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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May 25. 2023

선생님 영양수업(영양식생활교육) 또 하고 싶어요

오늘은 1학년 영양 수업이 있는 날.

첫 영양수업이라 아이들을 급식실로 초대했다. 매일 오는 급식실이지만 점심시간이 아닌 시간에 오니 새롭다. 영양 선생님과 아무도 없는 급식실을 한 바퀴 둘러본다.


여기 급식 게시판이 있어요. 게시판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못 본 친구들도 있을 테니 다시 한번 볼까요? 여기 메뉴판이 있고, 알레르기 자주 일으키는 식품들도 적혀 있고 그리고 급식을 만들어 주는 분들도 소개되어 있어요. 전부 몇 명이죠? 3명이요. 맞아요. 영양샘 1명과 조리사님 1명 조리실무사님 1명 이렇게 3명이 있어요.



급식실에서 지켜야 할 생활 수칙들을 하나하나 동선을 따라가며 알려준다.

급식은 내가 먹을 만큼 받으면 됩니다.

급식을 받을 때 너무 많이 받은 건 어떻게 해야 해요? "많아요, 덜어주세요"

급식을 받을 때 조금 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좀 더 주세요" 하면 됩니다.

1학년은 모두 아주 잘하고 있어요.


배식대 위에 그림 2장 있네요. 어떤 그림인지 한번 볼까요?

우리가 먹는 급식은 알고 보면 전부 돈으로 만든 거예요.

급식을 버리는 건 음식물을 버리는 것, 돈을 버리는 것, 지구를 버리는 것.

여러분 급식을 버리는 건 돈을 버리는 것과 같아요.

돈을 버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돈을 버리는 사람에겐 나중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요.

돈 버리는 사람에겐 돈도 오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나중에 커서 내가 가난하게 살게 되면 그건 급식을 많이 버려서 그런 겁니다.

나중에 부자가 되려면 급식을 남기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그런 습관이 쌓이면 나중에 반드시 부자가 됩니다.

우리 친구들은 모두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급식을 버리는 건 돈을 버리는 것, 가난을 부르는 것

음식을 남기는 사람을 바보라 하는 이유는 돈을 버리고 가난을 부르니까 바보라고 하는 겁니다.



이렇게 급식실 투어 후 공부하기 위해 자리에 착석.

출석을 부르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고 눈도장 인사를 나누고



선생님은 이런이런 (내 이름으로 3행시를 지어 소개) 선생님입니다라고 소개 한 후,   

혹시 영양 선생님 이름 아는 사람 있어요?

아이들이 멀뚱멀뚱... 방금 급식 게시판에 있었는데...(아무도 모름 ㅎㅎ)

그럼 영양 선생님 이름 알아맞추기 한번 해볼까요?


아이들이 당황해한다. 성도 이름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맞춘담?

3행시 첫 글자만 따면 내 이름인데 1학년들이 알리 없다.

눈치 빠른 아이는 일어나서 게시판 쪽으로 가려한다.

안돼! 지금 가서 보는 건 안 돼요!


모자이크처리^^


너무 어렵지? 그럼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알려줄 테니 가운데 글자 하나만 맞춰보자.

아이들이 엄청 고민하며 답을 적는다. 한 사람이 3개씩만 적어볼까? 대충 둘러보니 3개를 적어도 답이 안 나온다. 2개만 더 적어볼까. 5개를 적으니 겨우 답이 나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 이름 반가워라 ㅎㅎ



자 선생님 이름은... (나를 소개한 3행시의 앞글자를 동그라미 치며) 000입니다. 정답을 맞힌 아이는 환호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탄식한다. 퀴즈를 맞힌 아이에게 주려고 작은 선물도 하나 준비했다.


준비한 학습지를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 한 번만 더 해요"

한번 더? 그럼 조리사님 이름 맞추기 한 번만 더 해볼까? 예 ~

그럼 조리사님은 이름을 알려줄 테니 맨 앞글자 성 알아맞추기 해보자. "ㅂ"으로 시작하는 성이야. 아이들이 골똘히 고민해서 적는다. 그런데 아무리 적어도 답이 안나온다. 정답은 "박"인데 어떻게 이렇게 비켜만 갈 수 있나? 비변반부병뱜봉보비바빈방브뱜...성씨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다.


