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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Jul 28. 2024

디지털 혁신 실행: 솔루션의 디지털화

디지털 혁신-16

솔루션의 디지털화의미중요성

   ‘솔루션(solution)’은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의 일종으로 공급자 관점에서는 유형 제품과 무형 서비스, 또는 HW와 SW를 결합한 것이다. 수요자 관점에서 솔루션은 고객/소비자(또는 사용자)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소비자/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가진 불편함이나 결핍 상태를 개선하거나 해소하는 것이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는 아니기에 솔루션을 만들고 판매하게 된다. 예를 들면, 차량 운전자는 차량이 이동 수단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주행 중에 필요한 편의 서비스도 제공하길 기대하고 고장 시에는 신속하게, 적은 비용으로 복구되기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차량 제조/판매업체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차량이라는 제품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문제해결 수단을 연결, 통합해서 하나의 솔루션으로 생산-판매하게 된다. 


   제품/서비스 생산자는 소비자/고객의 요구/욕구/기대 등을 명확히 헤아려서 솔루션으로 판매하는 것이 개별 제품/서비스로 판매하는 것에 비해 더 높은 매출/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품보다는 완제품이, 제품보다는 서비스가, 나아가 솔루션이 부가가치와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 이런 이유에서 제품에 서비스를 부가/결합하거나 제품 자체를 서비스로 생산-판매하는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전자 즉, ‘제조()의 서비스화’ 예로 소니와 도시바 같은 전자제품 제조업체는 제품을 판매해서 1회성 수익을 챙기던 방식에 부품, 액세서리, 콘텐츠 등을 계속해서 판매하는 방식을 덧붙여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수익을 재창출한다’는 의미로 리커링(recurring) BM이라고 한다. 후자 즉, ‘제품의 서비스화’ 예로 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같은 건설장비 제조회사는 HW인 굴착기에 SW인 원격관제 서비스를 결합해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인 것을 들 수 있다. (참고로, 앞의 두 회사는 2021년에 현대제뉴인으로 통합, 2023년 2월 현대사이트솔루션으로 회사명을 변경했음.) 


   유형 제품과 무형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에 컴퓨터 HW와 SW, 통신 등 ICT와 AI, 클라우드, 로봇 등 디지털 신기술을 통합한 디지털 솔루션은 (아날로그) 솔루션에 비하면 연결성, 지능적 처리, 자동화/무인화, 맞춤/개인화 능력과 생산-유통의 효율성 및 품질이 더 커진다. 


디지털 솔루션의 유형

   디지털 솔루션은 (1) 주된 구성품에 따라 제품 기반 솔루션과 서비스 기반 솔루션, (2) 제공 기능에 따라 전용 솔루션과 범용 솔루션으로 나눌 수 있다. ‘제품 기반 솔루션’은 주로 제품에 SW를 추가하거나 기능 중 일부/전부를 SW로 대체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스피커에 AI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SW를 추가해서 ‘AI 스피커’로 만들거나 차량에 SW와 통신을 결합해서 ‘커넥티드 카’ 또는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식이다. 주택이나 건물에 SW와 통신을 결합해서 만든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등도 여기에 속한다. ‘서비스 기반 솔루션’은 디지털 서비스에 아날로그 제품 또는 아날로그 서비스에 디지털 제품을 결합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스마트 시티는 도시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의/식/주, 건강/의료, 교육, 이동, 소통, 자산운영, 복지, 안전 등 광범위한 서비스와 관련 제품을 연결, 통합한 솔루션이다. 


   솔루션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용(專用솔루션(예: 외국어 학습)도 있고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범용(汎用솔루션(예: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저작 도구)도 있다. 문제에 따라 전용 솔루션이 적합할 때도 있고 범용 솔루션이 바람직할 때도 있다. 어느 것을 생산할 것인지는 소비자 니즈를 감안, 생산자가 선택할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전용 솔루션보다 범용 솔루션이 더 높은 수준의 생산기술을 필요로 한다. 전용 솔루션은 특정 문제해결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결합하거나 기존 제품/서비스를 연결, 통합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2017년 미국 USC(남가주)대 코쉬네비스(B. Khoshnevis) 교수는 CAD/CAM, 3D 프린팅, 로봇 등을 통합한 컨투어 크래프팅(Contour Crafting) 기술을 상용화하였다. 이는 기존 건설 방식보다 비용 절감, 시간 단축, CO2 배출과 에너지 사용량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건설 전용 솔루션이다. 반면, GE의 Predix, 지멘스의 MindSphere,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쳐 오토메이션 엑스퍼트 등은 산업인터넷(IIoT: Industrial IoT)으로 각종 장비/설비를 연결, 통합해서 제품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생산 자동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범용 솔루션이다. 최근 크게 각광받는 생성형 AI 솔루션은 ① 텍스트 생성, 오디오 생성, 비디오 생성 식의 전용 솔루션(예: 챗GPT 3.5, 미드저니)도 있고 ② 여러 가지 미디어를 한꺼번에 입/출력할 수 있는 범용 솔루션(예: GPT-4o 멀티모달 서비스)도 있다. AI 자체는 특수목적 AI(예: 바둑 게임용 알파고, 머신비전 기반 품질검사)에서 시작해서 범용 AI, 나아가 AGI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솔루션과 플랫폼

