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uDu Nov 19. 2017

#48. 내가 생각하는 30대는 이런 게 아니었다.




어렸을 적 나는 직장인이 되면 이럴 줄 알았다.

철이 바뀔 때쯤이면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예쁘게 꾸며놓은 나만의 집이 있을 줄 알았으며,

차 하나쯤은 당연히 있어서 주말이 되면 드라이브하며 놀러 다닐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드라마가 꾸며낸 헛된 욕망의 허구물이였다는 것을 대학교 입학할 때부터 깨달았다.


나는 다행히도 국가에서 마련해준 학자금 대출 제도로 인해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을 못가는 사태는 면했다. 그렇게 아무 거리낌 없이 너무도 당연하게 대출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학점을 잘 받아서 장학금을 받았다면 조금 편했겠지만, 

친구들의 유혹에, 갖은 동아리 활동의 명목 하에 갖은 여러 술자리로, 아르바이트로,

나의 학점은 중상위였지만 장학금을 받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지금의 취업난까진 아니겠지만, 내가 느끼는 그때의 취업난도 좋지 않았다. 선배들의 추천으로 인턴이라는 이름의 아르바이트도 하고, 취업 사이트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들락날락 거리며 어떤 회사인지, 그 회사의 문화는 어떠한지 제대로 알아볼 새 없이 입사지원서를 넣기에 바빴다. 일단 서류라도 통과하는 것이, 면접이라도 보는 것이 제일 급선무였다. 


그렇게 첫 직장을 잡고, 대행사라서 더욱이 짜디 짠 월급을 쪼개고 쪼개며 이리저리 쓰다 보니 저축도 큰 금액을 할 수는 없었다. 여전히 천 원, 이천 원 차이에도 싼 물건을 집고, 가격이 싼 물건들을 인터넷 가격비교를 통해 최저가로 구매하며, 배송비가 아까워 주변 사람들의 구입 의사까지도 묻고 있는 지금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꿈꿨던 30대의 모습에는 겉모습만 그려냈을 뿐이지,

그때 느끼는 행복감은 나의 상상력에서 배제되어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함을 느끼고,

각자의 행복의 범주가 있다고 생각되는 요즘,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될 수 없는

자신만의 주관적 가치로 살아가야 함을 절절히 깨달는다. 


우스갯소리로 요새 남편들이 와이프의 인스타 활동을 금지하고 싶다는 말들도 들린다. 그만큼 나의 행복의 기준을 다른 곳에서 찾고 비교를 하며 정작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는 행동을 많이들 보이는 것.

물론 이미지 소비가 심한 요즘, 인터넷 관음증처럼 나보다 잘난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하며 계속해서 지켜보는 일들이 사회의 트렌드로 돼가는 것이 아쉽다. 어쩌면 어렸을 적, 내가 꿈꿨던 30대의 이미지를 드라마가 만들어냈듯, 이제는 인터넷이 좀 더 짙게, 그것도 아주 자주 행복의 지표를 엉뚱한 곳에서 찾아 그리는 것이 조금 슬프다. 


물론, 나 또한 가끔은 그런 것들에 흔들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라는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질 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걸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갖춰야 하는 것 같다. 다행히도 난 어느 정도 그런 것들에  빠져나올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조금은 알아챘고, 나만의 행복의 기준과 잣대로 인생을 살아가야 함을 느끼며, 실천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행복의 기준으로 봤을 땐

나쁘지 않다. 아니, 꽤 행복한 편이다.


확실한 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7. 지나가는 잔돌들에 마음쓰지 말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