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기를 지나, 해야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를 방황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경중의 차이를 두게 되는 것. 그 무거운 놈은 내 전방의 시야에 고정되어 시선을 자꾸만 아래로 굴절시킨다.
되돌아보는 길은 선명하다. 결국에는 나로부터 가벼워진 것들. 내가 놓아 가벼워진 것들. 고개를 쳐올려 그중 하나를 붙잡아본다. 몇 겹의 왜곡이 스며들었지만, 회상은 착각이라도 해도 좋았고, 망상은 때론 진실보다 더 진실에 닿는다.
다시 앞을 본다. 흐릿하게 현재가 보인다, 혹은 또렷하게 현재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