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는 팀은 반복한다 – Core Learn

메타인지와 피드백 시스템을 세우다

by 더디맨

어느 조직에서나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또 그 문제가 생겼어.”, “예전에도 이랬지 않나?”, “그때 해결한 줄 알았는데…”. 조직은 문제를 한 번쯤 겪고도 또 겪는다. 분명히 인지했고, 회의도 했고, 대책도 세웠는데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왜일까?


문제는 해결되지만, 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조직은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한다. 담당자를 교체하거나, 규정을 만들고, 재발 방지를 위한 문서를 공유하고, KPI에 반영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학습이 생략된다. 해결은 했지만, 왜 그런 일이 반복됐는지, 우리는 무엇을 놓쳤는지, 어떤 구조가 작동했는지를 되짚어보지 않는다. 즉, 사건은 종료되지만 의미는 남지 않는다.


학습하지 않는 조직의 특징

1.사건 이후 회고가 없다. → 회의는 대책만 다루고, 성찰은 없다.

2.개인의 학습에 의존한다. → 조직 시스템 차원의 반영은 없다.

3.실패가 드러나는 것이 불편하다. → 실패 공유 문화가 약하다.

4.속도와 실행 중심 → “일단 진행하자”는 압박이 학습의 시간을 지운다.

5.패턴을 보지 않는다. → 개별 이슈로 다루기 때문에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Systemic Team Coaching은 문제 자체보다 그것을 만든 반복 구조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가 늘 마감 직전에 몰리는 이유, 고객 불만이 매번 같은 항목에서 발생하는 이유, 타 부서와의 충돌이 반복되는 원인, 이 모든 것은 ‘개인의 책임’이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학습되지 않은 시스템의 신호다. 문제는 해결이 아니라, 구조다.


한 중견기업의 영업팀 사례

2년 전 대형 클레임이 발생해 고객사와의 계약이 파기되었다. 그 일은 조직을 뒤흔들 만큼 컸고, 사장은 직접 사과했고, TF가 구성되어 원인을 분석하고 매뉴얼을 개정했다. 그러나 1년 후, 같은 실수가 다시 발생했다.당황한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때 진짜 난리였죠. 그래서 한동안 정신 바짝 차렸는데, 결국 또 비슷한 문제가… 왜 일까요?” 왜일까? 그 팀은 그 일을 ‘통과’했지만, ‘통합’하지 못했다. 문제는 지나갔지만, 조직은 여전히 배우지 못한 상태이다. 이것이 학습하지 않는 조직의 가장 위험한 패턴이다. 학습은 행동이 아니라, 구조의 재구성이다


학습하는 조직의 조건 : 피드백 시스템


학습하는 조직은 문제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한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피드백 시스템이다. 즉, 실패나 시행착오를 개인의 실수로 처리하지 않고, 조직 차원에서 의미를 수집하고 반영하는 구조가 있다는 뜻이다. 성숙한 조직은 매뉴얼이 많아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사건에서 배우고, 흐름을 조정할 줄 아는 피드백 역량에서 차별화된다.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학습 피드백’이어야 한다. 조직에서 흔히 말하는 피드백은 “그건 네가 좀 더 잘했어야 해”라는 개인 평가로 머무르기 쉽다. 하지만 Systemic 관점의 피드백은 다르다.


피드백이 작동하지 않는 조직의 특징

1. 되풀이되는 말만 한다. → “다음엔 조심해라”, “이제는 그러지 마라” 수준의 감정적 코멘트

2. 기록이 없다. → 회의는 하지만 교훈이 남지 않는다. 다음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3. 사건 분석이 ‘결과 중심’ →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는 묻지 않고 결과만 다룬다.

4. ‘피드백 = 비난’의 문화 → 누구 잘못인지 가리는 데 집중한다. 말하기 꺼리는 문화가 된다.

5. 시스템 구조에 손대지 않는다. → 사람만 바꾸고 구조는 그대로 둔다. 그래서 반복된다.


팀 학습은 개별 학습의 총합이 아니다


많은 리더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 “팀원 각자가 잘 배우면, 팀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개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업무도 숙련되며, 피드백도 수용한다. 그런데 팀 전체의 실행력이나 성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팀의 학습이란 단순히 개인의 학습을 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이 학습하려면, 공통의 인식, 구조화된 공유, 연결된 의미 만들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학습은 ‘시스템적인 경험의 통합’일 때 가능하다. 학습을 ‘공유된 자산’으로 만들지 않으면 사라진다. 한 팀원이 어떤 실수에서 배움을 얻었다고 치자. 그가 그것을 ‘혼자’ 만 경험했다면, 그 배움은 그의 개인적 자산에 머문다. 다른 사람은 모른다. 공유되지 않는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이건 ‘팀 차원에서는 학습되지 않은 것’이다.


