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큰 별은 너로 인해 아팠을까 기뻤을까 아니면 기억조차
대학생때였나, 뉴스에서 올해의 별똥별쇼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밤 늦게까지 기대한 적이 있다. 새벽 12시 즘에 별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했으니 절정은 그로부터 1~2시간은 뒤에야 시작될 터였다. 밤잠이 어릴때부터 많았던 나는 아쉽게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 뉴스를 검색하고 유튜브 자료 화면을 통해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 아름답고 빛났다. '조금만 더 참아볼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수수 떨어지는 밤하늘은 장관이었다. 검은 하늘 배경에 뒷꼬리 불을 발하며 떨어지는 유성은 반짝이는 줄을 죽죽 그었고 누군가의 소원을 저쪽 하늘로 전달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소원을 담았을 것이고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아 하늘에서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로는 도착을 했을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 많은 유성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저 유성은 어디서 와서 어쩌다가 여기로 떨어지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어디에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며, 어떻게 사라지게 될까?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아서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좁은 세상에 내가 왔음은 알고 있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떤 별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끌었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 불타오르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을까? 고통스러웠을까? 그럼에도 세상은 나라는 작은 별을 알았을까? 그래서 기뻤을까? 혹은 그저 작은 스쳐가는 별 이었을까? 무엇보다 말이 없어진 작은 별은 행복했을까?
긴긴 꼬리 달고
제 갈 길 못 찾고 내려온
작은 별 하나
제 다니던 길 보다도
무엇이 그리
너를 이끌었기에
하나의 불꽃으로
사라지면서까지
포기할 수 없었는가
돌아오지 못할 화염이 되며
마지막으로 본 것은
큰 별의 품 속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영영토록 함께하게 되었지만
별은 조용하다.
큰 별은 너로 인해
아팠을까? 기뻤을까?아니면 기억조차 하지 못할까?
memo: 슬픔이라기보다는 몽환적인 감정이 더 어울렸던 당시입니다. 다만 우리는 삶에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로 뭉쳐진 큰 별을 향해 달려가는 작은 별이겠죠. 그 큰 별의 마지막을 보고 하나의 불길로 사라질 수도 있고 큰 별의 일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는 큰 별의 품속은 아름다움이었을까요. 기쁨이었을까요 아니면 공포였을까요. 체념이었을까요. 오늘도 타오르는 불길이 꺼지지 않게 살피며 큰 별로 달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