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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Jul 16. 2023

(M4) '개인화 유통' 전략

35.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유통혁신-04

(M4) ‘개인화 유통’ 전략

   M4는 여러 가지 신기술을 활용해서 (소비자는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자의 필요나 기대에 부합하는 기능/성능을 가진 상품을 생산해서 적시에, 적합한 장소에 전달하는 전략이다. 맞춤(customization)은 소비자의 명시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지만, 개인화(personalization)는 소비자의 명시적 요구가 없더라도 생산자/판매자가 소비자의 요구/기대를 추정해서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 이력이나 현재 상태 등을 분석해서 알맞은 상품을 알맞은 시기에 추천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판단 도구 또는 소비자가 자신의 생활공간 근처에서 직접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도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개인화 생산-판매는 상품 자체와 상품의 생산자/판매자, 소비자/구매자 등 3자의 특성이나 상태를 늘 파악할 수 있고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소비자가 접속하면 그가 누구이며 어떤 상품을 구매한 이력을 갖고 있고 어떤 목적으로 어떤 상품을 구매하려는 것인지를 바로 알아차려서 알맞은 상품을 추천하거나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람-사람-사물(예: 구매자-판매자-상품)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단말기(예: 스마트폰)가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연결되어야 하고 동작, 위치, 환경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예: 카메라, RFID)와 지능적 분석 기술(예: AI, 빅데이터), 구동장치(예: 로봇, 에이전트 SW, 3D 프린터) 등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M4는 m41. 개인화 상품 추천, m42. 개인화 경험 제공, m43. 개인화 상품 판매, m44. 개인화 상품 생산 등의 전술로 구분한다. m41과 m42는 여러 가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이미 많은 기업이 구현하고 있다. m43은 이미 생산된 상품을 판매 단계에서 개인화하지만, m44는 생산 자체를 개인화하는 것이기에 고수준의 디지털 기술과 생산(자)-소비(자)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 및 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m41) ‘개인화 상품 추천’ 전술

   m41은 고객접점에 접속한 소비자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기 전에 무엇을 원하는지 지능적 시스템을 통해 파악해서 구매 가능성이 큰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명시적 요구사항을 갖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추천시스템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소비자 특성, 환경적 특성, 외부 자극, 판매방식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서 최상의 솔루션을 찾는다. ‘소비자 특성’은 나이, 성별, 직업, 라이프 스타일 같은 개인적 특성과 소비자의 구매 동기/목적, 위치나 상태 등을 가리킨다. ‘환경적 특성’은 구매-판매가 이루어지는 국가/지역의 정치/경제/문화적 특성을 가리킨다. ‘외부 자극’은 구매하려는 상품 자체의 가격이나 품질, 상태, 광고 메시지 등이, ‘판매방식’은 온라인 경우 웹사이트의 반응성이나 편의성, 오프라인 경우 점원의 응대 등이 포함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소비자는 추천을 원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적합성이 결여된 추천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소비자는 탁월한 기술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직원의 응대에 더 크게 감동할 수도 있다. 


   개인화 상품 추천시스템은 일반적인 소비 트렌드, 특정 소비자의 구매 이력이나 취향, 상품 속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서 알맞은 상품을 추천한다. 대표적 추천 알고리즘으로 협업 필터링과 콘텐츠 기반 필터링이 사용된다.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은 취향이 비슷한 사용자들(예: A, B)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놓고 A가 어떤 상품을 선택하면 B에게 그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사용자 A가 특정 태그(tag)가 붙은 상품을 선택하면 A에게 유사한 태그가 붙은 다른 상품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m41에 속하는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관심상품 광고: 판둬둬(공동구매 유도), 카카오/SKT/KT(SMS 광고)

• 관심상품 추천: 아마존, 월마트, 넷플릭스(‘태거’의 태깅 작업), 틱톡, 쿠팡

• 상품선택 추천: 조조타운(화장품/패션 추천), 맥코믹(식품과 레시피 추천)   

   

(m42) ‘개인화 경험 제공’ 전술

   m42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 또는 도중에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실제 또는 가상으로 사용해 보도록 함으로써 1:1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생산자나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만으로는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유형 제품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체험해 볼 수도 있지만, 시간이나 거리의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무형 서비스 경우에도 실제 써보기 전에는 제품 설명서에 소개된 기능/성능이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제품 구매 후 이용 단계에서도 유사한 애로를 겪을 수 있다. 사용법을 이해하기 어렵다든지 오작동이나 고장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로서는 구매-이용 전 과정에 걸쳐 보다 밀착된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지만, 생산자/판매자로서는 1:1 서비스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 때문에 실행하기 어렵다. 


