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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Apr 23. 2023

(O2) '분권-일원 생산운영' 전략

23.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운영혁신-02

(O2) ‘분권-일원 생산운영’ 전략

   O2는 확장기업(또는 복합기업)이 동종 또는 이종 산업에 속하는 여러 가지 제품/서비스를 생산-판매하고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핵심가치, 조직구조, 프로세스 등의 이질성을 조율, 통합해서 전사 차원의 성과를 높이는 전략이다. 분권-일원 생산운영은 컴퓨터 시스템에 비유하면,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중심으로 연결된 다수의 워크스테이션이 작업을 분담하는 계층적 분산처리방식에 해당한다. 이 경우, 생산은 기업 내부와 외부 파트너가 분담하게 된다. 조직운영 권한은 여러 사람이나 부서로 분할되지만(‘분권, 分權’), 하나의 가치나 모티브(‘일원 一元’)를 유지한다. ‘모티브’는 창업 정신, 공통 규칙/원칙, 기술력이나 자금력 등에서 비롯된다. 


    확장기업은 협력업체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주력기업을 중심으로 한 거래/협력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지식/기술/경험과 시장/고객을 공유하며 때로는 여러 가지 위험도 분담하는 식으로 발전해 간다. 다만, 주력기업의 역할에 따라 협력을 통한 상생 경험이 상호 신뢰/존중으로 이어지면 지속성이 커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멤버 기업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해치게 되어 확장기업 자체의 존속이 어려워진다. 확장기업이나 복합기업은 생산운영 권한을 여러 협력업체나 사업에 분할, 위임하지만, 전체가 하나의 가치나 목표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를 추구한다.      


   O2 전략은 다음과 같은 전제/가정에 입각한 것이다. 확장기업(또는 복합기업)은 제품/서비스가 복잡하거나 내부 역량의 전문화 또는 외부의 우수 역량 활용을 위해 /외부가 협력해서 생산하기에 수평적 거버넌스를 적용한다. 확장기업/복합기업은 기업 규모나 제품/사업의 복잡성이 크기에 각종 수단이 전사 목표에 기여하도록 효과성(예: 매출/이익, 시장점유율 증가)과 일관성(예: 표준화, 프로세스 통합)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기업 내/외부 프로세스와 각종 사업의 성과지표(예: 재고 수준, ROI)를 통합한다. 그와 같은 배경에서 O2 전략은 ‘o21. 내/외부 협력 생산’, ‘o22. 수평적 거버넌스’, ‘o23. 효과성/일관성 지향’, ‘o24. 사업/프로세스 통합’ 등 4가지 전술로 구분한다.  


(o21) ‘/외부 협력생산 중심’ 전술

   o21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중 일부는 내부에서, 나머지는 외부 협력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제품 생산공정의 중간 부분인 원자재/부품의 가공-조립 같은 제조 단계의 부가가치가 높았으나 컴퓨터나 기계/전자장비를 활용한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제조 앞 단계와 뒤 단계의 부가가치가 제조 단계의 부가가치보다 더 커졌다. ‘제조 앞 단계’는 R&D, 제품기획, 디자인 등을, ‘제조 뒤 단계’는 마케팅/판매, A/S 등을 가리킨다. 그 결과 제조업 전반에서 제조의 앞/뒤 단계를 내부에서 수행하고 제조 단계는 아웃소싱하는 내/외부 협력생산 방식이 증가하였다. 전자산업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부품/구성품을 위탁받아서 생산하는 전자계약 제조서비스(EMS: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가 등장, 발전하였다. EMS 제공 기업은 대규모 설비와 인력을 확보해서 여러 고객사의 주문을 처리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낮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EMS 이용 기업은 설비, 인력에 대한 투자나 원자재 조달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보다 부가가치가 큰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외주생산을 포함한 아웃소싱은 기술/영업 비밀자료 유출, 해당 영역의 내부 역량 퇴보 등의 위험요인이 있기에 파트너와의 지속적인 신뢰 구축, 경쟁자와의 격차를 넓힐 수 있는 핵심역량 개발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o21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OEM/ODM: 애플-아이폰(w/팍스콘), 구글-넥서스원(w/HTC)

• 협력생산: GM/현대자동차(하청생산), 항공/전자/섬유 등

• 공장없는 제조: 애플, 와비파커, IBM, 인텔, 나이키, 쉬인(Shein) 


(o22) ‘수평적 거버넌스’ 전술

   o22는 기업이 수평적 조직구조와 좌우로 흐르는 협력-조정 방식의 리더십, 수평적 의사소통체제, 그리고 수평적/개방적 조직문화를 운영하는 것이다. 수직적 거버넌스와 수평적 거버넌스는 기업 내부에서든 공급망에서든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식이 아니라 두 가지를 조합해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통제력을 강화해야 할 대상(예: 생산조직)에 대해서는 수직적 거버넌스,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필요한 부문(예: R&D나 디자인)에 대해서는 수평적 거버넌스가 적용되고 있다. 


   기업 내부 수평 구조는 조직은 사업부나 팀 단위로 운영하며 의사결정은 토론을 통한 합의나 조정 방식을 적용하고 이를 위해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방식이다. 사업부나 팀의 목표 및 수행 결과가 전사 목표에 부합하도록 통합-지원하는 별도 조직(예: 회계/법률 자문, 디자인팀, 정보시스템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공급망의 수평 구조는 주력기업과 멤버 기업이 대등한 위치에서 공급망 전체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함께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방식이다. 


