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IR-3.5] 4차 산업혁명 기술 이해-5
클라우드(cloud)는 구름이라는 뜻으로 정보시스템 구성도를 그릴 때, 네트워크(또는 인터넷)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한 데서 비롯된 용어이다. 참고로, 정보시스템을 개발할 때, ‘user transparency(사용자 투명성)’를 고려하는데 이는 ‘사용자가 그 속을 볼 수 있게 투명하게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인 ‘사용자는 기술적 또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필요가 없게(즉, invisible 또는 undetectable) 만든다’는 의미이다. 같은 맥락에서, 클라우드는 ‘사용자가 그 뒤에 숨어 있는 컴퓨팅 방식을 알지 못하더라도 잘 쓸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의미가 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2011)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자가 원할 때 즉시 (on-demand self Service), 어떤 채널로든 통신망에 접속해서(broad network access), 필요한 IT 자원(예: 컴퓨팅 파워, 저장소, 메모리, 통신망)을 어느 곳에 있든지 상관없이 가져다가(resource pooling), 필요한 만큼 쓰고(rapid elasticity), 사용한 만큼 대금을 지불하는(measured service 즉, pay-per-use) 방식’으로 정의하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비스 방식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사용자로부터 가장 멀리, 깊숙한 곳에 있는 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 ‘이아스’라고 읽음)는 인프라 즉, 컴퓨터 HW(예: 서버, 디스크), 시스템 SW(예: OS), 네트워크 등을 제공한다. PaaS (Platform as a Service, ‘파스’라고 읽음)는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배치할 때 필요한 서비스, 예를 들면,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 통합, 미들웨어, 컴파일러, 라이브러리, 메시징, 보안/인증 기능 등을 제공한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사스’라고 읽음)는 사용자가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 예를 들면, e-메일, 오피스,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등을 포함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IT 자원을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통상 3가지로 분류된다. 프라이빗(private, 폐쇄형) 클라우드는 IT 자원을 기업이 직접 구입해서 관리, 활용하는 방식이고, 퍼블릭(public, 공개형) 클라우드는 전문 서비스 업체가 불특정 다수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구축한 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hybrid, 혼합형) 클라우드는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기 곤란한 자원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공유 가능한 자원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IT 자원을 회사 내 ‘premise’(‘건물/시설’이란 뜻)에 운영하는 것을 온 프레미스(on premise), 원격지에 두는 것을 오프 프레미스(off premise)라고 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온 프레미스 또는 오프 프레미스로, 퍼블릭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 온 프레미스로 운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술 측면에서 보면, 1980년대 이후 발전된 여러 가지 컴퓨팅 기술 예를 들면, 병렬 컴퓨팅, 분산 컴퓨팅, 가상화, 컴포넌트화, 오픈소스, 신속(agile) 개발 등이 복합된 기술이다. 병렬 컴퓨팅(예: 시분할 방식)은 하나의 컴퓨터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하나의 자원에서 동시에 여러 개의 작업이 처리될 수 있게 한다. 분산 컴퓨팅(예: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은 이용자든 제공자든 위치/지역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받을 수 있게 한다. 가상화(virtualization)/가상머신(Virtual Machine) 기술은 구축된 HW, SW, 네트워크 등의 물리적 특성과 상관없이 개발자/사용자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그것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컴포넌트화 기술(예: CBD, SOA)은 SW를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상호연동 가능한 다수의 독립적 구성품으로 나눔으로써 개발은 물론, 배치-운영상의 효율/효과를 높여준다. 오픈소스는 제작자가 자신의 권리는 유지하면서 누구나 그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한 HW나 SW를 가리킨다. 신속개발은 기업환경이나 고객 요구사항이 자주, 크게 바뀌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종래의 순차개발 방식(예: 요구분석, 설계, 구현, 시스템통합, 배치/운영 식의 폭포수 모델)을 압축한 개발방식(예: design-build-test를 자주 반복하는 스크럼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경영/경제 측면에서는 공유경제나 플랫폼 기반 경제의 확산을 의미한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원래 남는 자산을 나눠 쓰는 협력 소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산을 구매,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연결, 사용하는 방식이 보편화된 경제체제를 가리킨다. 플랫폼 경제는 두 그룹의 고객(이를 양면시장/double-sided market이라고 함)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는 경제체제를 가리킨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우버가 차량을, 에어비앤비가 숙소를 공유하는 것처럼 IT 자산을 공유하게 해 준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이 상품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구글이 검색서비스 이용자와 광고주를 연결하는 것처럼 HW, SW, 네트워크 등의 공급자와 사용자를 연결해 준다.
