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내놓은 아이
나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겁이 많았다. 높은 곳을 무서워했고, 벌레를 무서워했고,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했다. 겁이 많아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엄마와 누나는 그런 나를 많이 놀리기도 했다.
스카이다이빙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주변 사람들이 놀랬다. '너 높은거 무서워하잖아.' 말은 안했지만 부모님이 제일 많이 놀랬을 것 같다.
무섭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많이 무서웠다. 피렌체에서 두오모 성당을 오르면서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열기구를 타면서도 차마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할 수 있었던 것은, '도저히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보다는 '할 수 있을거다'라는 생각이 더 컸다.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하던 내가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혼자 돌아다니고, 높은 곳을 무서워하던 내가 스카이다이빙을 뛰었다. 겁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두렵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두려움 자체를 없애는 것보다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기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