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기 좋은 쉬운 질문부터 접근... 내가 좋아하는 물건, 사람, 시간, 음식을 묻다가 내가 조금 먹기 힘들어하는 음식이 있다면? 정말 먹기 힘든 음식이 있다면 3가지만 적으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극도로 기피하는 음식은 급식 배식시 참고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
간식이 싫어요.
간식이 싫어? 간식이 왜 싫어?
배가 너무 부른데 간식을 자꾸 줘요.
점심 먹고 배가 부른데 돌봄 교실에 가면 또 간식을 주니까 먹기가 너무 힘들어요.
간식은 주로 뭐가 나오는데? 빵이랑 피자 음료수 같은 거요.
지난번에 피자 먹고 토했어요. 피자가 젤 싫어요!
맞춤법은 좀 틀렸지만 역시나 먹기 힘든 음식은 간식
주는걸 다 먹으면 배가 터져 죽을 것 같은 아이들
너무나 잘 사는 대한민국... 세상엔 굶어 죽는 아이가 아직도 많은데 대한민국 아이들은 학교에 오면 배가 터져 죽을 것 같단다. 오전엔 우유, 툭 하면 학교 행사와 세트로 지원되는 간식, 점심 급식, 돌아서면 바로 먹는 돌봄 간식, 학교 마치면 지역 아동센터에서 주는 저녁까지. 아이들은 이 모든 음식을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최대한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는다.
많이 먹지 못하는 저학년들은 학교에서 점심이나 돌봄 교실 간식 중 한 가지만 선택해서 먹는 경향이 있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일수록 점심 급식보다 돌봄 간식을 훨씬 좋아한다. 급식실에서 보면 저렇게만 먹고 어떻게 생활할까 싶어 안쓰런 마음에 하나라도 더 먹이려 하면 "선생님 00 이는 돌봄 교실 가면 엄청 많이 먹어요. 다른 친구들 간식까지 다 챙겨 먹어요"라고 한다. 돌봄이나 방과 후 간식은 대부분 단짠한 완제품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 점심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급식을 굶어도 그만이다. 돌아서면 맛있는? 간식을 주니 아쉬울 게 하나도 없다. 반대로 양이 적고 달달한 간식류의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그 간식을 먹어내는 게 너무 힘들다. 점심 급식이면 충분한데 간식을 또 먹으라 하니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