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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Sep 14. 2022

2019.04.02

summer!

한국을 떠난 지가 3개월 정도가 되었는데, 그 동안 항상 프랑스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이었다. 핸드폰은 자동 로밍이 되어서 프랑스의 시간을 띄어주지만, 내 노트북은 한국의 시간을 띄어준다. 그래서 노트북을 켜놓으면 항상 한국의 시간과 프랑스의 시간을 동시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어제부터 시간이 조금 이상했다. 노트북이 띄어주는 한국의 시간과 핸드폰이 띄어주는 프랑스의 시간의 차이가 7시간이었다. 어제가 4월 1일이었기 때문에 ‘만우절 장난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오늘도 시차는 여전히 7시간이었다.


알고 보니 유럽의 썸머타임 때문이었다. ‘낮 시간이 길어지는 봄부터 시곗바늘을 1시간 앞당겼다가 낮 시간이 짧아지는 가을에 되돌리는 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는 4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시행된다고 한다. 거의 한 해의 절반인 수준이다.


1시간 차이가 주는 느낌은 다르다. 자고 일어나 시간을 봤을 때 아침 7시일 때와 아침 8시일 때의 느낌은 다르다. 아침 7시면 ‘너무 일찍 일어났는데?’라는 생각이 들며 다시 알람을 맞춰놓고 자게 된다. 또한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는데, 밤 9시면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니 시작하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밤 10시라면 ‘좀 늦었는데 내일 하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1시간의 차이가 엄청난데 어느 순간 갑자기 1시간을 앞당겼다가 또 갑자기 되돌리다니!


하지만 주변에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슈퍼마켓은 바뀐 시간에 맞춰 그대로 아침 8시에 문을 연다. 그리고 다시 오후 8시 반에 문을 닫겠지. 내 프랑스어 교수님도 변함없이 오후 4시에 출석을 부르고 수업을 시작하실 것이다.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구나. 시간은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나름이구나. 어떤 일을 하는 것에 있어 알맞은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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