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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Dec 10. 2022

기업혁신 프레임워크와 유형 분류

03.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개요

유형 분류타이폴로지 vs. 택소노미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혁신’ 자체는 의미가 모호한 용어이다. 범위를 ‘기업혁신’으로 좁힌다 해도 여전히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과거보다 더 크고 새롭게 만드는 활동’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경영학자들은 여러 가지 기업혁신 활동이나 결과를 유형으로 분류함으로써 좀 더 잘 이해, 실행할 수 있게 하고자 노력해 왔다. 유형화(categorization)는 비단 경영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서 새로운 지식을 보다 경제적으로 획득하고 활용하기 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유사성을 가진 여러 개체를 하나의 유형으로 정의해서 이해하고 나면 각 개체는 고유한 특성만 더 이해해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체의 유형화는 통상 ‘위에서 아래로’(top-down) 즉, 추상적 개체를 여러 개의 구체적 하위 개체로 분류하거나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bottom-up) 즉, 구체적 개체들을 단순화, 추상화(abstraction)해서 상위 개체를 정의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Top-down 방식의 분류체계를 타이폴로지(typology), bottom-up 방식의 분류체계를 택소노미(taxonomy)라고 한다. 타이폴로지는 (예를 들면, 생물 분류체계처럼) 개념적 모형이나 이론적 근거에 따라 계층적으로 정의되는 분류체계이다. 반면, 택소노미는 (예를 들면, 쇼핑몰의 상품 분류처럼) 관리자 또는 연구자가 필요에 따라 정의하는 분류체계이다. 타이폴로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객관적 분류체계지만, 택소노미는 가변적이고 주관적 분류체계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혁신의 여러 가지 유형

   기업혁신 유형은 수많은 연구와 실증분석을 통해 이미 여러 가지 분류체계가 제시된 바 있다. 기업혁신은 활용되는 지식에 따라 자연과학/공학 기반의 기술혁신과 사회과학/인문학/문화예술 기반의 ()기술혁신으로 나누기도 하고(참고: https://brunch.co.kr/@duk-hyun/22) 목적에 따라 전략적/전술적/운영적 혁신으로 나누기도 한다. 학계나 산업 현장에서 논의 또는 활용되는 기업혁신은 그 외에도 주체, 대상, 수준, 속도, 방향, 영역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림-1>은 그와 같은 유형 분류 기준과 여러 가지 유형을 도식화한 것이다.  


<그림-1> 여러 가지 기업혁신 유형


기존 기업혁신 프레임워크/참조모형

   기업혁신 유형을 특정 목적, 예를 들면, 기업 전략 수립이나 재정립, 혁신 수준 진단,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위해 분류하고 각 유형에 알맞은 실행방법을 정의한 것을 ‘참조모형(Reference Model)’ 또는 ‘프레임워크(framework)’라고 한다. 여러 가지 기업혁신 참조모형 중에서 필자가 조사, 분석한 몇 가지 모형을 여기에 소개한다. 기업혁신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10 타입(Ten Types of Innovation)’과 ‘혁신 레이더(Innovation Radar)’를 들 수 있다. 다음,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나 재정립에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 Canvas)’와 ‘비즈니스 모델 내비게이터(BM Navigator)’를 들 수 있다. 아래에 각 모형의 주요 특성을 소개한다. 


10 타입(Ten Types of Innovation, 2013년 출간)

딜로이트(Deloitte)의 자회사인 도블린(Doblin)이 약 2천 개 기업의 혁신활동을 분석해서 1998년에 발표한 것으로 기업혁신 유형을 10가지 요소의 조합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사업구성’ 측면의 수익모델, 외부협력, 내부 운영, 프로세스 등 4개, ‘오퍼링’ 측면의 제품 특성과 제품 시스템 등 2개, 그리고 ‘(고객)경험’ 측면의 고객지원, 유통채널, 브랜드, 고객 관여 등 4개 등을 창의적으로 조합함에 따라 새로운 혁신(모델)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 레이더(Innovation Radar)