   디지털 솔루션은 서비스 구조에 따라 모노리식 솔루션과 플랫폼 (기반) 솔루션으로 만들 수 있다. 모노리식 솔루션은, 모노리식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전용/범용 솔루션이 제공해야 할 모든 기능을 하나의 그릇에 담은 것으로 확장성, 안정성에 한계가 있다. 플랫폼 기반 솔루션은 디지털/스마트 서비스로 제공될 서비스에 필요한 공통 HW나 SW를 플랫폼 계층에 포함한 것으로 생산 비용/기간 감소 및 품질 향상을 기할 수 있다. 오늘날 생산/유통, 거래/협업, 건강/의료, 수송/이동 등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은 대부분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 구조가 솔루션 자체와 이해관계자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커진 복잡성과 변동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과거 제조업, 서비스업 등 생산자 관점의 ‘고정적 산업’(static industry)은 오늘날 의식주, 지식/정보 교환/공유, 건강/의료, 수송/이동 등 소비자 관점의 ‘역동적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기술 발전, 기업간 경쟁 심화, 소비자 행태 변화 등으로 인해 시장 권력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한 것과 동일한 변화인 셈이다. 신산업 생태계는 과거처럼 안정적 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역할과 영향력에 따라 단기적,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생태계이어서 다양한 구성요소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림 1>은 도요타가 2018년에 발표한 자율자동차 기반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Autono-MaaS의 개념도이다.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는 전통 자동차 산업의 플레이어에 자차 또는 공유차 보유자/이용자/중개자, 보험/금융/쇼핑 등 차량 구입 및 운영유지 관련 서비스 제공자 등이 추가된 새로운 생태계가 될 것이다. 도요타는 중추 역할을 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상호작용함으로써 생태계 전체를 주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림 1> 도요타의 Autono-MaaS 개념도 (출처: Toyota, 2018) 

  

디지털 솔루션 목적별 구현()

<연결/통합 솔루션()>

▸의의: 다양한 HW, SW, 통신 기술을 연결하고 이들이 시너지를 내도록 통합해서 고객/사용자의 문제를 효율적, 효과적으로 해결함. ① 생산-유통 프로세스 경우 IoT와 엣지(edge)/클라우드 컴퓨팅, ② 관리/사무 프로세스 경우 워크플로우 또는 프로세스 통합, RPA 등이 중요 도구로 활용됨.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의 모든 데이터를 원격지에 있는 서버에 송/수신하지만, 엣지 컴퓨팅은 일부 데이터는 단말에서 처리하고 나머지 데이터를 서버에 송신하는 방식이기에 통신 비용/부담, 데이터 유출 위험 등을 줄일 수 있음. 

산업융합 플랫폼, 지멘스의 MindSphere와 GE의 Predix: 각종 생산장비와 설비 운영 관련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해 생산 자동화, 운영 최적화, 예지정비 등을 수행함. 


<분리/분할/분권화 솔루션()>

-디바이스 AI, 삼성전자의 가우스(Gauss): LLM 기반 & 클라우드 방식의 생성형 AI와 달리 스마트 기기에 내장된 AI 칩과 SW를 활용한 소규모 & 문제해결용 AI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ICT를 활용해서 모으고 이를 가정, 공장, 전기자동차 등에 공급하는 발전소. 전력 초과 생산이나 수요 부족을 줄일 수 있음. 


<지능화/자동화/무인화 솔루션()>

무인이동체: 육/해(상, 중)/공에서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선박/잠수정, 드론, 항공기, 스마트 로봇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HW, SW, 통신 기술 등의 집적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해석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동작을 수행함. 

자율운영기업: C3.ai사의 Enterprise AI와 Aera Technology의 인지 기반 OS는 사람의 개입 없이 기업활동을 계획-실행하는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음. 

차량 제조 플랫폼, 현대트랜시스 TADA(Transys Advanced Data Analytics): 제조/조립/(비전)검사 등 스마트 제조, 작업자 안전관리, 부품 개발 등을 지원하는 전용 솔루션의 기반으로 활용됨. 


<실시간화/온디맨드 솔루션()>

스마트 모빌리티: 고객이 이동하고자 하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최적 이동경로를 추천하고 고객 선택에 따라 이동 수단(예: 승용차, 대중교통, 자전거)의 예약, 요금 계산 및 결제 등을 실행함. (예) 도요타의 Autono-MaaS 


<가상화/실감화/실체화 솔루션()>

디지털 트윈: 공장, 병원, 호텔, 공공시설 등이 제품 제조나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자원 및 프로세스의 운영을 최적화하는 솔루션. 현실세계 개체의 속성과 동작을 가상세계의 객체로 모델링한 후, 현실세계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가상세계에 전달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도출, 현실세계에 피드백함. 현실세계 개체를 VR/AR,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서 가상화/실감화하는 기능도 제공함. 

디지털 목업(Mock-up): 자동차, 비행기, 건물 등의 제조/건설 과정에서 제품/공정정보를 관리하는 PLM, 설계/해석 도구인 CAD/CAM/CAE, 건물정보모델링(BIM) 등을 통합해서 축소모형을 설계, 시각화하고 필요 시 3D 프린터로 실물을 제작함. 


<맞춤/개인화/친인간 솔루션()>

▸넷플릭스의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콘(Aicon)사의 주문형 건설: 3D 프린터와 소재 믹싱, 운영 SW 등을 통합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의 디지털 헬스케어: 각종 센서, 스마트 기기, 지능형 SW 등을 통합해서 사용자의 일상생활이나 질병의 예측/관리를 도와줌.


<친환경/저에너지 솔루션()>

▸테슬라의 친환경 사업: 전기차 제조,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관리 등 사업 연계

▸존디어, 바이엘-몬산토,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우리나라 대농 등의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 솔루션: 센서를 활용해서 3차원 토양지도를 개발하고 그에 따라 지역별로 적합한 농작물을 파종하고 알맞은 양의 비료/물/농약을 살포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함. 여기에는 카메라, 라이다 등 센서와 인공위성, 드론, 로봇, GPS/GIS,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 기술이 적용됨. // 


참고문헌 

∙Toyota(2018), e-Palette Allianc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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