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by 영화보는소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대표작이죠. 드높은 명성을 가진 영화를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이 영화가 1920년에 나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이때 나온 영화들을 오락성을 목적으로 관람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대부분 그때 당시 영화라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함일테고, 저도 이 시기에 영화들은 대부분 오락성을 추구하고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은 대부분 오락적으로도 재밌었습니다. 1시간 17분 분량임에도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스타일이란,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화 내에서 개성 있는 스타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의 스타일이 영화가 말하고자, 혹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형식에 부합하지 않고 그냥 예뻐서, 아름다워서 짜 맞추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도 처음에는 그냥 아무 의미 없이 기하학적 문양을 따온 건가, 라고, 오해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1920년대 영화니 독특한 스타일 시도에 그쳤겠다는 편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속 복잡한 스타일과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반전 서사가 너무 잘 어울러졌습니다. 이 모든 서사의 내용이 한 정신 이상자의 내면이었음이 밝혀지는 결말부에 이르러서야 이 영화의 스타일이 왜 이리 기하학적이었는지 설명됐습니다. 즉, 영화의 전체적인 스타일과 서사 형식이 정말 잘 부합했던 영화였습니다.


이런 놀라운 영화가 100년 전에 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정말 흥미롭게 봤습니다. 정말 유명하고 영화사에 길이 남은 영화들 중에서도 별 흥미를 못 느끼고 지루하게 본 영화들이 많았는데, 이 영화는 역사적 맥락을 아예 뺀 뒤 영화 자체로 봤을때도 꽤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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