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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Dec 31. 2022

전방위 기업혁신, 상품혁신 영역

06.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개요

상품혁신의 의미

   ‘상품혁신’은 4W1H 모델에서 ‘what’,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무엇’에 담아서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찾는 혁신이다. 여기에서 ‘상품(商品, product)’은 가치제안과 같은 의미로 유형 제품(goods), 무형 서비스(service), 부가서비스, 고객경험, 브랜드 등을 포함한다.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은 소비자가 제품/서비스를 구매-이용하는 전 과정에서 5감을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을 가리킨다. ‘가치혁신’ 측면에서 기업은 소비자의 필요(need)나 욕구(want)를 충족시키는 것에서 출발해서 경제적/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나아가 기업은 인류가 당면하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마주하게 될 문제해결도 고려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가치혁신 대상이 확장됨에 따라 상품혁신 대상도 자연스럽게 확대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다. 상품혁신은 소비자/고객, 지역/국가, 사회, 인류에게 기존 상품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활동이다. 


   ‘상품은 인간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단편적 제품/서비스로부터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번영하는데 필요한 복잡한 솔루션으로 발전해 왔다. 다른 영역의 혁신처럼 상품혁신도 공학/자연과학을 활용하는 기술혁신과 사회과학/인문학 지식을 활용한 非기술혁신을 포함한다. 1990년대 이후 지식/정보의 중요성과 ICT의 역할이 커지면서 제품혁신 못지않게 서비스 혁신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2000년대에는 非기술혁신에 속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BMI)만으로 크게 성공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공유경제 모델, 크라우드 기반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등도 BMI의 결과물이다. 2010년대에는 디지털 기술이 기업활동 전반을 혁신하는 수단이 되어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DX)과 스타트업에 의한 파괴적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3D 프린팅,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이 ‘상품’의 디지털화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상품혁신 영역의 주요 개념

가치제안(즉, ‘상품’): 과거 기업은 독보적 지식/기술을 담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ICT와 수송 기술 발전에 힘입어서 지식의 생산-유통과 인재의 이동이 늘어나고 소비자/고객은 계속 고수준의 욕구를 추구하고 있기에 기술의 차이만으로는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 기업은 소비자/고객에게 더 크고 의미있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가치제안(CVP: Customer Value Proposition)에 주목하게 되었다. 가치제안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그것을 탐색-선택-구매-사용-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 


 o 플랫폼 상품과 플랫폼 기반 생산: 혁신 대상으로서의 플랫폼(platform)은 (1) 여러 종류의 제품/서비스에 들어가는 공통 구성품(예: 자동차 엔진, 스마트폰 OS) 또는 (2) 구매자/수요자와 판매자/공급자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BM)을 가리킨다. 전자를 ‘플랫폼 상품’, 후자를 ‘플랫폼 BM’이라 한다. ‘플랫폼 상품’은 특정 기업이 자사 제품군에 포함하기 위해 개발한 공통구성품을 외부에 판매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엔비디아가 개발, 판매하는 자율주행 모듈이 플랫폼 상품이다. 플랫폼 상품은 ‘플랫폼 기반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상품 설계 단계에서는 여러 상품에 포함된 기능들을 공통 기능과 특수 기능의 두 그룹으로 나눈다. 이어 생산 단계에서 먼저 ‘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개별(또는 특정) 상품은 플랫폼 위에 특수 기능만 추가하는 식으로 생산한다. 플랫폼 기반 생산을 통해 생산자는 상품을 각각 생산하는 것에 비해 시간, 비용, 노력 등을 줄이고 상호운용성과 신뢰성 등 품질도 높일 수 있다. 소비자는 동일한 플랫폼이 적용된 상품군에 대해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일관성이나 이종 기기 간 데이터/콘텐츠 공유 같은 편의성을 얻게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특정 기업이 다수의 생산자와 다수의 소비자 중간에서 양자(또는 다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적절한 대가를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플랫폼 BM이라고 한다. 플랫폼 BM은 조달-생산-판매 식의 순차적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자와 판매자/소비자를 연결하는 종래의 파이프라인 BM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파이프라인 BM은 통상 단일시장을 대상으로 함에 반해 플랫폼 BM은 양면(兩面) 또는 다면(多面)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전자는 생산-유통 관련 주요 활동을 내부에서 수행하고 거래를 통해 직접 수익을 내지만, 후자는 주요 활동을 외부에서 수행하고 중개 수수료나 광고료, 회비 등 여러 가지 직/간접 경로로 수익을 만든다. 스마트폰 OS나 자율주행시스템, IaaS/PaaS 등은 플랫폼 BM이 아니라 파이프라인 BM을 통해 생산-유통되는 플랫폼 상품이다. 이들은 자체 개발 상품을 스마트폰 제조업체, 자율주행차량 제조업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 등 단일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것이다.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처럼 플랫폼 상품이 내부 역량보다는 외부 역량에 의해 생산되고 다수의 소비자에게 판매될 경우, 양면시장을 가진 플랫폼 BM으로 발전하게 된다.      


상품혁신 영역의 초점 변천과 전략 모델링

   상품혁신의 초점은 기존 제품/서비스의 기능/성능 개선, 외부 디자인 또는 내부 구조 개선, 이어 기업/산업 차원에서 새로운 제품/서비스와 신사업 개발 등으로 변천해 왔다. 소비자의 상품 선택 기준이 기능적 가치에서 시작해서 감정적 가치, 인지적 가치, 사회적 가치 등을 포함하는 쪽으로 진화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의 상품혁신은 플랫폼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주류가 되고 있다. 향후의 상품혁신은 특정 제품/서비스나 플랫폼 BM을 넘어서 현생 인류가 당면하고 있고 미래 인류가 마주하게 될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통합 솔루션을 만드는 쪽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치혁신이 기업에 대한 경제적 역할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미래과제 해결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위와 같은 배경에서 상품혁신 전략은 혁신 범위와 수준에 따라 ‘P1. 기능/성능 개선’, ‘P2. 디자인/구조 개선’, ‘P3. 신상품 및 사업 개발’, ‘P4. 플랫폼 비즈니스 수행’, ‘P5. 문제해결 솔루션 개발’ 등으로 구분한다. P1은 기존 상품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범위나 수준을 개선하는 존속적 혁신에 해당한다. P2는 기존 상품이나 사업의 구성요소를 교체/개량, 재배치하는 구조적 혁신에 해당한다. P3는 기업/산업 차원에서 새로운 상품이나 사업을 개발해서 기존 시장을 확대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하는 파괴적 혁신에 해당한다. P4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양면/다면 시장 참여자를 연결, 중개하고 거래와 협업을 지원하는 BM 혁신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역동적 기업생태계와 더불어 발전하기에 종래의 혁신과는 다른 기준과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P5는 기술/제품을 시장에 밀어내는(push) 방식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한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당기는(pull) 혁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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