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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uman diary Apr 23. 2021

공무원

모두가 편하다 생각하지만, 가장 힘들고 두려움이 가득한 사람들

난 공무원 혹은 그와 유사한 분들과 일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분들 사람들은 무척 편한 직업이라고들 생각해. 물론 그런 경우도 많아. 또 그렇게 생각하면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편한 직업이라기 보다는 뭔가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역할이 많아. 그래서 그들은 편하지 않아 보여.

왜냐고? 그들의 결정 하나가 사람들의 삶을 오락가락 하게 만들거든.

"아무리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공무원이 최고지! 안그래?" 뭐 ... 물론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 그런데 말야, 직업이란 건 편하다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건 아니지 않나 싶어. 자기한테 맞아야 하거든.


난 10년 넘게 대형 건축설계사무소를 다녔어. 모듈러건축 개발도 해봤고, 작은 아뜰리에도 있어봤지. 오랜 직장인 생활을 마치고 막상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난 내가 그동안 직장인으로서 무척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다는 걸 깨닫았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대화하는 것도 싫어한다고 생각했지.

"그래? 난 너가 사람들 만나고 일하는 걸 잘 할줄 알았는데 ... 언제까지 회사에 있을껀가 했지"

막상 나는 나를 제대로 못보고 있었던 거지. 막상 독립하고 나서 설계를 하는 것보다 뭔가 일을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너무 재밌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의 본 모습인건지. 근데 그걸 이제야 알게 된거야. 만약 내가 공무원이 아무리 좋아도 거기 있다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 받고 살고 있을지도 몰라. 대한민국 대표 설계사무소의 삶은 어떨것 같아. 사실 좋아. 월급 잘 나오고 직책이 좀 올라가면 누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나름 편하거든. 근데 난 거기서 스트레스 받고 뭔가 나 답게 못살고 있던거지. 그리고 난 그걸 깨닫지 못했던 거야.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맞는 사람들일수도 있지만 그들도 힘든게 많을거란거지.


*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하는 것은 무척어렵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이해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주변에서 보는 나 역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한다. 결국 나를 이해하려면 그러한 환경에 나를 던져볼 용기를 가지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떠한 환경에서 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갖게 되고 그것은 다시 나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는 법이다. 직업을 구하는게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잘 보면 힘든건 싫다고도 한다. 구하기 어려운게 힘들걸 회피하려 하는 이유도 포함될텐데. 서울대, 카이스트 처럼 좋은 대학 나온 친구들도 그러하니 ... 결국 밀려서 조금 낮은 대학을 나온 친구들에게 기회가 가지 않는거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조금 힘든 일이지만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 취업과 편안함의 역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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