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깊어진다

사랑스러우니까

by rainy


2주마다 한 번씩 너를 만나러 산부인과에 가던 길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병원에 가서 초음파를 통해 너의 쿵쿵쿵쿵하는 심장 소리를 듣고, 그 사이 조금 더 자란 너의 길이와 무게를 전해 듣던 그 순간이 참 설렜다. 때마다 다르게 어떤 날은 너의 척추 뼈를 확인하고, 어떤 날은 손가락 다섯 개를 발견하고, 또 어떤 날은 드디어 너의 얼굴을 초음파로나마 확인하던 순간들이 참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임신 기간, 검진을 갈 때면 남편 없이 산부인과를 주로 혼자 다녔는데 마냥 설렐 수 있었던 이유는 너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내 뱃속에 있는 게 맞나 대부분은 잘 믿기지 않던 날들을 몇 밤 자고 나면, 정말이지 네가 거짓말처럼 마법처럼 내 뱃속에 잘 있다는 것을 눈으로 귀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인데 어떻게 안 설렐 수가 있을까. 그래서 검진을 갔던 날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잊기 싫은 설렘의 조각들로 남았다.


너를 실제로 만나면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은 다름아닌 너를 품에 꼭 껴안아보는 것이었다. 요새 원없이 하고 있는 일. 품 안에 가득 차는 너를 꽉 안고 목덜미에 뽀뽀를 퍼붓는다. 허벅지, 발바닥, 발가락, 손바닥, 배, 귀, 눈, 콧구멍… 뽀뽀는 해도 해도 안 질린다. 하도 내가 뽀뽀를 해대서 그런지 우리 아기도 나에게 뽀뽀를 곧잘 해준다. 침을 잔뜩 묻히면서 하는 뽀뽀지만 그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렇게 나를 기다리게 하고 설레게 했던 아기가 정말로 내 옆에 누워서 제법 대자로 뻗어서는 한 명의 사람처럼(?) 자고 있다는 게 문득 믿기지 않는다. 뱃속에 있었던 시간이 아직도 이렇게 생생한데 말이다. 마법 같은 일이다.


너무 사랑한다. 너를 처음 낳았을 때보다 지금 더 사랑한다. 아마도 점점 더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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