보자 보자... 여기 정답을 적은 친구가 있을까 없을까?

정답 확인하러 급식 게시판으로 다시 가볼까?



아이들이 정답을 확인하러 급식 게시판으로 와르르 뛰어간다. 학교급식담당자의 실명을 확인하고 아... 하는 탄식(대부분 틀렸음 ㅋㅋ) 그러나 아이들이 조리사님들의 사진과 이름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요 사진에 있는 분이 누군지 알겠어요? 조리를 하고 있던 조리사님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급식실에 있는 3분의 이름과 얼굴 이제 확실히 알겠죠? 지금은 모자를 쓰고 계시지만 모자를 벗고 어디서든 만나도 알아볼 수 있겠죠? "네 ~" 혹시 조리사님들을 학교 밖에서 만나면 조리사님하고 부르면서 반갑게 인사하세요.


급식실에 오면 아이들은 인사는 뒷전인채 자기가 먹을 급식만 열심히 쳐다 본다. 그래서 고학년이 되도록 매일 만나는 조리사님들의 얼굴을 잘 모른다. 교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학교에 수년을 근무하며 매일같이 만난 조리사님들의 얼굴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수년간 한결같이 오직 본인이 먹을 음식만 쳐다봤기 때문이다. 급식실은 음식 이전에 사람이 있는 곳이다...

아이들에게 조리사님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게 하는 이런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급식실 청소를 도와주시는 시니어 할머니들까지 소개하면 더 좋다. 시니어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가르쳐줘야 한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시니어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제 마지막 퀴즈

선생님은 여러분이 급식을 잘 먹어주니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사실 선생님은 여러분에게 항상 듣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게 뭔지 알아맞혀 볼래요.


(오늘 급식) 맛있어요^^.


조리사님들의 마음도 영양선생님의 마음과 같요. 조리사님들에게도 꼭 이야기해주세요.




이제 곧 쉬는 시간이네요. 자 그럼 마지막으로 다음 주 잔반 스티커 모으기 게임은 "손가락펀치"를 할 예정인데 1학년 친구들은 처음이라 조금 낯설고 어려울 수 있으니 펀치 연습 한 번씩만 해 보고 수업 마치는 걸로.



선생님 영양수업 너무 신났어요. 담에 또 해요 ~






급식실 인사예절 학습지





어제 급식은 갈비탕으로 무겁게 먹었으니 오늘은 소박하게 비빔밥



북엇국



교직원들과 고학년들(희망자)을 위해 담아 놓은 비빔나물

나머지는 원하는 만큼 배식받고 나물 추가도 가능



동글동글 예쁜 계란 프라이

 


오븐에 갓 구운 딸기파이. 생지의 상태에 따라 맛 차이기 많이 난다.

제목은 같은데 어떤 날은 아주 맛있고 어떤 날은 퍽퍽하고 맛이 없다. 복불복이다. 오늘은 굿!

생지로 나오는 빵들은  대체적으로 싸쥬가 넘 크다. 초등 후식용이니 조금만 더 작으면 좋겠는데... 싸이즈가 넘 작으면 포장비도 안나오니 제품마다 넘 작은 싸이즈는 수지타산 후 제외되는게 현실이다.



기본 야채쌈 ~비빔밥에 뭔 상추쌈이냐고?

나물을 안 먹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비빔밥을 상추에 잘 싸 먹기도 한다.

비빔밥에 상추쌈은 이상하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비빔밥을 안 좋아하는 친구들 먹으라고 자반김을 추가로 내기도 합니다.



단체급식에 비빔밥만 한 효자 음식이 없다. 건강에도 좋고 잘 먹고 예산의 압박도 없고 잔반도 거의 없다.


100명 잔반...근데 누가 또 이렇게 빵을 한 입만 먹고 버렸니?




사진 찍으려 폰을 가지러 간 사이 누가 또 밥을 버렸다.

엥? 밥은 또 누가 이렇게 남겼어?

좀 전에 000 선생님이 남겼어요.

그래? 니들이 교실에서 말을 너무 안 들어서 선생님이 입맛이 뚝 떨어진거 아니야?

아니에요. 우리말 잘 들었어요!


그래? 그럼 선생님들도 양심스티커제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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