2006년 8월, 아마존은 최초의 IaaS인 EC2(Elastic Compute Cloud)를 론칭하였고 이를 AWS(Amazon Web Service)로 확장했다. 2008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Azure(‘애저’로 읽음)를 출시하였고 그 후 IBM, 구글, 알리바바, 랙스페이스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였다. AWS는 전 세계 IaaS 시장의 40% 이상, 전체 클라우드 시장의 1/3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IaaS에서 시작해서 PaaS, SaaS로 확장해 가는 반면, MS와 구글은 PaaS 또는 SaaS에서 시작해서 IaaS로 확장해 가고 있다. 2018년 현재 AWS에는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분석, 네트워킹, 모바일, 개발자 도구, 관리 도구, 사물인터넷(IoT), 보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등 IaaS, PaaS에 해당되는 140개 이상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아마존은 클라우드 컨택 센터(contact center, 고객서비스 통합조직) 서비스인 '커넥트(connect)'를 SaaS로 출시하였다.
PaaS는 아마존과 MS 제품 외에도 구글-앱 엔진(Google App Engine), 오라클-클라우드 플랫폼(Oracle Cloud Platform), 피보탈-클라우드 파운드리(Cloud Foundry), 세일즈포스닷컴-히로쿠(Heroku) 등이 공급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IoT,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 서비스도 PaaS에 포함되고 있다. 특정 주제/영역(예: 의료, 토양, 기후, 교통 등 관련) DB 자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dPaaS, 애플리케이션 통합에 초점을 둔 iPaaS, 그리고 블록체인을 위한 BaaS 등이 등장하고 있다. SaaS는 규모가 가장 큰 시장으로 MS의 오피스 365, 세일즈포스닷컴의 CRM, 그리고 어도비, 오라클, SAP 등의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모든 것이 서비스로 제공되는 XaaS(Everything as a Service)로 발전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T 서비스 개발-관리-활용 전 과정에서 비용 절감(즉, 자원 효율성/경제성)과 함께 유연성, 확장성, 개발-운영 용이성, 사용자 활용성, 서비스의 신뢰성과 보안성 등을 높여 준다. 비용 절감은 꼭 필요한 자원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활용하기에 또, 규모의 경제를 갖춘 전문업체를 활용함에 따라 가능해진다. IT 자원에 대한 자본지출(CAPEX)은 운영비용(OPEX)으로 전환된다. 유연성은 자원에 대한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은 사용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향상된다. 개발-운영 용이성은 필요한 기능이 컴포넌트 형태-이를 ‘마이크로 서비스’라고 함-로 제공되므로 ‘플러그-앤드-플레이’ 식의 시스템 구축과 수정,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상된다. 표준화되고 다수 고객들에 의해 검증된 서비스가 제공되기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향상되고 전문 인력/기술과 도구가 지원되므로 보안성도 향상된다. 다만, 퍼블릭 클라우드 경우, 서비스 제공자가 IT 자원을 관리, 통제하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안성이 약화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자금, 인력, 시간, 시장/고객기반 등이 취약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게는 꼭 필요한 도구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다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ERP, CRM 같은 패키지 SW를 도입, 운영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 모든 기업은, 규모에 관계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서 위험부담이 큰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 예를 들면,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곳에서 이용하게 해 주는 n-스크린,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전문가들의 공동 설계/저술 등이 가능해졌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AI, 데이터 분석, IoT, 5G 등과 함께 초연결/초지능 사회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술 중 하나이기에 수요-공급 확대를 통해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을 모두 고도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 팩토리나 디지털 의료 등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활용되어야 하는데 이는 과거와 같은 중앙집중식 자료처리는 물론,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또한, 새로이 제기되고 빈번히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이 SaaS나 PaaS를 활용한 마이크로 서비스로 개발, 배치되어야 하는데 종전과 같은 모노리식(monolithic, 분할이 불가능한 단일형) 아키텍처로는 감당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5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컴퓨팅법’을 제정하고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기본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공급은 외국 업체가 거의 독점하고 있고 일반기업의 서비스 도입률은 OECD 평균(24.8%)의 절반(12.9%) 수준이어서 정책/전략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장 이전, 일반기업은 컴퓨터 HW와 시스템 SW는 전문업체 제품을 구매(buy)하고 내/외부 사용자를 위한 응용 SW는 자체개발(make)하거나 패키지 SW를 도입해서 전체 시스템을 통합(SI: System Integration)하는 식으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장 이후, 이를 도입한 기업은 IaaS, PaaS, SaaS 서비스 중에서 필요한 것을 선정, 사용하고 그에 따라 대금을 지불하는 식으로 정보시스템 개발-운영 프로세스가 바뀌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려면 수요 기업에서는 IT 자원에 대한 인식(예: 소유에서 사용으로), 기술(예: 오픈소스, IT 아키텍처), 인력(예: 아키텍트 확보/육성), 조직구조(예: 개발-운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DevOps), 조직문화(예: 협동적, 수평적 문화), 거버넌스(예: CIO 외에 CEO, CFO, CTO 등 관여), 대내/외 협력방식(예: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 파트너 확보), 성과지표(예: 투입량/보유량 대신 목표달성 기여도) 등이 재정립되어야 한다. 공급 기업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창의적 아이디어에 입각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