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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태 May 31. 2020

이맘때가 되면

이맘때가 되면, ‘벌써’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시간은 착실히 흘러가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서. 머물러 있는 나를 챙겨가지 않은 시간이 야속해서, 실은 멍청히 있기만 했던 내가 부끄러워서 말입니다


아직, 아직 나는 이라는 말. 그 뒤에 많은 말들을 붙여 부질없는 이야기를 하고. 허망해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일을 언제쯤이면 그만둘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니 나도 무심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그 안에 착실히 살아내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말이 아니라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진실로 그렇게 살아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괜시리 힘을 빼놓는 말이라서, 좋아해서가 아니라 미워서, 미운 게 결국 나라 결국 씁쓸해져서 자주하고 싶지 않은 말을 이맘때가 되면 자주 하곤 합니다


벌써,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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