   거버넌스의 선택과 운영은 리더와 팔로워의 역량과 태도, 업무 특성, 기업 발전 단계, 산업/제품의 성숙도, 외부의 경제/사회 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유효성이 달라지므로 충분한 사전 검토와 지속적 실행 및 관리가 필요하다.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직원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직원은 똑같은 제도라 할지라도 수용하는 태도가 다를 것이다. 전통 제조업체와 ICT 기반 스타트업은 똑같은 제도라 할지라도 디테일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o22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수평+수직: 구글, 스타벅스, 샤오미, 도요타, 네이버, 카카오, 자라(수평 개발+수직 생산), 우아한형제들(‘업무는 수직, 관계는 수평’)

• 수평적 문화/제도: 구글, 이케아, 쿠팡, IBM/로슈(오픈도어 제도), P&G/GE/LIG넥스원(리버스 멘토링)

  

(o23) ‘효과성/일관성 지향’ 전술

   o23는 복합기업 내의 여러 사업부나 확장기업의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협력업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그러한 체제가 안정적,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효과성(effectiveness)이란 목표(ends) 달성을 위해 동원된 수단(means)이 실제 기여한 정도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매출 50% 증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신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기존 제품 마케팅, 생산량 증가 등의 수단을 활용했을 때, 각 수단이 목표 달성에 기여한 정도가 효과성이다. 확장기업이 지향하는 ‘효과성’은 기업 내부의 각 부문/기업은 물론 공급망이나 유통망에 참여하는 협력업체들이 공동의 이익(예: 재고 최소화, 신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협업할 때 향상된다. 일관성(consistency or integrity)은 기업 내/외부 환경이나 여건이 변하더라도 목표나 실행 수단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적정 범위를 유지하는 특성이다. 확장기업이 지향하는 ‘일관성’은 상황 변동과 관계없이 공급망-유통망 내의 물자, 자금, 지식/정보 등의 흐름이 큰 변동성 없이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목표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는 기업활동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대표적 방법론이다. MBO는 故 피터 드러커가 1950년대에 제시한 것으로 기업의 경영진으로부터 실무자에 이르는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해 가는 성과관리 방식이다. MBO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이나 능력(중심)주의로 흐르고 장기적 투자나 육성을 도외시한 가운데 단기 성과에만 치중할 가능성도 있다. OKR(Objective & Key Results)은 사업 목표와 핵심성과를 통합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이다. OKR은 인텔 CEO였던 앤드루 그로브(Andrew Grove)가 만든 기법으로 이를 배운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John Doerr)가 구글에 전수했다고 한다. OKR은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핵심 목표에 집중하고 전사 차원에서 수직적 정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평적 연결과 협력을 강조하는 점이 MBO와 다르다.      


   o23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전사기획: P&G, 삼성전자, 프라운호퍼, 지멘스(미래전망팀)

• 성과관리: 아마존(고객중심 KPI), 듀폰(1903년, ROI 개념 도입)

• 전문경영: 머크/발렌베리/보쉬(소유와 경영 분리)  


(o24) ‘사업/프로세스 통합’ 전술

   o24는 특성이 다른 여러 사업을 전사 목표에 부합하도록 정렬(align)하고 기업 내/외부의 관련 업무들이 막힘없이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 통합은 사업별 목표, 수행 방법, 투입 인력/예산/기간 등 자원, 장/단기 수익이나 이득 등이 전사 목표에 부합되도록 조정 또는 재배치하는 것이다. 사업 통합의 핵심은 전사 차원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사업별 위험도 대비 기대성과가 적절하게 배합되도록 하는 데 있다. 산업이나 기업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기존 사업(또는 고수익 사업) 대 신사업(또는 고위험 사업)이 7:3이나 6:4의 비중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BCG 매트릭스 관점에서는 지금 수익을 내는 ‘캐시카우(Cash cow)’를 유지하고 미래 수익원이 될 ‘스타(Star)’ 사업에 투자하며 손실을 보고 있는 ‘도그(Dog)’나 계속 투자 여부가 ‘불확실한 (Questionable)’ 사업은 정리한다. IT 산업을 중심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전사 차원에서 통합하는 EPMO(Enterprise-wide PM Office) 조직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PMO는 경영전략과 IT 전략이 상호 균형을 이루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로세스 통합’은 기업의 가치사슬 프로세스와 내/외부 경영관리/지원 프로세스를 통과하는 물자와 데이터/정보가 막힘없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프로세스는 흐름에 대한 제어 규칙(예: 분기, 합류, 병행 등)에 따라 연결된 여러 개 활동의 집합을 가리킨다. 병원의 진료/치료 프로세스는 환자 내원으로부터 등록, 예비 진단/검사, 의사 진단 및 처방, 치료, 수납 등의 활동을 순차적 또는 병렬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프로세스 통합은 활동간 중복을 배제하고 끊어진 흐름을 연결하며 소요 시간과 비용/노력을 줄이거나 적정 수준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프로세스 통합은 기업 내부는 물론, 기업 가치사슬에서 공급망과 유통망에도 적용된다. 공급망(또는 유통망) 통합은 협력업체 간에 필요한 데이터/정보/지식을 원활하게 교환/공유해서 의사결정을 합리화하고 업무수행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다.      


   o24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사업(조직통합: Easy그룹, 세멕스(Post-Merger Integration)

• 공급망 통합: 지멘스(PLM), 현대차(SCM), 암웨이(CPFR)

• 유통망 통합: 리앤펑(CRM), 오픈도어(거래 프로세스), 싱텔(R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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