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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Apr 09. 2023

(P5) '문제해결 솔루션 개발' 전략

20.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상품혁신-05

(P5) ‘문제해결 솔루션 개발’ 전략

   P5는 기업이 과거처럼 소비자의 당면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제품/서비스가 아니라 현생/미래 인류 차원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할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통합 솔루션’은 기존 제품/서비스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담은 HW, SW 등을 통합한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여전히 수많은 개인과 공동체 차원의 난제를 안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미래 인류에게 미해결 과제로 전달될 것이다. 개인 차원의 의식주 해결로부터 공동체가 풀어야 할 기후환경 위기, 재해/재난, 자원 고갈, 정치/사회/경제 불안정, 전통과 문화에 대한 위협 등은 대부분 개별 학문/지식/기술이나 지금까지 개발된 제품/서비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와 같은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정의, 해법(또는 모델) 탐색, 솔루션(또는 알고리즘) 구현, 솔루션 적용 및 개선, 발전 등 일련의 과정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하여야 한다. 

   현생/미래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은 개인생활, 건강관리, 산업활동, 공공서비스 영역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용(專用솔루션과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용(汎用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딥러닝 엔진 ‘알파고’(AlphaGo)는 2016년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벌임으로써 유명해진 후에 ‘알파고 제로’(2017), ‘알파 제로’(2018), ‘뮤제로’(2020), ‘알파폴드’(2020)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문제해결 솔루션은 인간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현실세계와 컴퓨터와 통신망, 각종 HW와 SW를 통해 구현되는 가상세계를 연결, 통합한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다. 물질계와 가상계를 통합하는 대표적 기술이 2000년대 중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해서 이제 각종 스마트 시스템의 핵심기술로 발전하고 있는 가상물리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이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의 육체 능력을 대체하고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에 CPS가 궁극적 목표가 될 수는 없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계까지 연결, 통합한 인간-기계 시스템(HMS: Human-Machine System)이 구현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배경에서 ‘P5. 문제해결 솔루션 개발’ 전략은 4가지, ‘p51. 전용 솔루션 개발’, ‘p52. 범용 솔루션 개발’, ‘p53. 물질계-가상계 통합’, ‘p54. 생명계-기계 통합’ 등으로 구분한다. 


(p51) ‘전용 솔루션 개발’ 전술

   p51은 개인이나 공동체가 마주한 특정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개인/기업/단체가 가진 지식/기술/제품/서비스를 연계, 통합하는 것이다. ‘특정 경제/사회 문제’란 개인의 주거, 건강, 이동, 산업경제 분야의 제조/생산, 농사, 에너지 생산-공급, 사회 분야의 고령화, 양극화, 안전, 방재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대부분 한두 가지 지식/기술이나 제품/서비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계 문제이기에 여러 가지 지식/기술과 제품/서비스의 융합이 필요하다. 

   당면 또는 미래 과제는 기술융합과 산업융합, 2가지 접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기술융합은 공급자가 만든 것을 시장으로 밀어내는 식의 혁신이어서 지식/기술의 발산(divergence) 즉, 폭넓은 대안을 탐색(exploration)한다. 반면, 산업융합은 수요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이어서 수렴(convergence) 즉, 가용한 수단을 발굴(exploitation)한다. 장기적으로 해결해도 될 문제라면 기술융합을 도모할 수 있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산업융합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술융합은 주로 정부/공공 주도 R&D 과제로 진행된다. 미국과 EU가 2000년대 초부터 추진한 ‘NBIC 기술융합’ 결과 인간의 건강/의료, 수송, 에너지/환경, 제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품/서비스가 등장하였다. 산업융합은 ICT 산업 내에서 진행된 디지털 컨버전스, 전통산업과 ICT의 결합을 가리키는 ICT 융합 등을 넘어 원격/이종 산업간 융합(예: 의료+관광) 내지 융합신산업(예: 스마트 홈/빌딩/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창출로 발전하고 있다. 

   p51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기술융합: 아크바그룹(수산양식), 미국 USC(‘컨투어 크래프팅’: CAD, 로봇, 3D 프린팅 등을 결합한 새로운 건설 기술)

• 산업융합: 테슬라(친환경 에너지), 구글/애플(통합 의료), 에스토니아(X-로드, 공공서비스 플랫폼), 한국(파스타 PaaS-TA, 정부지원으로 개발한 공공 플랫폼) 


(p52) ‘범용 솔루션 개발’ 전술

   p52는 특정 산업이나 경제/사회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문제해결’ 과정은 일반적으로 문제 정의, 데이터 수집-분석, 대안 개발, 대안 선택, 솔루션 실행 등의 단계를 거친다. ‘문제 정의’는 문제 자체의 범위, 해결 목표, 전제/가정 및 제약조건 등을 정의하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분석’은 문제 자체에 대한 이해와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작업이다. ‘해결책 개발-제시’는 탐색한 해결방안 중에서 사전에 정의된 기준(예: 경제성, 기술 구현 가능성, 운영 타당성)에 따라 가장 알맞은 해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AI가 실용화되기 전까지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던 기법은 대부분 여러 학문에서 축적된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문제마다 해결방식과 해결책이 달라진다. 문제해결 절차는 일반화할 수 있으나 문제별 해법은 일반화할 수 없었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문제해결 과정 중에서 ‘문제 정의’를 제외한 많은 작업을 자동화/지능화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 수집은 각종 스마트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 수집 데이터의 저장-관리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데이터 분석은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담당함에 따라 ‘범용 문제해결 솔루션’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농업 등은 산업 고유의 특성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조달-생산-유통 등을 수행한다. 이는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내/외부 상황에 대한 데이터의 수집-분석-가공-판단-실행 프로세스로 모델링되어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 또는 상황에 따라서는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알고리즘으로 구현될 수 있다. 

   p52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산업인터넷: GE(프레딕스), 지멘스(마인드스피어), 보쉬(IoT 클라우드),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코스트럭처), SAP(레오나르도)

• 특수/초거대 AI: 구글(알파폴드, 람다), 오픈AI(GPT-3, 챗GPT), 화웨이(판구알파), 네이버(하이퍼클로바), LG, 카카오, KT, SKT,..

