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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조 May 16. 2018

글을 잘 쓰려면

읽기 좋은 글이란?

 이런 주제의 글을 쓸 자격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7년 넘게 글을 쓴다고 주접 거리면서 남으로부터 가르침을 얻기도 하고 혼자 깨치기도 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은, 몇 분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 글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는 지난 수년 동안 생각해온 화두이다. 실은 수십 년일지도 모른다. 직장생활도 글쓰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무의 대부분은 각종 기안과 보고서 작성이었다. 따라서 모든 지적(知的) 활동은 글쓰기를 수반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천 년 전에 살았던 송나라 시인 구양수는 글쓰기의 비결을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라고 요약했다.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너무 추상적이라 갑남을녀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립도서관이나 지방의 국립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시행하는 글쓰기 강좌에도 열심히 나가보았지만, 강사의 주관적 견해에 불과할 뿐 공감이 들거나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그런 내게 깨우침을 준 분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글벗이었다. 제주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매일 몇 시간이나 글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아트를 전공한 사람답게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자신만의 글이 가장 뛰어난 글이라는 그분의 주장에 크게 공감했다.


 그때부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글에 집착했다. 그것은 글쓰기의 현미경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생각과 의식의 내부에 들이대는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나만의 것은 내 생각과 의식 외에는 없으니까.


 읽을거리가 없어서 4장짜리 신문을 광고까지 읽었던 4~50년 전이 아니다. 지금은 공짜로도 읽을거리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 헷갈릴 뿐만 아니라 선별해서 읽어야 하는 인터넷 세상이다.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구태의연한 글은 누구도 읽지 않는다. 읽지 않는 글은 글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소통 수단으로써의 말과 글 중에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말보다는 글이다.


 사회가 고도로 발달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소통의 중심은 말보다는 글로 옮겨간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이 그것을 촉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정치도 트위터로 하지 않는가.


 ● 타인을 의식하지 마라.


 어차피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는 글이란 없다. 그것은 예수님도 부처님도 하시지 못한 일이다. 아무리 잘 쓴 글도 비난이나 비판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마타도어만 아니라면 비판이나 비난도 칭찬이나 격려로 생각해라.


 ●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옛 성현의 말씀은 틀리는 것이 없다. 글쓰기의 가장 큰 공부는 다독이다. 젊었을 때의 독서와 다른 것은, 경험이 적었을 때는 그냥 읽었고 경험이 풍부한 지금은 작가의 표현을 자신의 경험과 의견에 대입하면서 읽게 된다. 그것이 바로 글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많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감은 다작으로 이어진다. 글쓰기에서 실습이란 쓰는 것밖에 없다. 실습을 하다 보면 실력이 늘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은 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 고민이 바로 다상량이다. 글로 표현하겠다는 욕망은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관찰하며 분석하게 만든다.


 왜 저런 말을 하지? 왜 저렇게 보이지? 저건 왜 저렇지? 이건 왜 이렇지? 끊임없이 일어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다 보면 좋은 글의 거름이 된다.


 ● 쓰는 시간보다 써놓고 퇴고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해라.


 실수로 내뱉은 후 거둬들일 수 없어서 종종 오해나 갈등을 야기하는 말과는 달리, 써놓고 고칠 시간이 얼마든지 있는 게 글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라. 하고 싶은 내용을 말하듯 다 쓰고 난 후 독자의 입장에서 읽으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메시지 전달에 절반 이상은 불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글을 고치는 것이 글쓰기의 가장 훌륭한 레슨이다.


 글쓰기 작업이란 써놓은 글을 지우고 고치는 과정이다. 퇴고가 없는 글은 요리를 끝내지 않고 그대로 둔 음식재료와 같아서 맛없는 글이 되기 쉽다. 처음에는 시간도 걸리고 귀찮을지 몰라도 퇴고를 반복하다 보면 고치는 부분이 줄어듬과 동시에 글쓰기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김소월 선생은 처음 쓴 ‘진달래꽃’을 고치고 또 고치는데 3년을 보냈다고 한다. 퇴고가 없었다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그렇게 유명한 작품이 되지 못했을 거다.


 ● 유치한 글을 피하는 요령


  - 부사 사용의 최소화: 아주, 진짜, 정말 같은 부사의 사용은 글을 유치하게 만든다. ‘그래서’나 ‘그리고’와 같은 접속사의 잦은 사용도 마찬가지다.


  - 일인칭 대명사 억제: ‘나는’이나 ‘내가’ 같은 일인칭 대명사는 불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형용사보다는 동사, 동사보다는 명사의 사용이 문장을 간결하고 분명하게 해준다.


  - 같은 단어의 반복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요령으로 다양한 어휘 구사 능력을 키워라.


  - 같은 형식을 가진 문장의 반복도 글을 어색하게 만든다. 같은 형식이 반복될 경우 문장을 뒤집거나 수동태로 변경시켜라.


  - 말의 힘은 짧은 문장에서 나오고, 글은 길게 써야 좋다고 배웠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글의 메시지가 담긴 문장은 짧을수록 전달하는 힘이 생긴다.


 - 인터넷에 글을 쓸 때는 폰트 크기를 11 폰트 이상으로 하고, 줄을 자주 띄어야 읽는 사람이 편하다. 글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빽빽하고 촘촘하면 읽기도 전에 부담감부터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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