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광원

by dukbo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그런 면에서 달빛은 햇빛보다 약하지만 공평하다

달은 그림자를 옅게 만들어주었다


밤의 가로등은 어둠을 밝혀주었지만, 달의 시간을 빼앗았다

달은 방황하기 시작했다

낮의 짙은 그림자는 옅어질 시간이 없어졌다


나도 내 안에 여러 이름의 가로등을 여러 개 세우기 시작했다

핑계, 자기암시, 긍정, 인내, 끈기

내 안의 그림자도 옅어질 시간이 없어졌다

나는 내 안의 그림자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동안 나의 일부는 그림자에 갇히고 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