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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Oct 08. 2023

다른 영양사가 해주는 급식이 젤 맛있다

지식재산연수원에서 먹은 감동급식



학교 급식실에서 아이들과 날마다 잔반 없는 날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결석이나 체험학습 등으로 학교에 오지 못하면 양심잔반 스티커를 붙일 수가 없다.


선생님 저희는 내일 체험학습이라 학교에서 급식을 못 먹는데 스티커는 어떻게 해요?

"체험학습 가서 남기지 말고 먹고, 다 먹은 사람은 다음날 학교 와서 스티커 붙여!"


아이들이 다음날 학교에 오면 어제 못 붙인 스티커를 붙인다. 

정말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 예 거기서도 안 남기고 다 먹었어요. 

그래 잘했다. 학교에서만 남김없이 먹는 게 아니라 집이나 식당 어디에서든 그렇게 해. 







이번엔 아이들이 아니라 내가 학교에 출근을 안하고 연수원으로 왔다. 

연수원에서 오전에 열심히 공부하고 급식실로 가면 시간 딱 맞춰 날마다 다른 급식을 준다. 

아줌마들이 여행을 가면 "아이고 좋아라 ~ 남이 해주는 밥이 젤 맛있는기라"라고 한다.

맛이 있든 없든 밥을 해주는 분의 노고를 알기에 하는 말이다.  

 

여느 아줌마들처럼 영양사들은 남이 해주는 급식에 감사한다. 

한 끼가 완성되기까지의 노고를 단체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들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아 ~ 급식을 먹는 모든 순간이 감동이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3일간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급식. 소식가라 먹을 만큼만 담았더니 식판이 좀 휑해 보인다. 

밥과 부찬은 자율배식이고 국과 주찬인 고기는 배식을 해주셨다. 

어묵탕 넘 많은데요. 닭고기 넘 많은데요 하기 전에 이미 ㅋㅋ

넘넘 맛있게 먹고 오후 시간에 꾸벅꾸벅했다.



둘째 날, 잘난 콩나물국을 어제의 하얀 국그릇이 아닌 왜 뚝배기에 주나 했는데 요놈이 보기보다 넘 얼큰 시원하다. 충분히 뚝배기에 담길 만큼 메인 메뉴의 자격이 있네.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나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내 앞사람이 조리사님 한 분을 붙들고 이미 물어보고 계신듯 했다. 나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끝나자 후다닥 일을 하러 가시는 바람에 물어보지 못했다... 두부조림과 쇠고기겨자냉채도 맛나서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음.



셋째 날, 등뼈감자탕과 동글동글 예쁘게 구운 부추전. 이 많은 지짐이 굽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정말 감사합니다. 아삭아삭 오이지도 우거지탕도 넘 맛났어요. 오늘도 남김없이 싹싹.


출장 후 학교에 복귀하면 아이들이 내게 묻는다. 샘 출장 잘 다녀오셨어요? 급식 안남기고 잘 드셨지요?

그래! 당연하지!! 너희들에게 검사 받으려고 이렇게 사진도 찍어왔어. 

우리 학교엔 꼬마 영양샘이 많다. 영양샘도 꼬마 영양샘이 관리하고 격려해준다^^.

교육은 지시하고 통제하는게 아니다. 이끄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생활에 스미게 해서 파생되게 해야 한다.



점심 후 연수원 정원을 거닐며 사색했다. 

시설이 아주 좋았다. 운동장엔 축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없는 게 없더라는.



사색하는 시간이 좋다. 사색이 곧 자본이다. 



내가 창조한 지식은 반드시 재산으로 등록해야 하는 걸 배워왔다. 부동산과 돈은 한순간 잃을 수 있지만 지식 재산은 그런 염려가 없다. 지식이 최고의 연금이자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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