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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Apr 05. 2019

4차 산업혁명과 공동체의 변화

[4IR 4.8] 4차 산업혁명과 경제/사회 변화

인류 차원의 해결과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Arnold J. Toynbee)의 말처럼 인류는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 속에서 발전해 왔다. 과학기술 발전이 문명 발전에 기여한 것은 틀림없지만, 그에 못지않은 폐해를 만들어 왔고 4차 산업혁명(4IR)으로 불리는 대변혁은 기회만큼 큰 위협도 내포하고 있다. 미래학자나 전문기관들은 인류 차원의 해결과제 즉, 지금도 걱정거리지만 앞으로 점점 더 큰 고통이나 재앙의 원인이 될 문제들로 아래와 같은 것들을 꼽고 있다.   

▪ 환경오염: 물/공기/토양 오염,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 생물다양성 감소

▪ 세계 인구 증가(억 명, ): 73(2015)→ 80(2023)→ 97(2050)으로 증가 [FAO, 2014]

▪ 식량 부족: 8억 명이 식량 부족, 20억 명이 영양실조 상태 [WEF, 2017]

▪ 물 부족: 25억 명이 물 부족 예상(2025년 기준) [WEF, 2017]

▪ 에너지 고갈: 향후, 석유 51년, 천연가스 53년, 석탄 114년 동안 채굴 가능 [BP, 2015] 

▪ 질병/재해/재난: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한국): 2005~2015년에 1.8배 증가(GDP의 9.5%)

▪ 사회적 차별: 인종/종교/계층/지역 갈등, 여성 차별, 블루/화이트/골드 칼라 차별

▪ 경제적 불평등: 전 세계 인구 중 27억 명이 2.5$/day 이하로 생활하고 있음 [Wikipedia- BoP]. 상위 1%가 가진 재산이 하위 99%가 가진 재산보다 보다 많아짐 [옥스팜, 2017]

▪ 전 세계 도시화 비율(%): 43.0(1990)→ 51.7(2010)→ 60.4(2030)→ 68.4(2050) [KOSIS]

▪ 고령화: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14.3(2018)→ 20.8(2026)

▪ 전통의 파괴: 전통 유산의 훼손, 상부상조의 변질, 인간(또는 생명) 존엄성의 훼손

▪ 범죄/테러 증가(예: 강력범죄 건수): OECD 34개국 중 한국 11위, 일본 34위 [한국경찰연구학회] 


신기술이 제공하는 기회(예)

   디지털 기술,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과학기술은 위에서 제시된 난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인류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4개 영역에서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 가지 솔루션을 살펴본다. 

건강한, 장수하는 삶

   의료기술과 IT, BT, NT 등 융합기술에 의해 각종 질병의 예방, 최소 침습(浸濕) 또는 비(非)침습 방식의 치료/수술, 유전자 분석 및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심신의 건강관리 등이 가능해 짐. 재생의학과 바이오 프린팅 기술 발전에 힘입어서 사고, 장애, 노화 등으로 손상된 신체/장기의 복구나 대체가 용이해 짐. 

안전하고 쾌적한 삶

   사물인터넷(IoT)에 의한 상시 모니터링과 제어, 환경통합 기술에 의한 기후 제어/조절, AI와 빅데이터 분석에 의한 장애/사고/범죄/자연재해 예측, 드론이나 스마트 로봇에 의한 사고의 조기 발견 및 대응/대피, 구난, 보호 등이 가능해 짐. BT와 NT 융합기술로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생산, 살포하고 IT로 모니터링 & 제어함으로써 토양/물/공기 등의 오염을 방지하거나 저감시킬 수 있음. 

 즐겁고 편리한 삶

   AI와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개인화된 지식/정보/콘텐츠를 쉽고 빠르며 경제적으로 생산-유통-소비할 수 있게 됨. 로봇과 AI, 드론 등을 활용함으로써 육체노동, 단순-반복 작업, 위험 작업 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음. IoT, 인지과학/뇌과학 등에 의해 사람-사람-사물 간 연결이 용이해지고 보다 자율적이면서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운영이 가능해 짐. 

풍요로운 삶

   신소재, 자율주행, 에너지 등 기술발전에 따라 육/해/공중에서 사람이 이동하거나 물자를 수송/운송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 짐. 손수 운전을 할 필요가 없어서 이동 중에도 업무 수행이나 여가활동을 할 수 있게 됨. NT, BT 등 발전에 따라 물자(예: 주택, 자동차, 에너지, 의복, 일상용품)나 식품 구입비용이 줄어듦. 


