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인생은 계획대로 가지 않는 법

by 김세무사

2020년 말, 잘 다니던 세무법인을 관두고 갑작스럽게 개업을 했다.

내 몸 안에 자유를 갈망하는 욕구가 있었나보군

내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 사업은 성격과 맞지 않아 세무사 합격한 순간부터 개업은 없다고 주장하던 나였다. 그런 내가 갑작스럽게 개업을 하다니. 정말 사람일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것 같다. 더군다나 관리하는 고정 거래처가 있던 것도 아니고, 개업을 한다고 당장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 설상가상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국이었다. 내 개업 결심을 들은 부모님, 회사 동료들도 모두 말렸다. (남편만 잘해보라고 했지만, 그냥 응원차원에서 잘해보란 것이지 아마 남편도 엄청나게 걱정을 많이 했을듯하다.) 조금 더 회사 다니면서 고정 거래처도 만들고 코로나가 끝나면 그때 개업하라고. 하지만 난 개업을 했다.


당장 수입이 없으니 고정 비용을 줄여보기 위해 공유오피스에 사무실을 차렸다. 너구리굴 같은 1인실 공유오피스에서 1년을 지내다가 현재 사무실로 이전을 했다. 모든 걸 관리해 주는 공유오피스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관리를 해야 하는 사무실을 얻으니, 뭔가 진정한(?) 개업을 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 사무실로 옮긴다는 것은 우선 공유오피스보단 임대료 등 관리비가 두배로 발생해서 더 열심히 벌어야 함을 의미했다. 꼭 비용측면뿐만 아니라, 개업한 지 1년이 지났으니 슬슬 자리 잡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도 들었다. 또한 비품관리, 청소 등 사무실 관리라는 업무도 하나 더 추가되어 1인 사업자로서 할 일이 많아짐을 의미하기도 했다. 정말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열심히 해야 할 것 투성이었다. 열심히 하자고 다짐을 하던 찰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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