• 자율운영기업: 아에라테크놀러지(COS: 인지기반 운영체제), C3.ai (Enterprise AI, 기업활동 전반의 지능화) 


(p53) ‘물질계-가상계 통합’ 전술

   p53은 현실세계에서 운영되는 물적/인적/금전적 자산과 가상세계에서 운영되는 정보자원을 실시간 수준에서 연계, 통합해서 전체 시스템의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IT가 기업활동에 적용되고 1990년대에 인터넷을 통한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확산하면서 개인, 기업, 정부의 경제활동이 온라인(: 가상세계/전자공간)과 오프라인(: 현실세계/물리공간)으로 2원화되었다. 1980년대에 등장해서 1990년대에 발전한 유비쿼터스/모바일 기술과 2000년대에 확산한 스마트 기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나의 통합 공간으로 만들었다. 기술 환경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아직은 모든 업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에서 수행가능한 단계는 아니기에 양쪽 세계를 오가야 하는 불편함과 비효율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물질계와 가상계가 완전히 연계, 통합되려면 기술 환경은 물론 경제-사회 시스템에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기술 환경은 종래의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 Operational Tech.)이 통합되어야 하고 현실세계 객체의 속성과 행동을 가상세계에서 완벽하게 모사하고 양쪽 세계를 넘나드는 것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전자를 지향하는 대표적 기술이 가상물리시스템(CPS)이며 후자를 지원하는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메타버스이다. 또한, 현실세계를 모델링하고 해석하는데 필요한 시뮬레이션과 AI, 가상세계를 표현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AR/VR/메타버스 등이 연계되어야 한다. 경제시스템 측면에서는 개인, 기업/산업, 정부가 현실세계에서 수행해 온 생산-유통-소비 활동이 가상세계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양쪽 세계가 동기화될 수 있어야 한다. 경제활동은 가치평가와 보상이 수반되므로 가상세계의 화폐와 현실세계의 화폐가 양방향으로 교환될 수도 있어야 한다. 사회제도 측면에서는 가정, 직장, 단체, 국가 등 현실세계의 공동체가 가상세계의 커뮤니티와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세계의 인간관계와 가상세계의 그것은 아직은 ‘접촉’과 ‘비접촉’의 차이 이상의 괴리가 존재한다. 돌이켜보면, 기술환경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바꿀 수 있었지만, 경제시스템이나 사회시스템의 변화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과업이었다. 

   p53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시뮬레이터에뮬레이터: HILS(H/W-In-The-Loop Simulator), MILS(Man- ~)

• CPS + 메타버스 (예) 미래의 스마트 팩토리 


(p54) ‘생명계-기계 통합’ 전술

   p54는 인간 활동을 지원하거나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장치가 인간과 기계, 나아가 자연과 시너지를 내며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스웨덴 출신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2014년에 출간한 ≪초지능(Super Intelligence)≫에서 AI 발달에 따라 신인류인 포스트 휴먼이 등장할 것을 예견하였다. 포스트 휴먼(Post Human)은 신기술에 힘입어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 현생 인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초인 수준의 인간을 가리킨다. 현생 인류로부터 포스트 휴먼에 이르기 전까지의 인간을 트랜스 휴먼이라 한다. 트랜스 휴먼(Trans Human)은 선천적 장애나 후천적 사고, 노화 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신체 부위를 인공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지적 능력도 고수준의 AI로 업그레이드한 인간을 가리킨다. 실제 손상되거나 노화된 피부, 뼈대, 장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구조물과 인간의 지적 활동을 AI로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트랜스 휴먼과 인간 수준 또는 인간보다 우수한 인공시스템이 대립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고 공생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을 텐데 HMS는 후자를 기대한 것이다. 

   p54는 먼 미래사회를 대비한 전술이기에 수익 창출이 주된 목표인 일반 기업이 도전하기는 어려운 과제이다.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은 디지털 혁명을 넘어서 온갖 지식/기술이 융합됨에 따라 등장할 거대한 경제/사회 변화를 ‘제4차 산업혁명(4IR)’이라고 하였다. 슈밥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대변혁 자체가 아니라 그와 같은 대변혁을 인류 공영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를 모두가 함께 모으고 준비하자는 것이다. 기술혁명이 인류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을 배제하거나 소홀히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중요한 메시지이다. 

   p54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인간기계 협업: AAB(코봇), EU(Industry 5.0), 디지털 트윈 시티

• 증강인간: 뉴럴링크(BMI: Brain-Machine Interface), 인공장기, 바이오 프린팅

• 증강로봇: 핸슨로보틱스(소피아), 프로모봇(안드로이드 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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