신기술의 부정적 영향 또는 위협(예)

   여러 가지 신기술은 위와 같은 기회요인 못지않게 큰 위협요인도 내포하고 있다. 다음 4가지 영역에서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일자리/고용 불안정

   로봇과 AI가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대체하고, 경제적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며 고용의 불안정성도 커짐.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Thomas Prey)는 지금의 포춘 500대 기업 중 절반은 2030년쯤 소멸될 것이라고 함. 우버나 업워크 같은 공유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임시직 경제(Gig Economy)가 보편화됨. 

개인생활 침해 내지 위협

   CCTV가 늘어나고 GPS, IoT, 모바일 앱 등이 확산됨에 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위치/상태를 추적당하고, 행동, 습관, 가치관 등 관련 정보가 노출되어 어딘가에 축적되고 있음. 그 결과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Big Brother가 될 가능성이 커짐. 인간의 오감으로는 인식하기 어려운 초미세물질을 다루는 NT, 생명체를 조작하는 BT, 뇌와 마음을 제어하는 인지과학(CS) 등 기술의 연구-적용이 잘못될 경우,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음. 

경제/사회적 불평등 확대

   대부분의 신기술과 제품/서비스(예: 자율주행차량, 바이오신약)는 R&D로부터 상업화와 보급에 이를 때까지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성공할 경우, 독/과점 수준의 수익을 얻게 되므로 개인/기업/국가 간 경제적 부(wealth)와 그에 따른 사회적 지위의 불균형 내지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음. 

가치관과 인간 정체성 위기

   BT, NT, CS 등 융합기술 발전에 따라 기계에 가까워지는 인간과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가 빠르게 확산되다 보면 가치관의 혼란과 인간 정체성의 위기를 맞을 수 있음. AI와 로봇이 고도화됨에 따라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지능적 사물/로봇과의 사회적 관계도 재정립될 가능성이 있음. 


기술 또는 사회 요인에 의한 공동체 변화

   공동체 즉, 가정, 학교, 직장,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 국가, 인류는 기술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주거, 일자리/고용, 교육/학습, 수송/이동, 안전, 복지, 에너지/환경, 인간관계 등의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변화와 머지않아 현실이 될 자율주행차 보급에 따른 경제-사회 변화만 살펴볼 것이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에 대해 WEF(2016)는 2025년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사건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예시한 바 있다. 즉, 전 세계에서 약 1조 개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거리에 신호등이 없는 도시가 등장하며, 3D 프린터로 제작된 자동차가 생산되고, 인구조사 센서스를 빅데이터로 대체하는 정부가 등장하며, 미국에서는 전체 자동차의 10%가 자율주행차로 운행되고, AI를 이용한 기업 감사가 확대되며, 블록체인이 세금 징수 같은 정부서비스에 적용되면서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또한, 드론을 포함한 무인이동체가 육/해/공 영역에서 운송, 정찰/관측, 감시, 산불진압이나 재난 구호 등에 활용되고, VR/AR 기술발전에 따라 스마트 글라스나 고글(goggle) 같은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가상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위 사건들 외에도 제품/서비스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이자율이 낮아지고 주식투자 수입이 감소하며 AI와 로봇에 의한 기술적 실업이 늘어나기에 지금은 일부 국가에서만 시험 적용 중인 ‘기본소득’이 전면 실행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Must-Have 아이템’(예: 가사도우미 로봇) 구입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일상용품과 주택구입 비용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단순한 구조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건설한 11평-1천만원 주택은 2017년에 이미 등장하였다. 


