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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조 Apr 07. 2020

이상한 가족

1등을 하고도 혼나는 학생



   37명의 학생이 있는 반에서 일어난 일이다. 월말고사에서 K라는 학생이 평균 95점으로 1등을 했다. 지난 시험에서 망친  경험이 있는 학생은 철저한 복습으로 다가올 시험에 대비했고, 충분한 예습으로 놓치는 지식이 없도록 스스로 공부했다. 그런 노력과  성실함이 시험에 그대로 반영되었는지 평소 10등 정도였던 석차가 1등이 되었다.


  매번 1등을 놓치지 않았던 A도, 2, 3, 4, 5등을 저들끼리 순서를 바꿔가며 하던, B, C, D, E도 K의 1등을  축하하며 부러워했다. 36명의 동급생 전원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보통 8등이나 9등을 했던 J는 K가 어쩌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깎아내리기에 급급했고 축하 따위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담임인 W는 K의 공부방법을 정확히 알아서 다른 학생 지도에  참고할 생각으로 가정방문까지 하며 극찬했다.


 그런데 이상한 건 K의 가족이었다. 가족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97점이나 98점을 받을 수 있었다며 K를 책망했다. 그  이유는 옆 반인 이웃 S와 T의 성적 때문이었다. 96점을 받은 S와 97점을 받은 T를 비교하며 K를 힐난했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한 K에 비교하면, S와 T는 결손가정인 부모가 아이의 방문을 걸어 잠그고 공부만 하도록 다그쳤다. 만점을 맞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부모 때문에 S와 T는 꼼짝할 수가 없었고, 공부 외에는 다른 생각할 짬도 없었다.


  자화자찬하지도 않았다. 그냥 다른 아이들이 부러워하며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을 뿐이었다. 자만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복습하고 예습하며 지냈을 뿐이었다. 옆에서 보기에 K의 가족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이니셜 해설

K: Korea

A: America

B, C, D, E: British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

J: Japan

W: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

S: Singapore

T: Taiwan

37명의 학생들: OECD 회원국

K 가족: Korean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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