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낮잠을 안 자요

차암나

by lovelyjio


아기가 낮잠을 안 잔다. 휴…

어제는 오전 일찍부터 아이랑 같이 장도 보고 오고 쇼핑몰에 한참을 풀어놓아서 실컷 걷게 두었는데도 저녁 6시가 되어서야 겨우 1시간 자고 일어났다가, 밤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그것도 기어코 내가 옆에 눕자 잠들었다.

아이가 낮잠을 안 자면 하루가 너무 긴 것이다.

날이 시원해지고부터는 놀이터에서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쯤은 놀면서 아이의 체력을 빼곤 하는데, 오늘은 비가 와 놀이터에 나갈 수가 없어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게 해주었다. 제발 낮잠을 자주길 바라면서. 그런데 오늘도 내 아기는 낮잠을 안 자는 것이다. 하하.


한 끼 밥 먹는데도 어찌나 옆에서 조마조마하게 행동하고 기어코 사고를 치는지. 기어코 텀블러에 가득 담아둔 물을 다 쏟은 데다가, 이리저리 종종거리던 나까지 밥그릇을 깨고 말았다. 휴.


아이랑 하루를 ’순조롭게‘ 살아간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아이의 손에 무언가 들려있어도 그 정도는 괜찮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왜 항상 고작 그걸로 칠 수 있는 최악의 사고가 일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진짜.


너무 답답해 이런 거라도 쓰며 스트레스를 달래보는 지금은 아이에게 물론 뽀로로를 틀어주었다. 아이가 뽀로로를 보지 않는 한은 내 그림자이기 때문에. 뽀로로를 종일 틀어둔다면 내 한 몸은 편하겠지만, 아이를 망치는 일 같아서 그렇게까지는 할 수가 없고 해서도 안 되고, 정말 답답할 때만 틀어놓고 홀로 쉬는 편이다.


지금의 시기를 재접근기라고 하던데, 아이가 다시 엄마에게 집착하는 시기. 나는 그 말의 뜻 자체에 공감을 못하겠다. ‘재’라고 하려면 잠시 안 그랬던 시기가 있었어야 한다는 건데, 언제요……


아이를 돌보면서, 이 돌봄의 일이라는 게 정말 보통의 일이 아니구나… 사람 하나 갈리는 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을 돌보며 온전히 케어한다는 건 개인 한 명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감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분명 그 사람은 몹시 힘들 것이다. 그래서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나는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못되는구나 하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 그나마 내 아이니까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는 것이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못했다. 일주일 중 절반의 하루들은 행복하고 할 만하다 느끼는 것 같고, 나머지 절반의 하루들은 지치고 힘들기도 한데 그렇게 매번 어떻게든 일주일을 보내다보면 시간이 쌓여있다는 것이 커다란 위안이 된다. 그만큼 아이는 자라있을 것이다. 나는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해 내 몫을 한 것일 것이다. 돌봄의 일은 개인에게 절대로 강요하지 말아야 할 일이겠구나, 그때부터 그 사람의 인생은 없으므로. 나는 요새 그 생각을 한다.


어린이집에 가야할 때가 왔는데 왜 어린이집 순번은 이렇게나 뒤로 밀리는가? 그것도 답답할 노릇이다. 올해 18번으로 시작한 대기 순번이 30번까지 밀려났다. 차암나.


아이가 있어 행복한 순간도 많은데 아무래도 스트레스 받는 순간에 글쓰기를 통해서라도 해소하려다보니 힘든 얘기만 잔뜩 쓰고 있게 되는 것 같다. 혹시나 피로감을 느낄 독자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


하지만 아이가 낮잠을 자는 날과 안 자는 날의 멘탈 차이가 매우 크다는 걸… 육아해보신 분들은 이해해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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