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덕현 Apr 30. 2023

(O3) '분권-다원 생산운영' 전략

24.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전략-전술, 운영혁신-03

(O3) ‘분권-다원 생산운영’ 전략

   O3는 복합기업이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조직운영 권한을 다수의 협력업체와 임직원/부서에 분할하고 그 결과 발생하는 비효율과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전략이다. 분권-다원 생산운영은 컴퓨터 시스템에 비유하면, 다수의 참여자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서비스 요청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는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에 해당한다. 여러 산업에 속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群이나 글로벌 기업은 제품/서비스와 사업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기 위한 자원과 역량, 업무방식, 조직문화 등에서 이질성과 다양성이 매우 큰 조직이다. 스타트업은 제품/서비스 자체는 단순하지만,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영향력과 기대가 조율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분권-다원 조직에 가깝다. 이와 같은 조직은 분산된 업무 기능과 성과를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술적 & 관리적 장치가 필요하다.


   분권-다원(分權-多元) 시스템이 등장, 확산한 배경은 우선 인터넷 확산 이후 지식의 생산-유통 비용이 낮아지고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산업별 전용기술의 벽이나 시장의 물리적 경계가 낮아진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온라인 비중이 커지고 여러 가지 SW 도구가 발달하면서 기업 내부 부서간 협업과 타 기업과의 제휴/협력도 확대된 점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기업이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고 충분한 지식/기술이 없더라도 상대적으로 쉽게 동종/이종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술이나 자금 측면에서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M&A나 벤처/스타트업 투자와 인큐베이팅 등을 통해 넓은 범위의 사업/제품/서비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핵심역량만 가진 스타트업도 사업 론칭에 필요한 나머지 역량(예: 생산설비, 컴퓨팅 자원, 자금)을 외부 파트너를 통해 확보해서 새로운 사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O3 전략은 다음과 같은 전제/가정에 입각한 것이다. 복합기업은 고객의 요구(또는 기대)를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유연생산 방식과 최소(기능만생산해서 시장 반응에 따라 업그레이드하는 애자일(agile) 방식을 적용한다. 분권-다원 조직의 특성을 감안 다원화 거버넌스로 운영하며 결과에 대해서는 효용성(예: 소비자/직원 만족, 브랜드 평판)을, 과정에 대해서는 기민성(예: 소비 트렌드 파악, 애자일 생산)을 추구한다. 분권-다원 시스템에서 조직통합은 기업 내부 목표와 외부 고객의 요구/기대를 통합(예: 매출/이익 같은 기업가치와 경제적/사회적 역할의 균형)하는 문제가 된다. 그와 같은 배경에서 O3 전략은 ‘o31. 유연 & 최소 생산’, ‘o32. 다원화 거버넌스’, ‘o33. 효용성/기민성 지향’, ‘o34. 내/외부 파트너 통합’ 등 4가지 전술로 구분한다.      

(o31) ‘유연 최소 생산’ 전술

   o31은 기업이 시장/소비자 요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flexible)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제품은 최소(기능) 제품으로 생산-판매한 후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시키는 것이다. 유형 제품의 물리적 공정 자체를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IT 기반의 FMS(Flexible Manufacturing System), CIM(Computer-Integrated Manufacturing)을 활용해서 공정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외부 환경이나 내부 역량의 변동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에 신제품을 한꺼번에 대량생산하는 방식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소량생산을 반복하는 것은 그동안 제조업이 이룩한 규모의 경제를 잃게 된다. 그와 같은 딜레마(dilemma)를 해결할 방안이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한 최소 생산이다. 


   최소 생산이란 특정 소비자 집단이 필요로 하는, 또는 수용할 만한 기능만을 구현한 최소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생산하는 것이다. MVP는 한번 생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개선, 보완할 것을 전제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유연 생산은 고객의 요구사항 (변경)을 기민하게 수용해서 생산시스템을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유연 생산과 최소 생산은 전자는 과정에, 후자는 결과에 초점을 둔 것일뿐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목적은 같다. 최소 생산및 유연 생산은 디지털 제조와 애자일 생산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AI, 빅데이터, IoT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제조는 생산공정의 유연성을 높여서 소비자/시장의 변동성을 수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애자일(agile) 생산은 그 자체가 최소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법이다. 2000년대 초 SW산업에서 등장한 애자일 방법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전통산업의 제품 개발/생산이나 경영관리 영역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애자일 경영은 역동적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짧은 주기로 ‘계획-실행-검토’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애자일 생산은 고객의 니즈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서 MVP를 만들고 고객의 반응을 살핀 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품의 성숙도를 높여 나가는 방식이다. 


   o31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스마트 유연 생산: 스마트 팩토리, EU의 F3(Flexible, Fast, Future) 팩토리