노스웨스턴大 켈로그(Kellogg) 경영대 Mohan Sawhney 교수 등이 2006년에 <MIT Sloan Management>에 발표한 것으로 이후 유럽/미국 등 기업에 적용되었다고 한다. 이 모형은 기업혁신을 오퍼링(WHAT), 고객(WHO), 프로세스(HOW), 시장(WHERE) 등 4개 축(anchor)이 중심이 되고 플랫폼, 솔루션, 고객경험, 가치획득, 조직, 공급망, 네트워킹, 브랜드 등 8가지 요소가 추가되어 총 12개의 요소를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혁신(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 Canvas)

오스터왈더(A. Osterwalder) 박사 등이 2010년에 출간한 동명의 책에 소개된 것으로 기존 BM을 분석하거나 새로운 BM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도표 형태 모형이다. 이것은 하나의 BM을 핵심 파트너, 핵심 활동, 핵심 자산, 가치제안, 세분시장, 유통채널, 고객관계, 원가구조, 수익구조 등 9개의 구성요소로 정의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내비게이터(BM Navigator)

올리버 가스만 등이 2016년에 출간한 동명의 책에 소개된 것으로 과거 25년간 여러 기업이 사용한 250여 개 BM을 55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 모형은 BM을 고객(Who), 가치제안(What), 가치사슬(How), 수익구조(Why) 등 4가지 요소를 조합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기존 기업혁신 참조모형 검토

위에 소개한 4가지 참조모형은 모두 새로운 기업혁신 모델 또는 사업모델을 설계/재정의할 때 고려해야 할 구성요소를 적게는 4가지 많게는 12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왜(why), 무엇을(what), 누구에게(who 또는 where), 어떻게(how)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혁신전략이나 사업(모델)으로 정의할 수 있는 개념모형인 셈이다. 다만, 이들은 대부분 이미 등장한 혁신 사례나 BM을 분석해서 유형화한 ‘택소노미’라서 새로운 사례나 BM이 등장하면 분류체계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기업혁신이나 BM 혁신은 이미 등장한 사례를 넘어서 새롭고 창의적인 모형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보면 기존 모형은 대부분 예측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기업활동’이 혁신 대상이고 BM 설계/개선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전방위 기업혁신’ 모형으로는 설명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제안 기업혁신 프레임워크, 4W1H 모형

   필자는 2012년 발표 논문에서 ‘모든 기업활동’을 포괄할 개념모형으로 4W1H 모형을 제안하고 2017년 논문에서 이를 30여 개 기업에 대한 실증연구를 통해 25개의 기업혁신 유형을 정의한 바 있다. 4W1H는 우리가 자주 얘기하는 ‘6하 원칙’의 5W1H에 해당하는 것이며 BM 연구자들이 거론해 온 What, Who, How, Why 등을 재정의한 것이다. 4W1H 모형은 ‘모든 기업활동’을 2가지 축(軸) 즉, 수직으로는 경영관리계층에 따라 전략-전술-운영으로, 수평으로는 가치사슬에 따라 조달-생산-유통으로 나눔으로써 <그림-2>와 같은 5개 기업활동 영역을 정의한 것이다. 수직/수평축에서 중첩된 ‘전술’과 ‘생산’을 상품(즉, 가치제안)으로 정의하였다. ‘전방위 기업혁신’에서 4W1H 모형의 5가지 영역은 ‘혁신영역’이 된다. 다음에 소개할 ‘전방위 기업혁신 프레임워크’는 5개 혁신영역을 25개 ‘혁신전략’으로, 다시 100개 ‘혁신전술’로, 그리고 300여 개의 ‘혁신활동(패턴)’으로 나눈 분류체계를 포함한다.   

   

        

<그림-2> 전방위 기업혁신 참조모형- 4W1H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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