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개요
가치혁신의 의미
가치혁신은 4W1H 기업혁신 프레임워크에서 정의한 5가지 영역 중에서 ‘why’에 대한 혁신이다. 모든 기업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임무를 가진 조직이기에 ‘왜 설립했는가?’ 또는 ‘무엇을 위해 성장하려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4W1H 모형은 기업활동의 목적인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전달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개념적 틀인 셈이다. 故 피터 드러커는 ‘경영자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할 5가지 질문’으로 아래와 같이 임무, 고객, 제품/서비스, 성과기준, 사업계획 등을 꼽았고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임무였다.
- What is your mission? [임무, Why?]
- Who are your customers? [고객, Whom?]
- What does your customer value? [가치제안, What?]
- What results are you trying to accomplish? [성과기준, Why?]
- What is your plan? [사업계획, How?]
기업가치 vs. 고객가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2가지 즉, 기업가치와 고객가치로 나눌 수 있다. 기업가치는 설립자/소유자(오너 owner)나 주주 중심의 가치로서 재화의 생산자/판매자인 기업이 하나의 유기체로 성장하거나 유지되는 데 필요한 가치이다. 고객가치는 재화의 수요자/이용자인 고객 중심의 가치이다. 여기에서 ‘고객’은 기업 내부의 주주/오너, 직원과 외부의 소비자/고객, 협력업체, 사회 구성원 등을 포함한다. 고객가치는 파트너 가치, 사회/인류 가치, 이해관계자 가치 나아가 생태계 가치를 포함한다. 기업가치는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 주가 등으로, 고객가치는 소비자가 제품/서비스를 통해 얻게 되는 편익과 구매-사용 경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직원의 직무 만족도, 파트너와의 협업 성공 빈도, 지역사회의 평판 등으로 측정-평가된다. 기업가치와 고객가치는 똑같은 가치를 다른 관점에서 본 것일 수도 있지만, 특성 자체가 다르거나(예: 판매 가격 vs. 구매 비용) 때로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예: 원가 절감 vs. 높은 품질)이기에 구분하고자 한다. 기업의 임무나 비전은 기업이 궁극적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를 담고 있다. 기업은 단기 매출/이익에 집중할 수도 있고 미래 인류의 안전과 복지에 집중할 수도 있다. 이는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라 자원/역량 배분 결과인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 문제이다.
가치혁신 영역의 주요 개념
o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1953년 하워드 보웬(Howard R. Bowen)이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SR은 초기에는 경제적 책임(예: 수익, 성장, 고용)에 국한된 좁은 의미였으나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사회적 책임(예: 사회 발전 기여), 윤리적 책임(예: 공정경영), 환경적 책임(예: 온실가스 감축) 등으로 확대되었다.
o 공유가치창출(CSV)은 2006년 1월, 마이클 포터와 마크 R. 크레이머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발표한 논문에 처음 등장하였고, 2011년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에서 확장한 개념이다. CSR이 기업의 일방적 책임을 강조한 것임에 반해, CSV는 기업 본연의 목표인 이윤을 확보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이행하는 것이다.
o 지속가능성은 지구 환경 보호와 제한된 식량, 에너지, 물 등 자원 절약, 동/식물을 포함한 생물다양성 확대, 종교/지역 갈등 해소, 빈부 격차와 성/연령/인종/계층 등 사회적 차별 해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속가능성의 초점을 기업활동에 적용한 지속가능 경영은 ‘기업이 고객과 직원의 삶의 질 향상, 사회 기여, 환경보호 등에 대한 원칙을 갖고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것’이다(Wikipedia). 2015년 9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는 빈곤 탈피, 굶주림으로부터 해방, 건강/웰빙, 고품질 교육, 양성(兩性) 평등, 맑은 물과 위생, 경제적/청정 에너지, 노동의 질 향상과 경제성장, 산업의 지속가능 인프라와 혁신,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 도시/커뮤니티, 지속가능 소비/생산, 기후제어, 지속가능 해양생태계, 지속가능 육상생태계, 평화/공정/포용 사회, 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협력 등 17가지 목표를 담은 것이다.
o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E’(환경)’ 즉, 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와 자원, 폐기물 등이 기후변화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S’(사회) 즉, 기업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개인이나 단체, 지역사회 등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 ‘G’(지배구조) 즉, 기업활동을 관리통제 하기 위한 내부 의사결정 기준, 절차, 실행방식이 법률이나 외부 이해관계자의 기대 등을 고려하는 경영 방식이다.
o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당초 주주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나 점차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반영하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는 기업의 목적은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는 ‘기업이 고객, 직원, 공급업체, 커뮤니티,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미국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2019).
가치혁신 영역의 초점 변천과 전략 모델링
근대기업이 등장한 1900년대 초반 이후 오랫동안, 대부분 기업은 ‘기업 자신만의 이득’에 해당하는 ‘기업가치’를 추구해 왔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기업혁신은 기업가치를 넘어 ‘고객가치’를 고려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지속가능 경영 등의 개념이 발전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그린(green) 경영,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등 기업활동에서 환경이 중시되었고 최근 ESG 경영으로 정립되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의 상용화와 보급, 2000년대 모바일 통신과 스마트 기기 발전, 2010년대 AI를 포함한 디지털 신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 경제가 성숙하면서 기업혁신은 이제 인류 공영을 위한 도전과 준비도 고려하게 되었다.
산업 시대에서 정보 시대로 넘어가면서 엄청난 사회 변화가 나타났던 것처럼, 정보 시대 이후에 등장할 새로운 시대는 기존 가치관이나 질서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저서(2016)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간 본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창조성, 공감, 봉사 정신 등을 보완하는 산출물이 만들어져서 인류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 위에서 집합적, 도덕적 의식을 갖춘 존재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류 공동체의 발전은 수많은 정책 제안에 담긴 공통 어젠다이다. 그와 같은 인류 차원의 해결과제는 세계 모든 나라 정부와 민간, 기업가와 전문가, 일반시민 등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중에서 특히, 현생/미래 인류와 생태계에 가치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기업이 주도해야 할 일이다.
가치혁신 전략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소비자 가치로부터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 가치로 발전해 온 점을 감안해서 ‘V1. 소비자 필요 충족’, ‘V2. 소비자 욕구 충족’, ‘V3. 경제적 역할 수행’, ‘V4. 사회적 역할 수행’, ‘V5. 인류 미래과제 도전’ 등 5단계(또는 수준)로 구분하였다. 이후의 다른 혁신영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5단계는 반드시 순차적인 것은 아니고 상호 배타적인 것도 아니다. 기업은 V1 수준 전략과 V5 수준 전략을 병행할 수도 있고, 한 가지 전략에 두 단계에 걸친 가치를 담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햄버거 판매(: V1 수준) 기업이 환경보호와 인류 건강을 고려한 미래 사업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육 개발에 투자(: V5 수준)할 수도 있다. 식품의 품질과 기능, 성분 등을 개선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R&D는 적어도 두 수준 이상으로 고객가치를 높이는 혁신활동이 될 것이다.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기업의 업력(age)이 쌓이고 규모와 성과가 성장할수록, 또 기업 지배구조에 다양성과 포용성이 반영될수록 지향하는 가치혁신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V1과 V2는 고객 중에서 가장 직접적인 소비자의 필요(want)와 욕구(need)를 충족시키려는 전략이다. V3는 모든 기업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이윤 추구 활동인 셈이며, V4는 CSR, CSV, 지속가능경영, ESG 경영으로 이어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전략이다. V5는 아직은 정부/공공기관과 극소수의 혁신적 기업이 도전하고 있는, 인류의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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