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팀이 멈춰버렸을까?

겉은 멀쩡한데, 안에서 고장이 나는 팀들

by 더디맨

팀이 처음엔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 멈추는 현상, 조직에 오래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초반엔 분위기도 좋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고, 사람들도 의욕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팀이 느려지고, 회의가 무의미해지고, 실수가 반복되고, 성과는 떨어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무엇이 바뀐 걸까?


대부분의 리더는 이럴 때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변했나?”

“요즘 애들이 문제인가?”

“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건가?”


하지만 체계론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구조의 흐름이 끊겼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성과는 사람의 의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팀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잘 작동하는 흐름’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다. 그런데 이 흐름이 끊기면, 아무리 유능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라도 제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팀이 멈출 때,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몇 가지 조짐을 확인할 수 있다. 회의는 형식적으로만 이어지고,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며, 서로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지고, “우리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공감은 점점 줄어든다. 외부 환경 탓을 하기에는 이상하게도 그 변화는 조용하고 내부적으로 일어난다. 마치 어느 날 갑자기 에너지가 끊긴 것처럼 말이다.


그건 사실 에너지가 사라진 게 아니라, 흐름이 막힌 것이다.


외형만 보면 멀쩡한 팀들이 있다. 성과 지표는 일정 수준 유지되고, 사람들은 문제없이 일하는 듯 보이며, 조직문화도 특별히 나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리더는 직감한다.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게 회의가 늘어가고, 그 회의에서는 중요한 결정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일정은 미뤄지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재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생긴다. 그리고 팀원들의 표정에서 생기가 빠지기 시작한다. 이런 팀은 겉으로 보기엔 아직 괜찮아 보이지만, 내부에선 ‘보이지 않는 갈등’이 축적되고, 관계의 흐름이 조용히 끊겨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대기업에서 수많은 팀을 경험하며, 이런 상황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처음에는 누가 문제인지 파악하려 했고, 담당자의 역량 부족이나 책임감 결여를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팀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 기대치가 어긋나고, 소통 채널이 왜곡되고, 리더십 에너지가 고립된 상태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팀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흐름’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걸 체계론적 관점에서는 ‘관계 시스템의 붕괴’라고 부를 수 있다. 그 관계 시스템은 때로 너무 미세해서, 조직진단으로도 포착되지 않는다. 하지만 팀원들의 눈빛, 말투, 회의 중 말수의 변화, ‘이건 얘기해도 소용없다’는 눈빛 같은 데서 신호가 먼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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