• 최소/애자일 생산: GE, 존 디어, 레고, 카카오, LG이노텍 등 적용 


(o32) ‘다원화 거버넌스’ 전술

   o32는 복합기업 또는 스타트업이 이질적이며 상충될 수도 있는 다양한 가치 기준을 수용하면서 조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다원화 거버넌스에서 리더십은 조직이 리더에게 부여하는 권한(power)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의 자율성과 리더 자신의 영향력(influence)이 결정한다. 조직구조는 일반적으로 수평적 또는 네트워크 구조로 운영되기에 정형화된 의사소통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 규모가 작은 조직이거나 IT를 활용할 경우, 전체 구성원이 정보를 공유하는 식의 보고/소통 방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조직문화는 기본적으로 개방적이지만 구성원들의 의식과 행태에 따라 달라진다. 한 마디로 다원화 거버넌스는 이상적으로 운영된다면 구성원 각자의 개성과 역량을 존중하면서 조직 전체가 지속, 발전하는 시스템이 되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다원화 거버넌스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개인 및 단위조직의 목표와 수단이 전체 조직의 그것과 정렬(align)되도록 하는 장치와 다양한 가치 기준을 수렴할 수 있는 고수준의 가치명제를 설정, 유지해야 한다. 다원화 거버넌스는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공동 목표, 역량있는 리더, 협업지원 기능, 갈등 조절기능, 성과-보상 체제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원화 거버넌스에서는 특히,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전사 차원에서 개인과 그룹의 역할을 정의하고 협업을 통해 성과를 높이도록 관리하는 협업기반조직(CLO: Collaboration Leading Office)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원화 거버넌스는 실제로는 2원(二元) 조직인 매트릭스 조직과 양손잡이 조직, 다차원 조직인 역할기반 조직, 아메바 조직, 홀라크라시(holacracy), 셀(cell) 조직, 격자형(lattice) 조직 등 여러 가지 유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o32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매트릭스 조직: P&G, IBM, GE, 도요타; 스포티파이

• 다원 조직 운영: 자포스/모닝스타(홀라크라시), 고어(래티스 조직), 교세라(아메바 조직), 홀푸드마켓/하이얼/구글/네이버 

• 공통 규칙 운영: 고어(‘흘수선 원칙’), 깃랩(업무 매뉴얼 운영), 우아한형제들(‘일 잘하는 11가지 방법’), 카카오(신뢰/충돌/헌신 원칙) 


(o33) ‘효용성/기민성 지향’ 전술

   o33은 복합기업 또는 스타트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효용성(usefulness)은 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기업 브랜드에 대한 사회적 평판 등 주관적 만족도를 가리킨다. 기민성(agility)은 외부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서 알맞은 대응책을 찾고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이는 감지-판단-대응의 속도와 방향이 모두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효용성 측면에서 그동안 거의 모든 기업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으니 최근에는 직원 만족을 더 중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고객중심 원칙에 따라 상급자의 권한을 하급자에게 위임하는 수준을 넘어서 직원을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만족하고 나아가 기업의 성장과 지속성도 확보된다는 기대와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민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은 ‘올바른 방향 설정’과 ‘빠른 실행 속도’라는 2가지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민성의 필요조건인 ‘빠른 속도’는 IT/디지털 기술로 충족시킬 수 있다. 기민성의 충분조건인 ‘방향’은 고객의 요구/기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는 올바른 솔루션을 생산해서 적시에 전달함으로써(‘right solution, right time’) 충족될 수 있다. 


   효용성과 기민성은 과거에는 본연의 상쇄효과(trade-off)로 인해 양립시키기 어려운 가치 기준이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려다 보면 기업활동의 속도가 떨어지고 심지어 방향도 모호해질 수 있다. 속도를 앞세우다 보면 대다수 이해관계자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애자일 경영/생산 기법은 효용성과 기민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o33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고객/직원 만족: 아마존/자포스(고객제일), 구글(‘150 피트 법칙’), 스타벅스/SWA/웨그먼스/SAS(직원 존중)

• 자율 경영: 모닝스타(자율관리), 홀푸드마켓(직원 책임경영)

• 기민성: 구글(‘2피자 원칙’), 쿠팡(‘fail fast’), 자라(패스트패션) 


(o34) ‘/외부 파트너 통합’ 전술

   o34는 기업이 내부의 주주/직원과 외부의 소비자, 협력업체 등이 묵시적으로 기대하거나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바를 균형있게 충족시키는 것이다. 기업 성과를 놓고 주주는 높은 배당을, 직원은 높은 임금을 기대한다. 협력업체는 높은 마진을, 소비자는 저가격이면서 고품질인 제품/서비스를 요구한다. 기업에 대한 기대나 요구는 공존할 수도 있지만 서로 대립할 수도 있기에 목표 설정, 실행에 대한 모니터링과 통제, 성과관리 등 전 과정에서 그것들을 절충/조정하여야 한다. 복합기업은 이해관계자의 범위가 넓고 이질성이 크기에 이 문제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검토, 대응하여야 한다. 스타트업은 대부분의 가용 자원을 제품/서비스 개발과 초도생산-판매에 투입할 수밖에 없기에 이 문제를 고려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내/외부 고객을 균형있게 고려하는 것은 기업의 존폐와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플랫폼 기업은 종래의 확장기업이나 복합기업과 달리 자신이 직접 확보한 자원과 역량보다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양면시장의 파트너/고객들의 참여와 호응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플랫폼이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술/산업 혁신을 이끄는 비즈니스 생태계의 중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객관적 측정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o34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균형성과: 웰스파고/노바티스/포스코/KT (균형성과표-BSC 적용)

• 파트너 통합(성과 배분): 쿼키닷컴(기여도에 따라 35~10% 지급), 우버(택시 드라이버 2.5%), 에어비앤비(여행객 3%/무료, 호스트 14~20% 지급)  //


#전방위기업혁신 #운영혁신 #분권조직 #다원조직 #유연생산 #최소생산 #다원화거버넌스 #효용성지향 #기민성지향 #애자일 #내외부통합 #파트너통합

작가의 이전글 (O2) '분권-일원 생산운영' 전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