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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Sep 27. 2022

초등학생들의 가장 흔하고 간절한 소원

학교급식 할로윈 이벤트 - 급식실에 등장한 재미난 유령들 


언젠가부터 할로윈데이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늘면서 

이제는 핼러윈데이가 크리스마스만큼이나 중요한 날이 되었다. 

이왕 즐기는 할로윈이니 모두 모이는 급식실에서 파티처럼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해마다 학교 급식실에서 다투듯 할로윈 이벤트를 하곤 했는데 ...

코로나 이후 몇해 째 종적을 감춰버렸다. 


과거 다양하고 즐거웠던 급식 이벤트 사진들을 들춰 홀로 미소짓다가 

소중한 사진들이 흩어져버리기 전에 기록을 남겨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할로윈데이 학교급식 이벤트 메뉴


찰흑미밥, 짬뽕국, 유령함박스테이크, 계란찜, 오이생채, 김치, 뽑기귤(할로윈상품뽑기용)



유령 미트볼은 말랑한 치즈를 유령 모양 쿠키커터로 잘라 하나씩 잘 떨어지도록 냉장고에 살짝 굳힌다.

너무 오래 두면 딱딱해져서 유령의 허리나 팔이 부러지니 주의.



초코펜으로 얼굴 표정을 그린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급식실에 와서 자기들이 직접 그려보고 싶다고 하기에 위생모와 앞치마 마스크 위생장갑을 착용하는 복잡한 준비과정을 거쳐 얼굴 표정을 함께 그렸다. 아이들이 들떠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함박스테이크를 오븐에 구워 소스에 조린 다음 배식전에 유령 치즈를 얹어 오븐에 한번 더 돌린다.

  


할로윈 유령 치즈가 녹아 스테이크에 찰싹 달라붙었다.

다양한 표정의 유령들 ~




할로윈 급식 이벤트 과정


1단계) 할로윈 급식 이벤트 홍보


쉬는 시간마다 급식실에 뻔질나게 드나드는 급식실 단골 학생들에게 홍보물을 제작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음날 출장을 다녀왔더니 아이들이 내 책상 위에 "선생님 만들어 놓고가요" 하는 쪽지와 함께 홍보물을 완성해 두고 갔다.

내가 만드는 것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더 잘 맞는 홍보물이 된다.

만드는 아이들도 즐겁고 이를 살펴보는 아이들도 즐겁다.



 


2 단계 ) 할로윈 파티장 꾸미기


소품 몇 가지를 사서 학교 급식실을 아이들과 함께 장식했다. 

풍선을 불고 가랜드와 장식을 어디에 붙여야 예쁠지 신중하게 고민한다.


여기가 좋겠다. 조심조심

여기도 붙이고 ~ 

미약하나 할로윈 분위기는 쫌 난다.


3단계) 할로윈 당일 어린 혼령들의 등장


학교 급식실에 할로윈 분위기가 연출했더니 당일 개구쟁이 유령들이 줄지어 밥을 먹으러 왔다. 

집에서 열심히 분장을 해서 온 아이도 있고 

영어 시간에 원어민 선생님의 도움으로 급히 분장을 한 아이도 있다. 

유령님들 너무 예쁘고 멋진거 아닙니까? 하나도 안무서워요!!



한 친구는 태극전사로 분장하고 손등에 소원을 적었다. 

아이들의 가장 흔하고 간절한 소원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솔탈(솔로탈출)이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열심이라 학교엔 커플이 아주 많다. 

2학년 여학생이 6학년 오빠랑 사귀기도 하고 같은 학년 같은반에 여러 커플이 있는 경우도 있다.

급식실에서 종종 애틋한 커플이 멀~리 앉은 상대에 아련한 눈빛을 보내는 장면이 목격된다.


이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사귀는 것 까진 아주 좋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는 사귀는 기간이 너무 짧다. 

길어야 몇달... 보통 몇주면 헤어진다 ㅎ

선생님들이 누구와 누구가 커플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면 그 커플은 이미 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분장한 아이들

뭘로 그린거야? 지워지는거 맞지?

멋지다 ~ !!

처키 분장을 하고 온 귀여운 친구


급식실도 오늘은 패션에 변화를 줬다.

해골 앞치마에 악마 뿔 머리띠. 평소 같음 줄을 서서 장난을 치거나 고기 반찬에만 눈길이 머무는데 오늘은 조리사님들을 보며 깔깔깔 웃는다. 조리사님들도 뭔가 어설픈 혼령들의 등장에 하하하 웃으신다.



4단계) 할로윈 급식 먹기

할로윈 식단은 유령 함박 스테이크를 밥위에 얹고 귤에 얼굴모양 스티커와 번호표(뽑기용)를 붙였다.



할로윈 유령 사탕을 후식으로 줄까하다가 표정귤을 선택했다.

귤은 아이들이 스티거를 붙이는 걸 도와줬다.



번호표는 급식을 받을 때 마음에 드는 귤을 본인이 직접 고르고 

급식을 다 먹으면 같은 번호의 상품으로 교환하는 용도다.



와글바글 아우성 하는 귤들



하나같이 표정이 넘 귀엽다. 나는 84번이 맘에 든다. ㅎㅎ



얼굴표정 스티커는 하나하나 잘라서 붙여야 하기에 손이 많이 간다. 그러나 괜찮다.



아이들이 기꺼이 즐겁게 도와준다. 아니 서로 도와줄거라 난리다.

(코로나 이전이라 마스크를 하지 않음)



작은 손으로 야무지게 붙여준다.



약간 시무룩 소심해 보이는 귤



이렇게 완성!!



어떤 귤을 집을까?



준비 완료!! 얼른 밥 먹으러 와 ~ !!



오늘따라 더 신나고 행복한 표정의 아이들





4단계) 급식을 다 먹고 귤 번호와 같은 번호의 할로윈 상품 받기


급식을 다 먹으면 귤의 번호와 같은 번호의 할로윈 상품을 받는다.



다양한 할로윈 상품들



할로윈 펀치볼, 유령 펀치볼, 스크림 펀치볼, 마녀 펀치볼, 해골 펀치볼 등



할로윈 테옆 인형




5단계) 할로윈 상품으로 친구들과 함께 놀기


할로윈 펀치 인형으로 서로 토닥토닥해보기도

할로윈 펀치볼 동영상

상품으로 받은 할로윈 가면을 쓰고 뽐내 보기도

최고 인기 상품은 악마뿔 머리띠

뒤뚱 뒤뚱 귀여운 할로윈 테잎 인형 동영상

너무나 신나고 즐거웠던 할로윈 급식이었는데 ~


코로나의 습격을 철저히 막아야 하는 지금의 급식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한 사람씩 뚝뚝 떨어져 줄을 서고, 대화는 절대 금지이며, 

식사마저 갑갑한 불투명 칸막이에 둘러 싸여 홀로 먹기에 삭막하기 그지 없다.

 

언제쯤 저런 급식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코로나 이전 시끌벅적했던 급식실이 그립다. 


이젠 코로나도 좀 잠잠해졌으니 다가오는 할로윈 데이에는 어린 유령들을 다시 소환해볼까 싶다.



할로윈이벤트운영계획서 참고


 #학교급식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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