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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Jul 27. 2023

잔반투하 007 대작전(겉바속촉 몰라요?)

선생님 2일로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오늘은 급식실에서 냉면이 나오는 날

맛있는 양념장과 그래도 소고기 볶음 고명

요렇게 배식. 물냉으로도 먹고 비냉으로도 먹고 섞어 냉면으로 먹고


사이드 메뉴는 치킨

그런데 오늘 치킨이 조금 에러다. 겉옷이 좀 두껍다. 

아이들의 잔소리... "선생님 치킨의 생명인 겉바속촉 몰라요?" 

겉 옷이 좀 뚠뚠 해서 그렇지 속은 촉촉한데?


아이들은 최고만 기억한다. 맛있는 걸 해주면 맛있다고 환호하고 다음번 급식이 그때의 최고 수준고 같거나 능가하지 못하면 그저 맛없다!가 된다.

꿀떡

김치류

냉면이 싫어요 ~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밥

오늘의 급식


냉면을 다 먹은 아이가 리필을 받으러 왔다. 

치킨이 남았기에 치킨을 먹고 오랬더니 겉바속촉이 아니라 먹기 싫단다. 선생님이 먹어봤는데 맛있기만 하더라. 그리고 다른 애들은 맛있다고 치킨을 추가로 받아가서 치킨이 품절됐잖아. 다른 애들은 지금 치킨이 더 먹고 싶어도 없어서 못 먹어. 그러니 치킨 다 먹고 오면 냉면 리필해 줄게. 


아이가 뒤돌아선다. 내 말을 수긍하고 치킨을 먹고 올 건가 보다. 그런데 잠시 후 그 학생의 친구 몇몇이 우르르 오더니 배식대를 정리하고 있는 내게 "선생님 지금 뭐 하세요?" "선생님 설거지는 몇 시에 끝나요?" 


뭐지? 평소답지 않은 요상한 질문들이다. 내가 뭐하는지 궁금할리 없고 설거지가 몇시에 끝나는지 관심 있을리 없다. 직감적으로 시선이 잔반통으로 향했다. 아까 치킨을 남긴 아이가 치킨을 잔반통에 버리는걸 내게 들키지 않으려 친구들과 합세해 나를 교란하는 007 작전을 펼친 거였다. 기어이 치킨을 버리고 냉면은 더 받겠다는 의지!


치킨을 잔반통에 투하하는 걸 현장에서 딱 걸렸다.

뭐야!! 넌 냉면 리필은 당연히 없고 앞으로 3일간 추가 배식 없어!! 이유는 알지?


선생님... 2일로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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