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개봉한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을 봤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늘 가족, 친구, 동료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그랬기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도 그런 내용을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본 3D의 짱구는 쿠션의 질감처럼 보였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중간부터는 질감에 눈과 머리가 익숙해졌고,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내용은 하늘에서 내려온 흰 빛과 암흑의 빛을 맞은 짱구와 음지남의 초능력 대결전이었다.
보는 중에 몰입하다가 울면서 본 내용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음지남'이라는 초능력 괴물을 만들어낸 건 노스트라다무스의 이름과 비슷한 이름의 인물과 그가 세운 세계정복단이었지만, 암흑의 빛에 맞아서 악의 초능력자로 만들어낸 건 사람들이었다.
휴지를 돌리고 있던 음지남을 밀치고 "청년실업자"라고 부르며, 때린 그 사람과 범인이 아닌데도 옷차림과 외모 때문에 그를 쫓아간 경찰, 그보다 더 먼 과거의 일까지 그 모든 게 음지남을 음지에서 괴물로 만들어내고 있던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유튜브에서도 이런 내용의 댓글을 찾아볼 수 있다.
청년 실업률과 관련된 기사가 뜰 때면, 취업한 사람들이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뉘앙스의 댓글이 꽤 보인다.
"너희들 덕분에 난 취업했다. 계속 그렇게 취업하지 마. 나는 일할 거니까.", "너희가 그렇게 바닥으로 깔아준 덕분에 취직했어."
분명 실업률 안에는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 꿈을 찾아서 공부하는 사람들 또한 존재하는 걸 알면서도 모두를 놀고 먹는 백수로 만들어버린다.
현실에서의 문제를 짱구에서 음지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풀어낸 걸 보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지남이의 트라우마를 짱구가 변화시키는 걸 보며 눈물을 흘렸다. 짱구는 과거의 모든 지남이를 만나며 함께 싸우고, 함께 이겨내고, 함께 견뎠다. 짱구는 자존감이 낮고, 우울해하는 지남이를 보고 오징어게임의 명대사인 "우린 깐부잖아!"를 말했다.
나에게도 짱구의 말과 행동이 위로와 응원으로 다가왔다.
짱구는 몇십년 째 계속 5살 짜리 어린 아이로 있지만, 정말 순수하고, 5살 답지 않게 어른스럽다고 느껴질 때가 자주 있는데 그게 이번 영화에서 더 크게 느껴졌다.
흰 빛과 암흑의 빛은 선과 악이라는 구도로 시작됐지만, 짱구의 순수함과 정의로운 모습으로 인해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선과 악 모두가 사람의 안에 있지만, 순수함과 정의로움 또한 누구나 태어나면서 갖는 하나의 속성이라는 것과 어른들의 마음 속에는 다 자라지 못한 어린 날의 아이와 그때에 받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남이가 괴물에서 사람으로 돌아왔을 때, 짱구 아빠가 지남이에게 해준 말이 있다.
"확실히 이 세상의 앞날이 어두울지도 몰라. 그래도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야 해."
짱구 아빠는 지남이를 처음 봤을 때부터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봐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취업한 회사원 무리가 밀고 때려서 넘어져 있을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과 경찰에게 쫓기다가 배가 고파서 쓰러질 뻔할 때 다가와준 사람 모두가 짱구 아빠였으니까.
짱구 아빠의 말처럼 우린 확실히 앞날이 어두울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짱구 같은 친구가, 짱구 아빠 같은 어른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지금 당장 취업하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오늘의 감상시
<삶 - 덕후감>
삶이란 행복하다가도
불행이 닥쳐오고,
삶이란 따뜻하다가도
칼바람이 불어 오며,
삶이란 건강하다가도
고통이 밀려오고 만다.
삶에서 무거운 짐이
나를 짓누르고
삶에서 예상 못한 일이
나를 괴롭히며,
삶에서 받은 후유증이
나를 옭아매도
오늘을 살아간다.
그동안 잘 버텼으니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지금까지 산
우리의 삶이다.