Systemic 관점에서 팀의 학습은 다음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작동할 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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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의 성찰 경험

o 특정 사건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

o 각자의 해석을 조율하며 통합된 의미 도출

2. 구조화된 배움의 언어

o ‘잘한 점 / 놓친 점’ 정도를 넘어서

o 시스템적으로 의미를 해석하는 질문틀

o 예: “이런 구조가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3. 팀 단위의 실행 전환

o 새로운 인사이트를 팀 차원의 행동으로 연결

o 담당지정, 프로세스 조정, 회의방식 변화 등 구체적 실천

이 모든 과정이 단발적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설계될 때, 팀은 비로소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Core Learning 을 위한 코칭 개입


팀이 학습하는 조직으로 변화하려면 단순한 회고를 넘어 의미를 통합하고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ystemic Team Coaching 에서는 이를 ‘Core Learning’이라 부른다. 이때 코칭의 역할은 피드백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학습을 시스템 안에 내재화하도록 돕는 것이다.


Core Learning은 회고(Reflection), 실패학습(Failure Learning), 구조화(Structural Integration), 이세 가지 축에서 접근할 수 있다.


1. 회고 : 지나간 일이 아닌, 미래를 위한 대화

2. 실패학습 : 실수를 구조로 해석하기

3. 구조화 : 배움을 행동에 녹여내는 설계


좋은 회고와 실패학습이 있었다 해도 그것이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으면 다시 반복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구조화다. 결국 Core Learning은 변화의 반복이 아닌 ‘내재화’다. 코칭의 목적은 ‘계속 돌이켜보자’가 아니라 그 학습이 팀의 문화와 구조 안에 스며드는 것, 다음 구성원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르는 바로 이것이 Core Learning이다. Systemic Team Coaching의 궁극적 지향점은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조정하며, 스스로 흐름을 만들어내는 팀을 만드는 데 있다.


내재화를 위한 변화관리 프로세스 설계

데이비드 쿠퍼라이더 (David Cooperrider) 교수는 긍정탐색 (Appreciative Inquiry) 의 철학을 바탕으로, 조직이 변화나 혁신을 추진할 때 ‘협력을 통해 미래를 공동 설계’하는 4단계 프로세스를 *ㅊ 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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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IDDD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프로세스 설계의 기본을 알고 있다. 그것은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는 원칙이고 방법은 확산과 수렴이다. 확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지대’를 지날 수도 있지만 내재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결국 프로세스란 ‘쉽게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방법론은 매우 중요하다. DC, IDDD, DAAD, IDAAD 혹은 *NAVIGATOR 어떤 것이 되었든지 간에 적절한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을 주도하는 리더이다. 리더가 퍼실리테이터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방법론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방법론을 가지고 설계하지 않더라도 퍼실리테이터의 기초 역량인 경청과 기록 만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만 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방법론에 의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의 설계가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다.


"회의(會義)? 회의(懷疑)?" –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퍼실리테이션

고객사의 품질문제 발생으로 부서 내부의 대책회의가 벌어졌던 실제 사례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퍼실리테이터라고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퍼실리테이션을 사용하여 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었다.

예상대로 빅마우스가 있었다. 회의 목적에서 벗어난 주제로 팀장과 논쟁이 벌어졌다. 좋은 의견이라고 얘기해주고는 화이트보드에 기록 했다. 하지만 오늘 회의목적에서는 벗어나므로 따로 논의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했다. 맨 먼저 입을 연 K과장은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비판적인 의견만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나의 기술(?)을 사용하고픈 욕구를 억누르고 끝까지 경청했다. 그의 말이 사실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다.


느닷없이 W부장의 자기고백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이 얘기도 놓치지 않고 받아 적었다. 많은 시선이 화이트보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종래의 회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공유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긍정적인 의견이 보태어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참여자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미 한 시간 20여분의 시간이 지났기에 이쯤에서 마무리를 지으려는데 그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K대리가 입을 열었다. 그 안대로 실행하면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었고 모두가 수긍을 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단번에 대안이 제시되었고 결론은 약간 수정되었다. 그 때 또 다른 이의제기가 들어왔다. 마찬가지로 일리 있는 말이었다. 결국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참가자 모두가 입을 열어 발언을 한 셈이다. 최종 수정된 결론을 제시하며 얘기했다.

"이대로 하면 가능할까요?", "그럼 언제부터 실행이 될 수 있을까요?". 대답은 당장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법 만족스럽게 회의가 마쳐졌다. 회의 초반에 밀어붙이기 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려 했던 L팀장은 중반 이후로는 조용히 참관모드로 일관했다. 굳이 개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듯하다. 아니,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흐름에 적잖이 고무된 표정이었다. 회의를 마친 후 L대리가 살짝 다가와 인사를 건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장님^^;;;", "어때? 실질적인 결론이 나온 거 같아? 잘 실행되겠어?" 넌지시 물어 보았다. L대리가 엄지척을 세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IDDD : Inquiry – Dialogue – Discovery – Design (탐색 → 대화 → 발견 → 디자인)**NAVIGATOR : A-퍼실리테이션 전문가 자격과정을 운영 중인 필자가 개발한 퍼실리테이션 프로세스 설계 방법론이다. 실제 기업 현장의 퍼실리테이션 프로그램에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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