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1
어떤 사람의 강아지 관찰일기에서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만나서 반갑다. 내가 노력하지 않고도 나를 따르고 관심을 보여주는 누군가가 나타난 게 얼마 만인지.”
리베라에서 커터가 좋다는 말을 처음 해주었던 불펜포수처럼 누군가의 특별한 한마디는 절대 잊히지 않는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경쟁의 과정 속에서 살았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들어왔던 누군가의 긍정적인 한마디는, 나의 노력으로 일구어낸 누군가의 인정이었다. 하지만 가끔은 노력으로 일구어낸 잘했다는 인정보다 그냥 무작정, 존재만으로 받는 칭찬과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를 보면 나를 보는 것 같다. 뭔가 열심히 살아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럴 필요 없는데 말이야.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듯했다. ‘왜 추위에 떨고 있나요, 세상엔 따뜻한 것이 많잖아요.’
무엇이든 처음은 깊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