   스마트 센서, AI, 빅데이터, 초고속 통신 등 기술은 생산자/판매자와 소비자가 늘 연결되고 상대방을 인지할 수 있으며 필요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AR/VR/메타버스 기술은 현실세계를 가상세계에 매핑해서 소비자가 제품/서비스를 가상체험 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시뮬레이션 기술은 여러 가지 상황(예: 고장, 오작동)을 가상의 시나리오로 만들어서 알맞은 해결책을 찾는 것을 돕는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이용한 결과를 미리 검토한 후에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되고 기업은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게 된다.  

    

   m42에 속하는 2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가상체험: 나이키(나이키타운), 이케아(가구 가상배치 체험), 자라(스마트 미러), 로레알(가상試着, Virtual Try-on), 세포라(‘버추얼 아티스트’)

• 일대일 응대: 스타벅스(‘콜마이네임’), 휴매나(AIㆍ음성인식 활용 고객기분 분석, 응대), 리츠칼튼(단골고객 개인화 서비스)  


(m43) ‘개인화 상품 판매’ 전술

   m43은 판매자가 보유한 상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추어 즉석에서 가공해서 판매하는 것이다. 개인화 판매는 종래의 주문생산-판매와 달리 고객이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판매시스템이 알아서, 그것도 최대한 빨리 가공해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실행할 수 있다. 이는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거나 구매-이용 편의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전술이다. 개성이 강한 소비자, 예를 들면, 자동차, 오토바이 등을 튜닝하거나 스마트폰 같은 일상용품도 치장해서 사용하는 소비자는 규격화 생산된 제품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가공하는 것을 원한다. 반면, 구매-이용 과정의 편의성을 더 중시하는 소비자는 불필요한 시간/노력 낭비를 줄이려 하기에 오히려 규격화된 제품을 선호한다.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소비하는 양이나 범위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불하고자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식사한 후에 자신이 먹은 음식값만 지불하는 식이다. 충동적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는 시간, 장소, 동료, 판매원 등 상황에 따라 구매 욕구와 구매 결정이 달라진다. 이처럼 다양한 소비자의 특성을 실시간 수준에서 인지, 분석해서 알맞은 상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기술과 제도 모두 미성숙 상태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적어도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요인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 축적되고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여러 가지 알고리즘으로 구현되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최적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제도 측면에서는 지능적 판매시스템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판매한 것이 기존 상거래 규칙과 상충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m43에 속하는 1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개인화 판매: 아마존(예측배송), 씨트립(여행상품을 개인화 판매), 인슈어더박스(자동차 보험료에 ‘pay-as-you-drive’ 적용)  


(m44) ‘개인화 상품 생산’ 전술

   m44는 소비자의 명시적 요구가 없는 상태에서 생산자/판매자가 알아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납품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의류 판매업체가 추운 지방을 여행할 예정인 고객이 구매하게 될 방한복을 미리 맞춤제작, 배송하거나 식품점에서 명절을 앞두고 가족/친척들이 모여서 먹을 음식을 준비할 주부가 구매하게 될 식재료나 밀킷(mealkit)을 보내는 식이다. 개인화 생산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들)을 상황에 맞춰 판매하는 식이 아니라 거의 실시간 수준에서 재료/부품을 조달하고 생산해서 알맞은 시기와 장소에 납품할 수 있는 생산-유통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유형 제품을 개인화 생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무형 서비스나 SW 제품을 개인화 생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예를 들면, 식당, 호텔, 병원 등이 개인화된 음식, 객실, 진료/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앱은 사용자가 다운로드할 때 디자인, 기능, UI 등을 개인화해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의료 서비스가 추구하는 4P 즉,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참여(participative), 맞춤(personalized) 의료는 1GB 미만의 환자 유전자 정보 외에 질병 기록과 일상 생활정보 등을 추가로 수집-분석-활용하는 단계가 될 때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 일부 유형 제품(예: 장식용 조형물, 의수/의족, 수리용 부품)은 지금도 3D 스캐너, 오픈소스 HW/SW, CAD/CAM, 3D 프린터 같은 장비/도구를 활용해서 개인화 생산을 시도할 수 있다. 개인화 생산에 필요한 기술/설비가 일반대중에게 보급되면 소비자는 필요한 물자를 집이나 집 근처 메이커 샵(Maker shop)에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프로슈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유형 제품을 개인화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나 상품의 사례는 아직은 흔치 않다. 


   m44에 속하는 1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개인화 생산: 미니스트리오브서플라이(고성능 셔츠를 3D 프린터로 1.5시간 만에 만들어 줌), 아피스코어(3D 프린터로 맞춤 주택 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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