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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Dec 19. 2022

판도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바타: 물의 길

아바타2는 결국 예상처럼 많은 담론을 낳았다. 쟁점은 하나다. 이 영화가 과연 전작만큼 압도적인 영화인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영상미는 좋지만, 서사는 아쉽다.’ 이동진 평론가가 매긴 3.5점이라는 점수와 평론들은 훌륭한 레퍼런스다. 동진이 형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킹정합니다!


다만 나는 그게 그렇게 중요하나 싶다. 서사와 플롯은 수많은 것 중 하나이다. 왜 배경은 배경으로만 존재할 수 없고, 인물은 인물 자체로 존재할 수 없는 건가. 꼭 모든 것은 하나의 분류에 포함되어, 그 분류의 속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가?

아바타2의 영상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시한 화면으로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긴장감을 간직한 감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으며, 그저 관객들에게 매 순간의 몰입감과 벅차오름을 전달할 뿐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내러티브의 수단이며, 설득력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에 매료되었다. 정말이지 뭐랄까, 동화 같았고, 정말 판도라라는 세계를 겪은 듯했고, 공감했다.


내가 기대한 이 영화가 낳을 담론은 이게 아니었다. 스토리가 어쨌네, 애새끼들이 답답하네, 물 부족은 뭐 했냐,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룰루 밀러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이유. 관찰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관찰은 편협해질 수밖에 없다. 김상욱 교수님이었나, 어디선가 양자역학을 설명하시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낸 것보다 흥미로운 일은, 기존의 것에 대해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라 말씀하신 것이 기억이 난다.


공기 중에서만 살 수 있는 나는 사실, 물속에서도 살 수 있는 생명을 처음 본 순간 벅차올라 죽어버릴 뻔했다.

그 말 그대로,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


지구 반대편을 여행 중인 여자친구가 호주에서 이런 사진을 하나 보내왔다. SANTA STOP HERE.

산타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냥 크리스마스니까. 왜 가게 안 파란 옷의 여성은 한겨울의 크리스마스에 반바지를 입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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