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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Aug 20. 2017

#40. 감춰두었던 꿈 있지 않나요?

늦었다고 하기엔 아직 우린 젊잖아요.



유독 무거운 몸을 뒤척이며 기상. 출근에 알맞은 옷차림과 화장, 머리를 손질한 후 집 밖을 나선다. 기나긴 출근길에는 만나는 무색한 낯빛의 사람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마치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줄줄이 이동을 한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 전원 버튼 클릭, 화장실에 가서 손부터 정갈하게 씻고 커피 한잔을 내려 책상의자에 앉는다. 바탕화면에 떠있는 회사 메신저를 로그인하고 안 읽은 메일이 없는지를 체크.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면 초록창에 오늘의 이슈를 검색하며 트렌드 파악이라는 명목하에 다양한 가십거리들을 읽어본다. 그 후에는 그때그때 생겨난 일들, 지속되는 일들,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을 처리하며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어느덧 뉘엿뉘엿한 햇빛을 마주하며 퇴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반복되는 패턴. 지극한 평범한 일상 속에 뭔가 새로운 무언가를 첨가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야만 내 삶이 행복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적당한 단어들을 골라 내 마음을 그 단어 위에 얹는 것이었다.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한 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그때그때 느낀 감정들을 글 속에 녹여내는 과정 속에서 내 감정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살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야말로 내게는 힐링이었다. 그러다 보니 꿈 하나가 생겼다. 30살이 되었을 때 나의 20대의 감정들을 적은 글을 모아 출판하는 것. 하지만 꿈을 현실로 가져오려다 보니 욕심이 많아졌고, 그 욕심들이 생각을 방해했으며, 그 방해로 인해 나는 방향성을 잃고 키보드 위에 손만 얹어놓은 채 빈 여백의 메모장을 채울 수 없었다. 


그렇게 무시해버린 꿈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나는 한동안 마치 그런 꿈을 꾼 적도 없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랬더니 뭔가 흘리고 걸어간 사람처럼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어떤 글귀를 보게 되었는데, 그게 자꾸 되새김질하듯 머릿속을 맴돌았다.

 

"거창하게 잘 쓰지 않아서, 그래서 사람들이 저의 글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누구나 쓸 수 있고, 또 시작할 수 있게끔 하는 글이어서요."


그래 맞아. 왜 잘 써야 한다고만 생각했을까. 

원래의 목적은 상실된 채 뭘 꿈꿨던 것일까. 어차피 이건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잖아. 

그냥 모든 걸 다 기억할 수없어서, 

뭐 하나 빠트리고 마는 성격에 글로라도 내 감정을 붙잡아두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느리지만 서두르지 않게, 

건성이 아닌 진심을 다해. 

그렇게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해보기로 했다.


사소한 꿈이든,

작은 꿈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내 꿈이자나.

내 인생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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