   미래사회는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가치기준이나 생활방식이 크게 달라진 사회가 될 것이다. 한 예로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만들어 낼 경제-사회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자동차는 ‘내가(또는 우리 가족이) 가고 싶은 장소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해 주는 자산(즉, 소유물)’이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내가 필요할 때 호출해서 일정한 시간 동안만 이용하는 이동수단, 작업공간, 충전용 배터리 등’이 된다. 구조 측면에서 종래의 자동차는 화석연료로 구동되는 기계/전자장치였지만, 자율주행차는 충전 또는 교환 방식으로 장착된 배터리를 가진 IT & SW 시스템이다. 종래의 자동차는 대규모 인력, 시설, 자금을 투자한 완성차 업체를 정점으로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구성품을 제조-납품하는 식의 계층적, 폐쇄적 생태계를 가진 산업이었다. 그러나, 부품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자율주행차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제조-유통되고 횡적, 개방적 생태계를 갖는 산업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교통제어(예: 신호처리, 과속단속, 견인차), 운전면허, 보험, 금융, 법률, 운전기사, 교통경찰, 휴게소 등 관련 일자리는 감소/소멸되는 반면, 배터리, SW, 센서 제조 산업과 이동 중 엔터테인먼트, 편의 서비스(예: 차량 내 식사, 숙박, 미디어) 산업의 일자리는 증가할 것이다. 또한, 주차장, 도로, 휴게소, 공장, 창고, 선적 대기장 등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줄일 수 있고 교통 사고율과 인명/재산 손상이 감소하며 음주운전도 없어져서 안전도가 높아지고, 노약자, 장애인의 이동성 및 편의성이 증대되는 식의 복지 향상과 국가/지역의 이용 가능 공간 증가나 교통체증으로 인한 비용 감소 같은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된다. 

     

기술혁신에 따른 일자리/고용 변화

   4IR 논의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가장 크게 주목한 문제 중 하나는 일자리/고용 변화일 것이다. WEF는 4IR을 다보스 포럼의 의제로 올렸던 2016년 1월,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변화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WEF의 조사는 전 세계 15개 국가/블록 즉, ASEAN, 호주, 브라질, 중국, 프랑스, 독일, 걸프기업협의회(GCC), 인도, 이태리, 일본, 멕시코, 남아공, 터키, 영국, 미국 등에 있는 9개 산업 즉, 기초/인프라, 소비자, 에너지, 재무/투자 서비스, 의료, 정보통신, 미디어/오락, 모빌리티, 전문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약 1,350만 명의 일자리를 표본으로 한 것이다. 조사 결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약 717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되고 약 202만 개가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총 515만 개 즉 매년 약 103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직무별로 보면 소멸될 일자리는 사무행정(475.9), 제조생산(160.9), 건설(49,7), 예술/디자인/엔터테인먼트/스포츠/미디어(15.1), 법률직(10.9), 설치/유지보수(4.0) 등이고, 증가될 일자리는 경영/재무(49.2), 관리(41.6), 컴퓨터/수학(40.5), 건축/엔지니어링(33.9), 영업(30.3), 교육훈련(6.6) 등이다(괄호 안, 단위: 만개). 참고로, 국내 자료 중에는 표본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는 바람에 ‘일자리 감소가 크지 않다’는, 잘못된 해석을 한 경우가 있다. 예측 자체가 타당한지 여부는 별개 문제라고 보면, WEF 조사 결과는 5년 동안 1,350만 명의 53%에 해당되는 717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거라는 것이다. 한편, 미래예측 전문기관인 Techcast사의 CEO인 윌리엄 할랄(W. Halal, 2016)은 2030년까지 예상되는 고용의 변화를 작업 특성을 기준으로 설명하였다. 즉, (1) 복잡한 수작업(예: 이발사, 수위, 농부, 요리, 수리공, 요양보호사 등) 일자리는 안정적이고(19%→ 18%), (2) 단순 작업(예: 공장근로자, 사무원, 트럭운전사 등) 일자리는 감소하며(45%→ 22%), (3) 서비스/지식 근로(예: 교사, 법률가, 의사, 경영관리자, 예술가)는 안정적이고(34%→ 31%), (4) 창조 작업(예: 배관공, 건축가, 전기기술자, 자동차 정비) 일자리는 증가하리라는 것(4%→ 11%)이다. 창조 작업에는 신산업, 예를 들면, 전자상거래, 신재생 에너지, IoT, 스마트홈, 기후제어, 지능형 자동차 등이 포함된다. 할랄은 또한, “AI가 커버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식 근로를 넘어서는 거대한 미개척 경제활동 영역 예를 들면, 즉, 창의성, 기업가 정신, 비전, 협업, 외교, 마케팅, 감독 등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4IR 시대의 일자리/고용 변화는 불가피한 일이 될 것이므로 신산업을 창출하거나 신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지식/경험을 갖추면서 기계가 할 수 없는 창의적이며 감성적인 ‘일자리’(for money)와 자기계발이나 사회봉사 같은 ‘일거리’(for achievement or for friendship)를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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