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힘든 날
마의 구간 목요일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하고 따라서 정신적 스트레스도 일주일 중 가장 높은 날. 금요일은 이미 바닥난 체력이어도 다음 날이 주말이라는 희망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버티는데 목요일은 그렇지 않다. 그냥 힘들다. 하하…
이번 주의 경우는 어제부터 체력이 바닥남을 느꼈다. 아이가 기질적으로 순한데도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면… 정말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하루 두세 번, 아이가 변을 봤을 때는 기저귀를 갈고 물티슈로 대충 정리한 뒤 아이를 번쩍 들어 세면대에서 씻겨야 하는데 이게 엄청 무리가 된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 아기의 무게가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다. 하지만 키도 무게도 그저 잘 자라고 있는 아이의 탓을 할 수는 없고, 사실 그조차도 성장에 목숨 걸고 먹여온 내 탓이라 그냥 이러나 저러나 내 문제다…… 요 며칠은 체력이 너무 떨어지다보니 밥 양을 늘려 많이 먹어봤는데 덕분에 소화제만 몇 개를 먹고 체하기도 하고 그렇다. 노답이다.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운동할 체력이 없다. 어쩐지 한심한 소리만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게 지금 나의 답답한 현실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 몸부터 만들어놓을걸.
어제 오전부터 체력이 바닥나는 기분을 느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아이를 데리고 키즈 카페에 다녀왔다. 아이가 좋아하고, 또 나도 막상 가면 기분 전환이 되니까. 문제는 아이를 안고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몇 걸음 걸으면 있는 차 카시트에 아이를 앉히는 것, 겨우 그걸 하는데 졸도할 것 같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진짜로 순간 어질어질했다.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갈까 잠시 생각했지만 다녀왔고, 집에 와서 또 밥을 엄청 먹고 소화제를 먹었다는. 이게 맞나?
오늘은 마의 목요일이지만 친구가 놀러와주는 날이다. 정말 기다렸던 날이다. 원래 청소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손님이 올 때 청소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역시 순조롭게 될 리가 없지! 아침에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의 먹을 것을 챙겨주는데, 물을 달라던 아이가 물통을 열어 굳이 굳이 물을 다 쏟고는 물장난을 하고 있다. 내가 청소하는 곳을 따라다니며 음식을 다 흘리고 묻히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방금까지 있었던 리모콘 사라져서 한참을 온 집을 찾아보니 어딘가 깊숙이 숨겨져있고… 기어코 애착 인형을 쓰레기통에도 넣어보고. 재밌냐… 현타가 왔다. 바깥에서 신는 아빠 신발을 언제 또 찾아 신었는지 집 안을 활보한다. 청소하는 게 의미가 있나? 하면서, 한 명은 더럽히고 한 명은 쫓아다니며 그렇게 청소 비슷한 뭔가를 겨우 마친다.
오늘 내 소원은 아이가 낮잠을 3시간 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