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무슨 모임같은게 아니면 마시지 않았던 술을 그와 만나고 나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잔 두잔씩 걸친다.
이상하리만치 아침부터도 그와 함께 있으면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건
아무래도 맥주가 좋은것 보다 맥주를 함께 마시며 그와 보내는 시간이 더 좋아서인거 같다.
그와 술을 마시면 좋은 점은 그냥 단순 흥을 올리기 위해,
즐겁게 놀기위해서만 마시는 술이 아니라
술과 함께 오고가는 그와의 진심담긴 대화들이
우리 사이의 흐르는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가끔은 술의 힘을 빌어서, 술이 만들어준 분위기의 흐름을 타
조금은 망설여졌던 이야기도 꺼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중에 하나다.
마치 엉켜있던 실타래가 술술 풀리기라도 하는 듯이 이야기는 줄지어 이어진다.
아무래도 그건 그의 능력이고, 그와 내가 잘 맞는 또 하나의 이유겠지.
그와 늙어서도 탕 하나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관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