운 거지.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아프잖아.


아쉬워 너무 아쉬워. 어떻게 후회가 없을 수가 있어. 사람인데.


지키지 못할 약속이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때로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 진심인 경우가 많으니까.






조금만 각도를 달리하면 바뀌어 버리는 말에

생각에 각도 또한 자리를 잡지 못한다.



180도 다른 각도에서도

옳고 그름이 나타나지 않는

말의 각도는

생각의 각도를 흔들어 놓는다.



어떤 것이 맞고 틀리다는 것을

누군가 정해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답이 없는 생각들은

이리저리 나의 맘을 치고

답답한 마음 풀 곳 없어

괜스레 죄 없는 가슴팍을 친다.



밤하늘이 푸른빛인 것은

참 이상한 일인데

푸른빛 말들은 참 예쁘기만 하다.

그래서 재미있어 네가.



손이 다시 덜덜 떨려온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단 하나뿐인 무조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