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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Jan 24. 2022

어은113-6 해석

이 세상에서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뭐, 그렇단다.


2019년에 전공과목 소재 양자화학을 수강했고, 나름 A를 받았다. 그래서 나한테 양자역학이 뭐냐? 라고 물어본다면 코펜하겐 해석 어쩌고 슈뢰딩거의 고양이 어쩌고.


양립할 수 없는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 나는 일주일 동안 우울해서 집에 박혀 있으면서도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아무도 없는 새벽에 슬쩍 사러 나간 적이 있고, 친구의 합격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면서도 마음 한편의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잠시 등을 돌려 표정을 숨긴 적이 있었다. 피곤해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이런 허튼 글을 쓰려고 불도 안 켠 어두운 방에서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고,


너에게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기면서도 어쩔 수 없이 너를 껴안고 있었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양자역학에 의해 관측하지 않으면 나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너는 나를 계속 보려고 하겠지. 하지만 양자역학에 의해 너가 나를 보는 것은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 관측 전의 나의 상태는 나도 몰라. 대충 양립할 수 없는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겠지.


양자역학 따위 이해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다. 다만 좀 느끼고 싶을 뿐. 아니 나도 그냥 양자역학인 걸로 할래.


 세상에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근데  같은  하나 이해 못한다고 우주가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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